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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

“너무 보고 싶었다” 한 맺힌 눈물
역대 최대 규모·최장시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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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월 22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남측 아내 이순규(85·오른쪽) 씨가 작별 상봉을 마치고 북한 측 버스에 오른 남편 오인세(83) 씨의 손을 잡고 있다.

만남은 짧았고 아쉬움은 깊었다. 지난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두 차례로 나뉘어 열린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는 60여 년간 애타게 그리던 남과 북의 아버지와 어머니, 딸과 아들, 형제와 자매가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눴다.

10월 19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 박근혜정부 들어 두 번째 실시되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이산가족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때마침 절정에 달한 설악산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드는 차량,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된 전국체전에 참석하기 위해 온 선수단과 응원단,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붐벼 그야말로 속초시 주변은 교통 체증과 혼잡이 절정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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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1회차 둘째 날인 21일 강원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 상봉에서 북측 이한식(87·왼쪽) 씨가 남한에서 온 의붓어머니 권오희(97) 씨 옆에서 65년 전 함께 살던 집을 그려 보이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든 이산가족 상봉 행사 참가자들은 서둘러 새벽밥을 먹고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한화리조트에 여장을 풀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으로 쌓인 노독(路毒)도 60여 년 만에 헤어진 혈육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누그러뜨리지 못한 듯 대부분 설렘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폭설과 맹추위로 잔뜩 움츠러들게 했던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과 달리 올해는 맑고 따스한 날씨 속에 상봉 행사가 열린 것은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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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봉을 앞두고 그리움의 눈물을 닦는 남측의 정순화 씨.

이산가족 상봉 행사 현장에는 늘 외신기자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풍경이기 때문이다. 지구촌 어디든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세상인데 자동차로 서너 시간 거리에 가족이 따로 산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중국 CCTV 등은 매시간 상봉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 언론사의 취재 경쟁도 뜨거웠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수억 원짜리 야외 스튜디오를 행사장 입구 등에 경쟁적으로 설치했고, 리조트 잔디밭 곳곳에서 생방송하는 방송기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가리지 않고 방송사들은 매시간 헤드라인으로 상봉 현장의 생생한 장면을 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통일부 풀기자단 이외의 언론사들은 취재진을 가동해 이산가족의 숨은 사연을 찾아내느라 열띤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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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북의 가족에게 전해주기 위해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열어 보는 윤인자 씨.

이산가족 80세 이상이
과반수 차지 ‘고령화’ 심각 …
절차 까다로운 대면 상봉 외에
화상 만남, 서신 교환 서둘러야

가족 동반 허용해 역대 참석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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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북 판문점 연락관이 10월 15일 판문점에서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들의 명단이 담긴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 왼쪽이 남측 연락관.

상봉에는 예정된 96가족이 모두 상봉에 참여했다. 일부 동반 가족이 불참했지만 1차 상봉의 경우 전체 남측 인원은 389명으로 집계됐다. 심각한 고령화로 몸이 불편한 이산가족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족의 동반을 대폭 허용해 참석자가 역대 최대를 헤아렸다. 거기다 금강산 현지까지 동행하는 통일부 기자단 29명과 현대아산과 대한적십자사 직원 등 지원인력 114명을 합하면 역대 최대 규모의 방북단이 꾸려졌다.

올해는 상봉 시간을 한 시간씩 늘리자는 우리 측 제안을 북측이 받아들여 과거보다 긴 12시간 상봉이 이뤄졌다. 이전에는 개별 상봉과 단체 상봉, 작별 상봉 등이 1시간 안팎으로 허용됐으나 그리움과 회한을 털어내기에 짧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를 수용해 그야말로 ‘최대 규모, 최장 시간’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올해 개최된 것이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선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는데 올해는 특별한 손님이 먼저 찾아왔다. 바로 개성공단기업협회 및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 관계자들이다. 이들은 개성에서 속초까지 먼 길을 달려와 상봉 참가자들에게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속옷, 양말, 방한복, 스카프 등을 전달했다. 참가자들은 물론 북한의 가족들에게 줄 선물까지 나눠준 것이다. 남북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제 공동체인 개성공단 상품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옮겨졌다가 남측 이산가족들의 손에 들려 다시 북쪽으로 넘어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선물 보따리는 취재진의 단골 취재 대상이다. 끈질긴 요청 끝에 출발에 앞서 보따리를 미리 풀어보면, 방한복과 구급약품 등이 많이 등장한다. 이 밖에 초코파이, 영양제, 겨울 점퍼, 내복, 양말, 치약과 칫솔 등이 정성스럽게 포장돼 있다.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산가족이 준비하는 선물 목록에 많이 포함됐다. 한화리조트 1층 로비에는 미리 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가족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자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남쪽 고향 들판에서 수확한 햅쌀, 부부의 이름을 나란히 새긴 손목시계, 특히 추운 날씨의 북한에서 보기 힘든 제주산 한라봉과 감귤 등을 준비한 가족도 있었는데 북한에서 대접받는 선물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비싼 가격의 사치품보다 정성을 담은 생활필수품 위주로 개인별 사연이 얽힌 선물이 대세를 이뤘다.

이번 상봉에선 북한의 변경된 표준시간이 처음 적용됐다. 지난 8월 광복절을 계기로 우리보다 30분 늦은 평양시각을 발표했는데 정부 당국 간 회담이 아닌 일반 대중이 참여하는 행사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기 직전 안내에 따라 손목시계의 분침을 30분 뒤로 돌려놓았다.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 북한의 금강산 일대인 만큼 평양시각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주장에 서울시각과 평양시각 시계바늘이 따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한 것.

‘평양시각’ 적용… 방송사 ‘혼선’ 방지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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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1일 강원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호텔에서 한복 차림의 북측 접대원들이 남북 이산가족들의 식사 테이블을 점검하고 있다.

방송사의 경우 직원들이 시간을 전하면서 서울시각과 평양시각을 차례로 불러주며 혼선을 방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지붕 아래 살던 가족들이 다른 공간에 사는 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다른 시각대에 살아야 하느냐”며 이산가족들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부부 상봉이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어 5가족에 불과했다. 60여 년 ‘세월의 강’을 건너 만난 부부들이 연출하는 장면이 애틋하면서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오매불망 남편을 기다린 부인 앞에 남편이 쩔쩔 매는 상황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가정을 오히려 축복해주는 사례도 많았다.

이들의 사연은 기사화하기 힘들어 기자수첩 한쪽에 그대로 남았다. 이번 제20차 상봉에서는 신혼의 단꿈이 6개월 만에 깨지고 65년 만에 다시 만난 부부 사례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1988년 이후 현재까지 통일부 이산가족 통합 정보시스템에 등록한 이산가족은 12만9000명. 상봉을 포기한 구체적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전체 이산가족 6명당 1명꼴로 상봉 신청을 한 셈이다. 상봉을 선택한 이산가족들이 심각한 고령화로 매년 3000명 이상 세상을 등져 현재는 6만5000명이 생존하고 있다(2015년 8월 기준). 전쟁 통에 흩어진 가족과 친척을 만나보기 위해 상봉 신청서를 제출하고 기다리다 절반가량이 세상을 떠난 셈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90세 이상이 11%, 80세 이상 42%, 70세 이상 27%, 60세 이상 10% 등으로 분류되는데 과반수가 80세 이상이다.

이번 상봉이 실현되기까지 노심초사한 가족이 많았다.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 합의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나흘 전 북측의 일방적인 연기 선언으로 무산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근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특히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언론 보도가 잇따라 가슴을 졸였던 흔적이 역력했다.

살아 있는 이산가족에 대한 생사 확인 작업이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추석과 설 명절을 계기로 한 이벤트성 행사 대신 정례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거동이 불편하고 절차가 까다로운 대면 상봉 대신 화상 상봉과 서신 교환 등을 통해 서로의 근황을 확인하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상봉 방식도 다양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관현 연합뉴스TV 외교안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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