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간부위원 워크숍::

제16기 전체회의 참석차 방한한 해외간부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이 지난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됐다. 길게는 20시간 이상의 먼 길을 달려 온 해외자문위원들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그 실천방안을 이해하고, 성공적인 해외사업 사례를 공유하는 등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워크숍에는 일본, 중국, 아세안, 미주, 유럽 지역별로 부의장, 운영·상임위원, 협의회장, 지회장, 간사 등 해외 간부위원 102명이 참여했으며, 행사 마지막 날 진행된 ‘16기 민주평통 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 해외대표로 참석했다.

본격적인 일정은 다음 날인 27일 오전부터 진행됐다. 워크숍 기간이 짧은 관계로 해외간부위원들은 시차적응 시간도 없이 곧바로 일정에 돌입해야 했지만 피곤한 기색하나 없이 열성적으로 행사에 임했다. 개회식에 이어 ‘평화통일기반 구축을 위한 해외 간부위원의 역할’이란 주제로 현 수석부의장의 특강이 이어졌다. 현 수석부의장은 “해외 자문위원들은 개척자 정신과 모험심, 그리고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활발히 활동을 펼쳐,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며 그 동안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현 수석부의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 중 하나가 ‘평화통일 기반 구축’인 이유와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면 큰 문제들도 해결 될 것이고 결국은 통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새 통일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부탁했다. 또한 자문위원들이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에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신은숙 통일정책자문국장의 ‘16기 해외 민주평통 운영방향’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이번 보고에는 지난 상반기 진행된 사업들과 향후 준비 중인 해외사업 계획이 포함돼 있어, 해당 국가 간부위원들의 관심을 모았다.

짧은 휴식시간 후에는 해외 통일 활동 우수 사례가 일곱가지가 발표돼,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상하이협의회 이창호 회장은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94주년을 맞아 진행된 ‘통일골든벨’과 사생대회 등을 소개하며 청소년들의 역사의식과 통일의지를 고취시킬 수 있는 눈높이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어 뉴욕협의회의 정재균 회장은 해외통일학교 운영과 탈북자 돕기 등의 활동을 소개했다.

보스턴협의회 김성혁 회장은 현지 특성을 고려한 차세대 활동방향에 대해, 로스앤젤레스협의회 최재현 회장은 ‘LA 민주평통 30년사 발간’사례를 발표했으며 남미서부협의회 김성훈 간사는 성공적인 다국가협의회의 운영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스리랑카 엄경호 지회장은 자문위원 수가 적은 지회가 대사관, 한인회 등과 공조해 효율적으로 활동해 온 사례를 발표했으며, 마지막으로 키르키즈스탄의 전상중 지회장은 지난 5월 개최한 ‘K-POP 경연대회’ 사례를 통해 한류를 활용해 현지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끈 사례를 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간부위원들은 각각의 사례 발표가 끝날 때마다 큰 박수로 그간의 노력을 격려했다.

곧바로 5개 지역별 지역회의·협의회 운영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분임토의가 진행됐다. 각 분임은 허맹도 일본 동부협의회 회장(오공태 일본부의장 대리), 이훈복 중국부의장, 승은호 아세안부의장, 김기철 미주부의장, 박덕 유럽부의장 주재 아래 구체적인 현안들이 논의됐다.

간단한 오찬 뒤에는 ‘사무처장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됐다. 먼저 박찬봉 사무처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통일운동은 민주평통이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만큼 통일은 우리가 만들어 낸다는 각오로 힘을 모아 활동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해외각 지역별 특화된 사업과 통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을 조화롭게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제한’, ‘평가제도’, ‘주재상사와의 관계’ 등 현지생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한 해외간부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한 뒤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개선·반영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글로벌 한국을 상징하듯 다양한 지역에서 간부위원님들이 모이셨다”며 “소통과 화합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다 함께 정진하시길 바란다”고 당부를 덧붙였다.

이어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의 ‘남북관계 현안과 통일·대북정책 추진방향 보고’가 있었다. 천 실장은 보고를 통해 개성공단, 이산가족상봉,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의 현안문제 진행사항에 대해서 설명했다. 천 실장은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은 튼튼한 안보에 기초해 합의 의행을 통해 신뢰를 쌓아나간 후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국민적 신뢰와 국제사회와의 신뢰에 기반 해 추진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천 실장의 구체적인 설명은 해외 간부위원들의 통일정책에 관한 이해를 높이는데 보탬이 됐다.

워크숍을 마친 간부위원들은 ‘제16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의 전체회의’ 참석 차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워싱턴협의회 황원균 회장은 미국 정계에 젊은 한인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 일자리 창출과 경제, 교육분야에서 한인들의 권리가 확대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3년째 정계의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미국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 마크 김, 샘 윤을 비롯해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돕는데 앞장서는 마이클 혼다 상원의원도 모두 황 회장과 한인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오바마의 한인 인맥으로 꼽히는 황 회장은 한미 FTA체결의 필요성을 미국 사회에 적극 알려왔으며, 2011년도에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현재 120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워싱턴협의회는 청소년을 위한 통일골든벨, 청년 차세대 컨퍼런스, 주류사회 네트워킹 강화 등의 사업,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대북지원 등 4대 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바로 주류사회 네트워킹 강화사업. 황 회장은 “차세대들이 미국 내 커뮤니티에 진입해 한국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현재 2세들은 통일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는데, 10월로 예정된 차세대 컨퍼런스 같은 행사에서 마크 김이나 샘 윤과 같은 2세들을 패널로 초청해 ‘2세들이 생각하는 평화 통일’이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를 듣고 통일문제를 공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엄경호 스리랑카 지회장은 ‘통일운동 개척자’다. 지난 4년간 교민사회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열심히 알린 결과, 스리랑카 지회의 인원이 점점 늘어 올해 10명의 자문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엄경호 지회장이 1985년도 말 처음 스리랑카에 갔을 당시에만 해도 ‘코리아’ 하면 스리랑카에서는 ‘김일숭(김일성)이를 아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교과서 에도 ‘김일숭’이 나와 있을 정도. 반면 남한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나라였다. 그러나 1986년 아시안 게임과 88년 올림픽을 거치고 1990년대 초반 한국 투자기업이 약 150개가 들어가면서 남한을 일본과 동등한 경제 강국으로 보게 됐다.

“처음에는 스리랑카가 사회주의 노선을 택했던 탓에 ‘친북’이 많았지만 지금은 ‘친한’이 많고, 이젠 친하니까 너희(남한)들이 원하는 걸(평화통일) 해야 한다고 얘기를 해요.”
또한 가끔 북한사람들이 선박으로 입항할 때면 아내가 운영하는 한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면서 ‘형님 동생’으로 막역하게 지낸다고 한다. 엄 회장은 북한 사람들도 통일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통일을 원치 않은 젊은 세대들이라고 지적했다.
“저는 우리세대에서 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다음 세대는 어렵다는 걸 항상 강조해요. 젊은 사람과 얘기를 나눠보면 왜 우리가 힘들게 번 돈을 왜 북한에 줘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러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북한이탈주민을 직접 데려가 강의도 하고 대화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게 됐다고.

스리랑카지회는 올해 공관과 유관기관, 그리고 한인단체의 간부들을 초청해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 대해 소개하고 신년하례회를 열었으며, 6.25 전쟁기념일을 맞아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실시했다. 또한 민주평통 주관으로 한글학교 통일 글짓기 대회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으며 통일기원 한국문화 공연을 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금년 4월, 현지 거주 한인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서남아협의회와 자매결연을 맺은 양주시협의회가 운동기구를 갖고 스리랑카를 방문하자, 스리랑카
지회는 ‘애국가’와 ‘고향의 봄’ 노래를 담은 피아노를 보태 43개 학교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벌인 결과 주재국의 장관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평화통일자문회의를 알릴 수 있었다고 한다.

엄 회장은 통일을 빨리 이루기 위해서는 자문위원들 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남아만 해도 9개국에 자문위원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몇 번이라도 서로 만나서 대화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큰 나라가 아닌 작은 나라에도 통일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남북한 대사관이 공존하는 것처럼 양면성을 가진 나라이다. 그래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브라질협의회는 ‘아군’을 만드는 일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 문화를 통해 브라질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한다. 즉 문화콘텐츠를 통해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그 과정에서 한국을 알리는 사업을 한다는 것. 박대근 회장은 “우리는 백의민족으로, 다른 나라들처럼 침략을 한 적도 없고 오히려 남북한이 통일이 되면 브라질 지역사회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브라질은 교육정책상 이공대 학생들에게 국가 장학금을 주고 외국 유학을 장려 하고있는데, 대학생들이 미국과 유럽의 대학도 가지만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도 많다며, 한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학생들을 자주 만나서 행사도 같이하면서 친한 친구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대근 회장이 브라질 국민들과 소통을 위해 구상하는 것은 바로 ‘테이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한국에는 음식이 잘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음식 한류 행사를 통해 한국을 소개면서 정치, 경제, 문화, 행정 관계자 등과 친분을 쌓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약 50여명의 자문위원들로 구성된 브라질 협의회는 이번 16기에 ‘소통’과 ‘화합’을 가장 큰 목표로 잡았다. 나라 특성상 가장 먼 거리를 커버하는 협의회다보니 소통이 어렵다는 것. 박대근 회장은 “소통의 가장 좋은 방법은 SNS, 메일, 문자가 아니라 말소리로 전하는 것”이라며 “전화로 연락해 소통할 경우 4번씩만 연락하면 모든 사람에게 연락이 가도록 연락망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또한 회장은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올 것”이라며 통일 맞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진정으로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다가가고 함께 통일의 문을 두드려야한다고 말했다.

중미카리브협의회는 12개 국가, 61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역의 이민사에는 1905년 멕시코 애네껜 농장으로 이민을 떠난 후 한일합방 때문에 본국에 돌아오지 못한 선조들의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인권유린과 억압을 당하며 힘들게 살면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100년 전 독립자금 1,500불을 보내오기도 했다. 오병문 회장은 “독립의 초석을 만든 당시 선조들을 생각해서라도 그 후손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중미카리브협의회는 다른 협의회와 마찬가지로 통일정책에 대해 세미나를 열고 차세대들의 국가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웅변대회 등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지역적 특수성으로 한인 후손 돕기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오병문 회장은 “이번에 민주평통에서 쿠바 8.15행사에 7천달러를 지원해줬는데, 민주평통이 평화통일자문기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과 동포들, 그 후손들을 위해 지원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병문 회장이 열성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는 바로 한국문화원 건립이다. 현재 멕시코 이민노동자 1천명 가운데 80여명만 순수혈통이 남아있고, 이마저도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정체성과 국가관을 확립시켜줄 문화원 건립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중미카리브협의회는 현재 사회주의 국가이자 북한대사관이 있는 쿠바에 한국문화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호세마르트 문화원 아래 클럽형태로, 한국 관련 문화와 이민상을 볼 수 있도록 하면 법적문제 없이 개원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것. 이에 오 회장은 민주평통의 이름으로 문화원을 만들고 모든 쿠바인들이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득해 협의를 했으며, 자문위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금해 문화원 건립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병문 회장은 “그 전까지만 해도 민주평통의 역할과 기능, 조직의 필요성에 대해 몰랐는데 협회장이 되고 일을 해보니 내가 해외에서 잘살 수 있는 것은 조국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한국인이라는 것에 자긍심이 생겼다고 했다. 아울러 그동안 받았던 혜택을 후손이든 차세대든 헌신과 봉사를 통해 돌려줄 의무가 있기에 열심히 협의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