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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전하다 | 2030자문위원,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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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자문위원, 북한이탈대학생과 고아원 자원봉사 다녀왔어요!

“뜻이 있는 사람들과 자원봉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같은 2030자문위원들과 함께 남산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력을 딱 한 장 남겨둔 지난 11월 30일(토) 서울 남산 중턱에 위치한 남산원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2030자문위원 15명이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이탈 대학생 4명과 졸업생 1명도 같이 해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사람은 최준섭 서울 중구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만복림 대표, 사진 가운데). 최준섭 위원장은 ‘만복회’ 라는 이름으로 평소 가깝게 지내며 활발한 모임을 이어가고 있는 2030자문위원들과 함께 남산원(아동양육시설) 봉사활동을 계획했다. 또한 동국대에 재학 중인 20~30여 명의 북한이탈 대학생들을 꾸준히 지원해온 최 위원장은 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시켰다고 말했다.

먼저 박흥식 남산원 원장이 남산원의 아이들 현황과 후원시스템, 진로 등에 대해 소개하는 등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이날 활동은 시설아동들에게 점심으로 자장면과 탕수육을 제공하고 뒤뜰에 쌓인 낙엽치우기, 유아 기저귀 갈아주기, 마술쇼공연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최준섭 위원장은 자장면과 탕수육, 김치, 단무지 등 점심 배식에 사용되는 식품과 일회용 그릇 외에도 김치냉장고를 기증했다. 2030위원들도 식료품과 사무용품, 음료, 매트 등을 가져와 주방 한쪽을 가득 채웠다.

본격적인 배식이 시작되자 2030자문위원들은 좁은 공간 안에서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테이블을 세팅했다. 젓가락과 단무지, 김치 등을 식탁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탕수육을 적당히 나눠 담아 식탁으로 날랐다. 벌써부터 모여든 아이들은 오늘의 메뉴가 궁금한 듯 언니 오빠들의 활동을 멀찌감치 지켜보았다.

역시 자장면 맛의 성패는 면발에 있는 것 같다. 최준섭 위원장이 조리사에게 면을 알맞게 삶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주방은 주로 북한이탈 대학생들(사진 좌측)이 맡았다. 법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삶은 면을 아이들이 먹기 좋은 양으로 나눠 담았다. 함은혁씨(사진 우측) 역시 북한이탈주민으로 동국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최 위원장의 도움을 받았다.

졸업 후 현재 만복림에서 근무하고 있다. 북한이탈 대학생들을 7~8년가량 꾸준히 지원하게 된 계기에 대해 최준섭 위원장은 “지원이라기보다 같이 어울린다”며 “남한에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돈이 많이 벌어야 하고, 그렇게 번 돈을 함께 나눠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장면 배식이 끝나갈 무렵 아이들이 하나둘 식당으로 내려왔다. 식사 전 최준섭 위원장은 아이들에게 “자장면 봉사활동을 나온 민주평통 2030위원입니다. 맛있게 드셔주시고 무럭무럭 씩씩하게 자라세요. 반갑습니다”라고 말했고 아이들은 “와아~ 잘 먹겠습니다!” 외치며 자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값으로 치면 탕수육이 훨씬 비싸고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역시 아이들에게 최고의 메뉴는 자장면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올라가는 아이들은 ‘배부르다’, ‘배터지겠다’는 말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아이들과 함께 박흥식 원장도 맛있게 자장면을 드셨다. 최준섭 위원장은 연말에도 한 번 더 자장면 기부를 하기로 했다. 바빠서 직접 배식은 못해도 음식은 만들어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식사 후 잔반처리는 물론 식탁과 바닥까지 깨끗하게 정리를 했다. 지성호 학생(북한인권단체 NAUH 회장)은 탈북 과정에서 다리와 팔을 심하게 다쳐서 불편한 몸이 되었지만 어떤 봉사활동이든 척척 해냈다. 무엇보다 웃는 모습이 포근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식당에 남아 뒷정리를 하는 몇몇 위원과 학생들을 남겨두고 뒷뜰로 향했다. 낙엽 제거 작업에 쓸 포대와 빗자루, 삽 등을 저마다 손에 든 채였다. 남산원 관계자는 “열 명 정도 오신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모이게 됐냐”며 궁금해 했다. 최준섭 위원장은 “번개처럼 ‘봉사활동 한번 합시다’하고 시작한 일이었고, 대여섯 명 정도 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많은 위원들이 참여했다”면서 뿌듯해 했다.

숙소 중앙에 난 계단을 따라 내려와 뒤뜰에 도착했다. 이곳은 남산자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낙엽지는 계절에는 금세 나뭇잎이 수북이 쌓인다. 남산원은 이 낙엽들을 모아서 자루에 담은 뒤 퇴비로 재활용 하고 있다. 어마어마하게 쌓인 뒷동산의 낙엽에 놀라고 있는 2030자문위원들.

‘봉사활동은 짧고 굵게’라는 최준섭 위원장의 슬로건 처럼 놀랄 틈도 없이 낙엽 치우기에 돌입했다.
부지런히 긁고, 쓸고, 담고, 묶고 수도 없이 반복하기를 한 시간째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고 윗옷을 벗고 일하는 사람들이 몇 명 눈에 띄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낙엽으로 뒤덮여있던 뒷동산은 맨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늘 모인 이들은 서초, 분당, 마포, 용산, 인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위촉된 청년자문위원이자, 만복회 회원들이기도 하다. 도대체 만복회가 무엇인지 물었다. 최준섭 위원장은 “만복림에서 모임이 결성됐기 때문에 ‘2030만복회’로 이름 지었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모두 유능한 인재들로, 민주평통자문위원이 되기 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2030위원이 되면서 더 끈끈하게 됐다”며 “봉사활동도 함께 하면서 청년위원들의 활동영역을 더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구 자문위원 김신애 씨(사진 우측)는 “연말에 자원봉사를 꼭 한 번 쯤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최 위원장님께서 좋은 봉사가 있다고 해서 급하게 오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이탈 대학생 가운데 세 명(사진 위)이 남아 함께 낙엽을 쓸어내고 있었다. 최준섭 위원장은 이들을 “홀홀단신 여기에 와서 개척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며 “누군가 손을 잡아주면 크게 될 인재들이자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좋은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만복회는 구정 전에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의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 큰 규모의 자선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서초구의 임성의 2030자문위원(사진 우측)은 ‘마흔 살’이라며 자꾸 2030이 아니라고 발뺌을 했다. 하지만 임 위원은 사실 만복회에서 2030위원들을 리드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봉사프로그램 등을 함께하는 게 워낙 좋고, 친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자원봉사의 마지막 순서인 마술쇼만을 남겨둔 시간, 북한이탈 대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갔다. 최준섭 위원장은 2030자문위원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다. 2030위원들은 이들을 박수로 환영해 주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마술공연. 한 2030자문위원이 마술 재능기부를 했다. 2030만복회 회원들은 의사, 변호사, 사업가, 학생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갖고 있고, 이처럼 예능쪽 인재들 도 보유하고 있어서 무엇을 하든지 작품이 된다. 횃불을 든 채 등장한 ‘양양’ 마술사는 가면마술을 시작으로 천, 링, 봉, 공 등 다양한 소품을 이용한 마술을 끊임없이 선보였다.

행사 말미에 2030자문위원들의 참여소감을 물었다. 주리화(용인) 위원은 “좋은 뜻을 가진 모임을 최준섭 위원장님과 같이 하고 있는데, 봉사활동을 제안하셔서 기쁜 마음으로 왔다”며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두희(인천) 위원은 “막상 봉사활동을 해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열악하지 않고 도움주시는 분도 많아서 다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세상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북한이탈대학생인 지성호 학생은 “최준섭 위원장님이 평소 저희들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주시는데 이번에 자원봉사를 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일남 학생도 “별로 한 일은 없지만 봉사를 해보니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최준섭 위원장은 “현재 2030 만복회 구성원이 20명 정도 되는데 오늘 거의 온 것 같다”며 “배고파도 티내지 말고, 소리 없이 눈사람만 굴리고 가자”고 쿨~하게 말했다.
또한 “통일 방법과 통일 준비는 그 분야에 계신 전문가분들이 열심히 연구할 일이고, 저는 제 위치에서 열심히 살면서 주위사람을 보듬고 그들과 나누는 일 자체가 통일준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기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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