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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

vol 114 | 20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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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전망과 과제

남북관계가 얼어붙었다. 부딪치기만 하면 불꽃 튈 듯 긴장 상태의 연속이다. 이러다가 정말 전쟁으로 치달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든다. 새해 벽두부터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파국은 봄이 와도 봄이 아닌 형국을 만들어버렸다.

남북관계 70년 동안 남과 북은 ‘적대적 관계’를 벗어난 적이 없다. 7·4 공동성명(1972), 남북한 기본합의서(1991~2), 6·15 선언(2000), 10·4 선언(2007) 등 굵직한 합의를 맺었지만 기껏해야 ‘적대적 공존’ 속에 있었다. 그만큼 남북한 사이의 적대감과 경계심은 분단사회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4·13 총선 이후 정국, 5월 초순 북한의 7차 당 대회, 8월 말 을지훈련, 9월 추석,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이 2016년 남은 기간 남북관계에 영향을 줄 변수로 기다리고 있다. 대북 제재 국면은 어떻게 진행될까. 북한은 5차 핵실험 감행이라는 강수를 둬 국면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그럴 때 우리는 어떤 선택과 대응을 해야 하나. 긴장과 대결 국면에서도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탄젠트 커브를 그린 적이 없다는 한시적 결과에 기대를 걸고 관계 개선을 그려봐도 될까.

우린 이런 예상에 익숙하다.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에 초점을 맞추고 대응 방안을 찾는 게 그동안의 우리 방식이었다. 최근 북한 도발과 대북 제재 결정 과정을 보면서도 북한을 억제하고 남북관계를 주도하는 새로운 인식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이제부터는 정세에 수동적으로 사후 대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독자적이고 능동적인 자위 능력에 기초해 북한을 억제하고 남북관계를 주도하겠다는 새로운 인식을 갖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

북한을 ‘정상국가’로 전제하고 세운 전략과 정책을 버리고 모두 다시 짜자. 북한을 동독 수준으로 전제한 시각도 버리자. 교회도 노조도 없는 북한이 어떻게 동독이 될 수 있는가. 궁핍의 나라, 경제력이 우리의 40분의 1밖에 안 되는 상대, 곧 망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우월감을 버리고, 핵보유국 성취에 올인하는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요컨대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북핵 해결의 지름길이라는 인식 아래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드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민심 얻기’라는 새 영역도 개척해야 한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기분과 취향에 과대하게 쏟던 관심을 북한 주민 마음 얻기 쪽으로 돌려야 한다. 북한 주민이 우리가 바라는 통일을 같이 원할 수 있도록,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새 소식과 진실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줘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접한 그들이 북핵 문제 해결의 지렛대가 되도록 대북정책의 초점과 방향을 틀어야 한다. 통일 상상력을 키우는 아이디어를 모아 통일을 향한 비전과 로드맵도 더 구체화해야 한다.

‘북핵 불용’이라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얘긴 이제 그만하자. 핵 보유를 막는 걸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서 관철할 수 있도록 인식과 행동을 바꾸자. 우리가 만든 남북관계 예상 시나리오대로 남북관계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전략과 의지가 바로 지금 필요하다.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
서강대 정치학 박사. 서강대 부총장, 일본 게이오대 방문교수, 북한연구학회 회장 역임. 현재 민주평통 통일정책분과위원장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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