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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2015.03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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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플러스 포커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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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변화와 통일준비'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 개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 2월 25일(수) 통일연구원과 공동으로 ‘제14차 남북관계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정치·경제·안보·국제관계 등 각 분야 남북관계 전문가 20여명이 참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변화와 통일준비’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각 세션별로 집중토론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전망해보고 이에 따른 통합 및 통일준비방안을 도출했다.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환영사에서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는 북한과 주변국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진지하게 논의해보는 자리”라며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 북한의 변화, 통일에 대한 기탄없는 토론을 통해 통일정책을 수립·추진하는데 보탬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

1세션 : 점진적 변화의 전망과 통일준비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1세션은 ‘점진적 변화의 전망과 통일준비’를 주제로 발제 및 토론이 이루어졌다.

김병연 교수 “사람, 자본, 제도는 점진적인 준비의 핵심”

김병연 교수(서울대) 주제발표를 맡은 김병연 교수(서울대)는 먼저 탈북대학생과 한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분단 70년 동안 남북 간에 상당한 의식의 변화가 있었고,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통일준비에 있어 급진적인 변화는 대비하되,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는 국가의 통합만이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남북통합은 북한의 체제전환을 동반해야 한다고 전제하며, 남북통합이 북한의 체제이행을 촉진하고, 북한의 체제변화가 통합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도를 만들기 위해 북한의 ‘체제이행’ 단계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눈 다음, 여기에 남북 ‘경제통합’ 단계를 준비기, 시작기, 진행기 및 완료기로 조응시켜 설명했다.

먼저 ‘체제이행’의 초기단계는 집단농장을 가족농으로 전환하고, 계약책임제 혹은 일종의 준조세제도를 도입하며, 잉여 농산품이나 공산품에 대해 교환의 자유를 인정해주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또한 남북 ‘경제통합’의 준비기인데, 빈곤구제, 생산능력 확충, 인적 제도적 역량을 구축하는 단계로, 특히 생산능력 확충의 경우 전반적 지원보다는 제한된 특화지역에 새로운 생산역량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체제이행’ 중기는 ‘경제통합’ 시작기인데, 이 시기에는 사회간접자본이나 자본개발 투자 등이 들어간다. 이어 ‘체제이행’ 후기 및 ‘경제통합’ 완료기에 이르면 구체적인 정책 및 법·제도적 통합이 이뤄지고 화폐까지도 통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제통합에 이르게 되면 남과 북이 이 단계에 머물지, 정치적으로 단일국가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남과 북이 역사적 문화적 단일국가였고 정치적 통합을 통해 더 큰 편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한다면 정치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추동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김병언 교수는 사람, 자본, 제도는 점진적인 준비의 핵심이라며, 특히 북한의 인적 자본의 육성은 점진적이든 급진적이든 통합에 있어 가장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변수에 대한 고려 필요

제성호 교수(중앙대) / 김근식 교수(경남대) 김병연 교수의 발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모두가 바라는 바람직한 시나리오라면서도 남과 북의 현실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있음을 지적했다. 제성호 교수(중앙대)를는 남과 북이 합의에 의해 경제적 통합을 이룬다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라며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근식 교수(경남대)도 정치적 다이내믹스(dynamics, 동학)라는 영역에 대한 사전 고려가 없을 때는 이 모든 그림이 한 순간에 어그러질 수 있다며, 북한의 체제이행이나 경제통합에 있어서 점진적 변화와 급진적 변화의 가능성이 모두 반영될 때 시나리오가 보다 정교해 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인휘 교수(이화여대) 박인휘 교수(이화여대)는 최초 순간에 모멘텀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이후 북한이 통일친화적인 국가로 갈 것인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며, 박종철 박사(통일연구원)는 체제이행 초기단계 이후 북한의 변화나 북핵문제의 진전이 없을 때 체제이행 및 경제통합의 단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낼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석 박사(한국개발연구원) 한편 이석 박사(한국개발연구원)는 경제통합과 정치통합, 즉 통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다만, 비용을 최소화하는 통일을 위해서는 경제적 통합수준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일 뿐, 이것이 곧 통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제적 통합은 경제적 교류가 없는 상황에서는 갑자기 이뤄질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경제적 통합이 필요하다면 여기에 맞는 정치적 요건이 뭔가를 찾아내서 이야기하고 환기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점진적 변화 위해 시장확대와 지속가능한 견인력 필요

고상두 교수(연세대) 고상두 교수(연세대)는 북한의 체제개혁이 성과를 거두고 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때 지속적인 개혁개방이 가능하고 성공적인 남북한 경제통합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환 박사(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현재 북한의 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 있지만, 시장이 너무 커지고 정보가 너무 확산되면 폐쇄를 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북한이 돌이킬 수 없는 정도까지 시장경제를 확대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호열 교수(고려대) 유호열 교수(고려대)는 원하든 원치 않든 북한이 개혁개방과 시장경제를 수용하게도록 모티베이션(motivation, 동기)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 지도자가 시장경제를 차선 혹은 차차선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서 인민들에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성기영 박사(통일연구원)는 기존의 통합 사례는 대부분 어느 한 쪽의 압도적 견인력을 바탕으로 가능했다며, 한국이 설득적인 방식을 통해 통합을 위한 견인력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세션 : 전반적 변화의 전망과 통일준비

2세션은 박찬봉 사무처장의 진행, 김진하 박사의 발제로 진행됐다. 박찬봉 사무처장은 1세션에서 다룬 ‘점진적 변화’는 경제적 변화를 먼저 이룬 뒤 정치적 변화를 이뤄나가자는 것이고, 2세션에서 다루게 될 ‘전반적 변화’는 시장매커니즘을 전반적으로 도입할 경우 정치적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변화를 가져온 후 성과를 내서 이 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의 전반적 변화를 일반적인 흡수통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했다.

김진하 박사 “전반적 변화 돕는 북한 엘리트 육성 필요”

김진하 박사(통일연구원) 김진하 박사는 북한 체제의 속성이나 국제정세의 흐름을 볼 때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반적인 변화, 또는 돌발적인 상황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변화와 경제적 변화를 동시에 되도록 신속하게 이행하는 전반적 변화, 즉 플랜B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김 박사는 일반적으로 민주개혁세력이 카운터엘리트로 시민사회에 존재할 때 전반적인 변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와는 달리 루마니아나 폴란드처럼 상황에 따라 개혁파로 활동할 수 있는 보수수구파들이 변화를 위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플랜B를 착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즉 북한의 경우 개혁적 성향의 존재들이 관료층 내에 파편화된 상태로 있으며, 북한 내 급변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국이 이들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체제이행 및 평화통일을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관여하는 북한 내 체제이행 주도세력이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정치개혁을 3단계로 나눴다. 첫 번째 단계는 중앙집권적 비상통치로, 군대나 핵무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 단계는 당과 국가를 전면적으로 분립시키고 책임공무원제 등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조금씩 도입하는 것이다. 세 번째 안정화단계에서는 완벽한 민주주의 선거를 도입하고, 북한에서 엘리트들이 민주화를 진행시키는 방식이다. 아울러 이러한 정치개혁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 내 개혁 추진세력들에게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랜B사태시 폭력사태 대비해야

김용호 교수(연세대) 김진하 박사의 발제에 대해 김근식 교수는 무엇보다 폭력사태를 막고 평화로운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수훈 교수(경남대)는 급진사태발생 시 군이 주도가 되어 대응하게 되고, 따라서 대한민국 군대의 성격과 역할, 임무의 범위 등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제성호 교수는 플랜B 상황의 경우 한미연합군과 중국군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미·중, UN 협조가 매우 긴요하다고 말했고, 김용호 교수(연세대)도 인도적 문제 해결 및 중국의 거부감 해소 차원에서 UN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기영 박사(통일연구원) 성기영 박사는 북한의 급진적 변화를 안정화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이행시켜나가는데 있어서 정치엘리트는 의회를 기반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데 기존 동독의 집권당이었던 PDS가 통일 후 의미 있는 지지율을 계속 유지했음을 고려하여, 양원제를 포함한 정치제도의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철 박사는 북한에 정치적 변화가 일어났을 때 북한의 새로운 정권을 친한국화하기 위해서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방지하는 한편, 동시에 한국에 유리한 국제적 헙력체계를 같이 마련해 나가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통일준비'

김석진 박사(통일연구원) 한편 ‘플랜B’의 필요성과 별개로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통일준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조윤영 교수(중앙대)는 플랜B 시나리오에 대한 면밀한 준비도 필요하나, 북한의 변화를 위한 우리의 역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논의의 방점은 통일준비에 둬야 한다고 말했고, 김석진 박사(통일연구원)는 북한변화의 주체는 북한이므로 남한은 돕는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며 지금은 북한 인적자원 육성보호를 위한 협력사업, 그리고 농업, 환경, 보건의료, 교육분야 협력 등이 통일준비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호열 교수는 플랜B에서 북한주민, 엘리트들을 각성케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외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UN 동시가입 문제 등 현재 남북한의 국제법적 지위 등에 대해서도 전략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통일준비위원회 국제자문단 등을 통해 국제사회를 상대로 평화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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