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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Vol.46 | 20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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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감 | Today 남북

북한의 화장품과 미용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사회주의 미감( 美感 ) 을 파고드는 욕망

신의주. 우리에게 신의주는 북한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도시로 중국의 단둥과 마주한 국경도시이자 중국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신의주는 콧대 높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화장품, 신발, 종이를 비롯해 인민생활과 직결되는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신의주가 인민생활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신의주의 여러 공장 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것은 역시 ‘신의주화장품 공장’이다. 신의주화장품 공장에서 생산되는 ‘봄향기’는 화장품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다. 최근 평양화장품 공장의 ‘은하수’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봄향기’의 인기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신의주화장품 공장에서 최근 개발한 다기능성 천연화장품은 보습과 미백, 노화방지 기능을 다 갖춘 제품으로 피부 주름을 없애고 살결을 맑게 해준다고 선전한다. 개성에서 생산되는 고려인삼을 주성분으로 여러 기능성 재료를 첨가했기 때문이란다.

▲ ​북한 호텔에서 판매하고 있는 외국산 화장품

예뻐지고 싶고, 젊어지고 싶은 욕망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 북한이라고 해서 여성들이 아름답고 싶지 않을까. 예쁜 모습으로 꾸미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이다. 다만 북한의 경우에는 여성의 미감이 사회주의적인 정서와 맞아야 한다. ‘사회주의 미감(美感)’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 머리를 다듬을 때도, 옷을 입거나 화장을 할 때도 ‘사회주의 도덕교양’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미풍양식으로 포장된 보이지 않은 규제가 있다.

여성들의 옷차림이 다양하지 못하다고 하면서, 여성들은 자기 몸매와 계절에 맞게 모자와 수건도 쓰고 꽃양산도 쓰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기도 한다. 물론 자유로운 복장과 옷차림은 아니다. ‘생김새와 나이, 직업에 맞게’라는 도덕적 울타리를 친다. 차림새로 말하면 학교선생님 차림 정도가 사회주의적 미감에 맞는 옷차림이 될 것이다. 머리를 물들이거나 짙은 화장을 하는 것 역시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
규제의 울타리가 있기는 해도, 좀 더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들의 욕망까지 규제하지는 못한다. 미에 대한 동경과 열망은 체제의 울타리를 넘어서고 있다. 북한산 화장품은 물론 한국산이나 해외 화장품의 인기도 높다고 한다.

▲ ​머리를 손질하는 북한 주민 ▼ ​해당화관에서 귀금속을 찾는 북한 주민

2012년 지도자로 등장한 김정은은 ‘인민생활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한 위무(慰撫)정치를 선보이고 있다. 소년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자신의 미래 권력의 기틀을 다졌고, 여성을 대상으로 ‘화장품 생산과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지적하면서, 보다 많은 생산을 통해 인민들에게 널리 보급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평양화장품 공장을 시찰한 김정은이 “외국 마스카라는 물에 들어가도 유지되는데 북한산은 하품만 해도 너구리눈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품질이 좋은 외국 화장품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봄향기’ 속에 담긴 장군님의 사랑(?)

▲ ​화장품을 소재로 한 예술영화 ‘봄향기’의 한 장면북한의 화장품과 관련한 당의 정책과 중요성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예술영화 ‘봄향기’라는 작품이다. 신의주화장품 공장에서 생산하는 화장품 브랜드인 ‘봄향기’를 타이틀로 했다. 예술영화 ‘봄향기’는 김정일의 신의주화장품 공장 방문을 모티프로 하며, 신의주화장품 공장의 새로운 공정기사로 근무하게 된 제대군인 출신의 영준이 좋은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료인 ‘무균수’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화장품 공장으로 오게 된 제대군인 영준은 ‘화장품의 품질이 좋아지려면 물이 좋아야 한다’는 장군님의 말씀을 받들고자 무균수를 찾아 나선다. 영준뿐만 아니라 공장 지배인과 기술자들도 순수한 무균수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영준의 동료이자 선배 연구사인 지향이 있었다. 무균수를 찾기 위해 노력하면서 시료를 분석하던 지향은 마침내 96%짜리의 무균성 샘물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지향은 자연 상태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샘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영준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샘물을 찾아 나선다. 이곳저곳을 헤매다 석화산 형제바위 옆에 있던 샘물을 찾아내고, 밤새 샘물을 파기 위해 일하다 쓰러진다.

병실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영준은 균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균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도 영준은 낙담하지 않고 다시 찾아 나서자고 말한다. 영준을 걱정하는 가운데 마침 당에서 전화가 오고 장군님이 무균수에 관심을 갖고서 새로운 설비와 과학자들을 보내기로 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이어 도착한 과학원 연구실장은 장군님께서 물 시료를 분석한 결과 자꾸만 세균이 나오는데, 이것은 채취하여 오는 과정에서 온도 문제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 냉동탑차를 보내 시료를 채취·분석하라고 했다는 말을 전한다. 새로운 분석 결과 샘물은 완전 무균수였다. 영준은 이 샘물은 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니라 장군님이 찾은 것이라면서 감격해 한다.

▲ ​예술영화 ‘봄향기’의 한 장면영화 ‘봄향기’에는 화장품과 관련한 에피소드 2개가 나온다. 하나는 현대식 공장이 생기게 된 사연이다. 화장품 공장이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겨우 화장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었다. 화장품 연구사 지향의 어린 시절이었다. 지향은 화장품을 몰래 훔쳐나가다 걸렸다. 지향이 화장품을 훔친 것은 손녀를 시집보내게 된 이웃집 할머니가 손녀를 그냥 보내기 안타까워 화장품을 구하려는 것을 보고는 몰래 빼내 할머니에게 주려 했던 것이다. 손녀에게 화장품 하나 줄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할머니가 빈손으로 돌아간 바로 다음날 장군님이 나타나 이름도 모르는 고급 화장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우리 인민들에게 먼저 돌려져야 한다고 하면서 현대식 공장을 지어주었다는 것이다. 영화의 엔딩은 화장품 공장이 다시 활기차게 돌아가고 각종 생산품이 넘쳐나면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장면을 비춰준다. 이제는 누구나 화장품을 받을 수는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다른 하나는 ‘장군님이 부대를 방문하여 각종 약품이며 치약을 돌아보면서 봄향기 화장품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이다. 무균수를 찾지 못해 지친 화장품공장 공장원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는 힘을 내어 더욱 열심히 무균성 화장품 공장을 찾아내자고 결의한다. 최고지도자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다.

이처럼 북한이 영화까지 만들어 화장품 생산을 강조하는 것은 인민생활과 직결되는 인민생활 분야의 품질향상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북한주민들은 장마당을 통해 남한산 화장품을 비롯하여 일제, 미제 화장품까지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보다 좋은 화장품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인민생활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사진.연합뉴스>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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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전체 기사 보기 기사발행 : 2016-11-07 / 제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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