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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스토리 골든벨,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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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역사학도가 되고 싶어요!” ‘2014년 역사·통일골든벨’ 우승자 오소연 학생

“역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솔직히 전에는, 통일은 물론이고 한국전쟁을 포함한 근현대사에는 관심이 적었어요. 미래의 통일보다는 대학입시, 취업 등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 크게 보였거든요. 그런데 대회에 참가한 후 제 안에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책임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올해로 5회째,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시키고 통일의식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역사·통일골든벨’. 특히 지난해에 전국 448개 고등학교에서 총 26만 명의 학생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대회를 통해 단순히 역사와 통일 관련 지식만 얻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통해 자신 안의 가능성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배우며, 성장하기도 한다. 지난 해 ‘최후의 1인’에 올랐던 
오소연 학생 역시 이 대회를 통해 한 층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말한다.

역사가 좋아서, 통일을 꿈꾸다

자타공인 ‘역사광’인 소연이가 ‘역사·통일골든벨’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유는 그저 역사가 좋았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데다, 대학 전공 역시 역사관련 학과로 일찌감치 정했던 터라, 재밌지 않을까란 호기심이 계기가 됐던 것. 그렇게 가볍게 시작된 도전은 2학년 때 지역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이듬해 ‘최후의 1인’이 되기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달라진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됐다고 말한다.

오소연(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사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 포맷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랐어요. 엄마가 ‘나중에 너도 나가보라’고 해서, 어린 마음에도 ‘그때까지 저 프로가 하겠어?’ 라고 했는데 정말 그 대회에 제가 나가게 된거죠. 그러니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군포시의 지역예선은 체육관에서 열렸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도대체 이렇게 많은 학생 중에 결승에 올라가는 애들이 누굴 지 궁금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참가한 첫 번째 대회의 결과는 예선 탈락. 그렇게 포기했다면, 그저 학창 시절 재밌었던 추억 중 하나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이듬해, 수험생이 된 후 다시 대회 공고를 보고 도전장을 던지면서 또 다른 의미가 되기 시작했다.

실패를 통해 도전을 배우고, 마침내 자신감을 발견하다

소연이에게 두 번째 대회 참가는 자기 자신을 향한 일종의 시험과도 같았다. 평소 역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단지 좋아한다는 이유로 진로를 정하기엔 자신의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닌지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도전을 통해 소연이는 자신감을 얻었다. “대회 참가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상은 제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에요. ‘아 내가 말로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진짜 잘 할 수 있구나’란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그동안 어렵게 느껴졌던 근현대사나 통일 관련 문제를 포함해 우리나라 역사 전반을 더 좋아하게 되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또 스스로 대회 참가여부를 선택한 만큼 시험 준비 역시 자발적으로 했었기에 성취감이 더 컸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 갖게 된 소연이는 2015학년 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신입생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내겐 너무 어려운 '격동'의 근현대사

오소연(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사실 이제와 하는 이야기지만 대회 참가 전에는 역사학을 지망했던 소연이에게도 근현대사만은 마냥 까다롭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말한다. ‘격동’이란 표현처럼 복잡하게 사건들이 얽혀있기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연대기를 달달 외우기에도 숨찰 정도였다고.

“근현대사를 ‘격동’이라고 표현하는 건, 그만큼 단기간 동안 엄청 많은 일이 벌어졌다는 뜻이잖아요. 어렵고 복잡한 데다, 역사에 대한 해석이 가장 분분한 시기도 하고, 그렇다보니 근현대사에 관련한 공부는 좀 소홀했던 것 같아요. 평소 학교에서 시험 볼 때는 줄줄이 연대기를 외우기만 했지, 한국전쟁, 남북분단 같은 문제들에 대해 고민할 생각을 못했어요.”
하지만, 대회 참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공부하기 시작한 남북한 분단의 문제는 생각만큼 어렵지도, 그렇게 먼 이야기도 아니었다고 한다.

“아직도 정치적 입장이나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지 조금 더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어요. 특히 남북분단은 그냥 근현대사의 사건 중 하나로 받아들였다가, 현실과 가까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통일은 남 일이 아닌 내 일 그리고 우리 일

그 덕분인지 대회가 끝난 후에도 남북한의 문제와 관련한 국제 회담이나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한 준비 등에 대해서는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역사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책임감 역시 갖게 됐다고 한다.

“사실 주변을 봐도 통일을 의식하는 친구들이 많지는 않아요. 될 듯 말 듯. 통일이 쉽진 않은 문제니까요. 하지만 보통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통일에 대한 의식의 간극을 좁히는 것 역시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의 임무 중 하나란 생각이 들어요. 다가 올 통일 역시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사가 될 테니까요.”

오소연(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통일이 된다면, 지금은 책이나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유적들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란 사실에 설렌다는 소연이. 하지만 소연이가 통일을 기다리는 이유는 그것만은 아니다. “저희 할아버지의 형, 그러니까 저한테는 큰할아버지가 되시는 분이 북한에 계시대요. 생사를 알 수도 없고, 할아버님 본인 역시 워낙 어릴 때 일이라 기억을 잘 못하시지만, 통일이 된다면 꼭 찾아 뵙고 싶어요. 저한테도 가족인 셈이잖아요.”

통일 대한민국의 역사 서적도 쓰고 파

통일이 잘 모를 때는 멀고 생소하게만 보이지만, 반대로 알면 알수록 또 자신과 가까운 일임을 느끼게 된다는 소연이. 덕분에 소연이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바로 통일 대한민국의 역사를 정리하는 책을 쓰는 일이다.

“역사에 담긴 의미 중에 진실을 찾는 일이란 뜻도 있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한 글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류나 왜곡이 있으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하고, 제가 자신감이 생긴다면 역사에 관한 글을 쓰고 싶은데, 이왕이면 통일이 된 후 우리나라 역사를 객관적으로 담은 책을 쓰고 싶어요.”

후배 여려분,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은 학생 신분에 걸맞게 학과 공부에 충실할 생각이다. 또 역사답사 동아리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를 다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 또한 잊지 않겠단 각오다.

마지막으로 ‘역사·통일골든벨’을 준비 중인 후배들을 위해 조언도 잊지 않는다.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대회 참가 전에는 전교 1등하는 애들이나 결승에 올라가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되더라고요. 잘 모르는 문제라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힌트를 주자면, 문제를 잘 듣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정답이 한자인 경우엔 단어를 설명하는 말을 잘 듣고 거기 맞는 한자 단어를 조합해 본다는 식이죠. 그리고 자신을 믿으세요.”
오소연(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역사통일 골든벨 1차 퀴즈 힌트

<글/사진. 권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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