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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꿈꾸다 │ 통일을 여는 사람들

분단 70년의 한반도, 통일로 ‘부활’을 꿈꾸다! ‘To Be One’으로 통일 알리는 부활의 김태원

그룹 ‘부활’이 새로 발표한 노래 ‘To Be One(하나가 되어)’을 처음 들었을 때, 독일 출신 록그룹 스콜피언스의 명곡 ‘Wind of Change’가 떠올랐다. 가느다란 휘파람 소리와 함께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옛 소련에 부는 개혁과 개방의 물결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이 노래에 가슴 설레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활의 ‘To Be One’에도 금세 빠져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To Be One’ 남북한에 부는 변화의 바람 되길

To Be One ‘To Be One’의 뮤직비디오에는 억압의 사슬을 끊고 남한과 북한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해변 위를 뛰어다니는 꿈결 같은 장면이 나온다. 부활의 새로운 보컬 김동명의 음성은 이른 봄 얼음 아래를 흐르는 물소리처럼 청명하고 아련하다. 또한 그 뒤에 이어지는 테너 안세권, 청춘합창단의 하모니는 통일을 향한 장중한 울림으로 오래 각인된다.

‘To Be One’은 부활의 세 번째 ‘통일 노래’다. 리더 김태원 씨는 10년 전인 1994년 부활 4집앨범을 통해 ‘244! 저무는 날의 끝’ 곡을 발표했고 2002년 8집 앨범 ‘새벽’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제 한반도 분단 70주년을 앞두고, 또 그룹 부활 결성 30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세 번째 통일염원의 노래가 바로 ‘To Be One’이다.

부활 무려 7개월의 작곡 기간을 거쳐 완성된 이 곡은 ‘한반도 부활프로젝트 70’이라는 타이틀을 통해 발표됐다. ‘한반도 부활프로젝트 70’은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내년, 분단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통일의 날을 맞이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69일간 준비해서 70일째 노래를 발표한다는 뜻도 함께 담았다.

부활 30년, 매 순간이 위기이자 희열이었다

김태원 그룹 부활의 30년 여정은 한반도 분단 70년의 굴곡진 현대사와 닮아 있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 씨에게 3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그는 “30년이 늘 위기이자 희열이었고, 매 순간 행복했으며 또 매순간 고독했다”고 답했다. 그는 “때론 정상에서, 때로는 완전히 무너져서 흔적조차 없어질 만큼 부스러질 때도 있었다”며 “30년 간 수없이 무너졌다 일어나고 다시 또 무너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항상 기로에 서 있었지만, 누군가가 부활의 음악을 들어주고 사랑해줌으로써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부활은 그룹명에 걸맞게 이미 몇 차례에 걸쳐 다시 태어났다. ‘희야’ 이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가 ‘사랑할수록’이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명성을 이어나갔고, 2000년대에는 ‘네버엔딩 스토리’가 큰 인기를 끌며 다시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해 보컬 정동하의 탈퇴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다시 김동명의 영입으로 또 다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통일도 마찬가지지요. 70년간 상처받고 통일을 향한 의지가 수없이 무너지는 일을 겪었지만 언젠가는 하나가 될 거라는 믿음이 있잖아요. 누군가 그 통일을 앞당기는 일을 해야 한다면 저는 그게 바로 음악을 통해 가능하다고 봐요. 그룹 부활의 이름처럼 휴전선을 걷어내고 통일된 한반도가 화려하게 부활하기를 바래요.”

'문화의 힘'이 북한의 변화 가져올 것

부활 김태원 씨의 ‘통일’은 단순한 영토의 통일이 아니다. 사람들끼리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소울’의 통일이다. 마음속에 내재된 편견의 수평을 맞출 수 있는 시작, 모든 차별을 해소하는 일일 수도 있다. 다만 지구상에 단 하나 남은 분단국가가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그 통일은 남북통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통령께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씀하시긴 했지만, 우리 국민들이 통일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떤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에너지는 정치가 될 수도 있고, 경제가 될 수도 있지만 저는 문화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본 거죠. 그래서 1994년부터 지금까지 맥을 놓지 않고 있는 겁니다.”

김태원 씨는 음악이, 문화가, 북한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11월 EBS 청춘 토크 콘서트 ‘통일드림’에 패널로 같이 출연했던 탈북 소해금 연주자 박성진 씨가 북한에서 부활의 음악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어요. 2002년도에 이승철 씨와 함께 했던 공연라이브 실황 뮤직비디오를 본 것 같아요. 북한에서도 우리 음악을 듣는다는 거지요. 음악이라는 엄청난 에너지가 매체를 타고 북한에 전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통일의 큰 가능성을 봤어요.”

EBS 청춘 토크 콘서트-통일드림

“치유를 위해 상처를 째는 아픔쯤은 감수할 수 있잖아요”

통일비용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 김태원 씨는‘상처’와 ‘수술’에 비유했다.
“우리 몸 어딘가가 아파서 상처를 째 내는 수술이 필요할 때, 그 아픔 정도는 참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해야 금방 아물 수 있잖아요 일단 도려내고 봉합하고 나면 그 때부터는 기다리면 돼요. 그 아무는 시간을 두려워해서는 안돼요.”

김태원 통일을 이루어 남북한 주민간 동질성을 회복하고 화합을 이뤄내면 모든 게 좋아질 수 있는데도, 당장의 혼란과 비용 때문에 통일을 거부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이다.

김태원 씨는 어떤 거대하고 굵은 손이 있어 그 손이 남북한 통일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록 얇은 손을 가진 ‘우리’라도 사람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고, 보다 많은 이들이 통일을 염원할 수 있도록 하는 일, 그걸 하겠다고 했다.
“모든 계획은 분단 70주년이 되는 내년에 맞춰져 있습니다. To Be One은 내년에 더 많이 들려질 겁니다. 이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한 번 더 자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태원 씨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1989년 모스크바 평화음악축제에서 스콜피언스가 26만 명의 관중 앞에서 ‘Wind of Change’를 열창하며 감동의 무대를 만들었듯이, 내년 한반도 분단 70주년을 맞아 세계무대에서 이 노래의 합창이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보았다. ‘고르키공원’이 아닌 ‘DMZ 세계평화공원’ 근처를 걸으며, 변화의 바람을 음미할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 기자희 / 사진. 부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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