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e 행복한 통일

Webzine Vol.42 | 2016.07

e 행복한 통일

vol 42 | 2016.07

전체메뉴 SEARCH

남북공감 | Today 남북

해외파견 노동자 19만, 북한의 외화벌이 중앙일보 정치부 전수진 기자

염색한 긴 생머리에 스키니진을 입은채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가는 12명의 여성.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대한민국의 여느 20대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4월 7일 입국한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일하다 집단탈출한 북한 여성 종업원들이다. 이들의 입국 다음 날인 4월 8일,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 여성들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렸지만 세련된 분위기가 은연중 드러났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최신형 아이폰을 사용하고, 틈틈이 한류 드라마를 즐겨봤다. 그래서일까. 이들 중 일부는 “배우 송중기를 만나보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정부는 “북한이 해외에서 운영 하는 식당에서 일하는 이들은 중산층 이상에서 선발된다”고 귀띔했다.

정부 추산, 북한 운영 식당 130개 안팎

▲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이들이 일했던 닝보의 류경식당을 포함해 해외에서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은 130개 안팎이라고 정부는 추산한다.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는 중국·캄보디아·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과 러시아, 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 등 중동에 주로 분포해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듬해인 2013년을 기점으로 북한의 해외 식당 수는 100여 개에서 130여 개로 늘어났다. 여러 기관이 외화벌이 주요 수단으로 해외 식당을 경쟁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해외 식당이 북한 당국에 외화벌이의 주요 창구로 쓰인다는 얘기다.

정부는 식당 한 곳이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자금용으로 상납하는 일명 ‘충성자금’이 한해 약 30만 달러, 전체로는 최소 4000만~1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수출 품목이 마땅치 않은 북한에겐 해외에 인력을 파견하는 것이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 되는 셈이다.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음식 서빙뿐 아니라 공연도 담당하는 데다 남측 손님 등을 상대하기에 요구 조건이 까다롭다. 선발 과정에선 ▶출신 성분 ▶외모 ▶춤·노래 및 악기 연주 실력 등이 관건이다.

16개 국가에 5만 명 이상 근로자 파견, 연간 5만 달러 수입

그러나 북한이 인력을 해외로 보내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있어서 식당 운영은 일부에 불과하다. 아산정책연구원이 2013년 발간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6개 국가에 5만 명 이상의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다. 이렇게 벌어들이는 금액이 많게는 연간 5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2월 중단한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지급된 금액이 1억 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최대 다섯 배에 달하는 액수다.

광부ㆍ벌목공 등 단순노동 업무가 주를 이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외화벌이가 강조되면서 태권도 강사부터 미술 작가, 의사 등, 직종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식당 종업원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5만 명이 넘는 해외 파견 근로자들은 대부분 3D(dirty, difficult, dangerous·지저분하고 힘들고 위험한) 업종에서 일하게 된다. 각국에서 기피하는 업무가 북한 파견 노동자들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임금의 80~90% 당국에 상납, 처우 및 인권 문제 심각

더 큰 문제는 근로자들의 처우와 인권 문제다. 작업 환경도 열악한 데다 노동임금의 80~90%를 북한 당국에 상납해야 한다. 2007년 쿠웨이트 건설 노동자로 파견됐던 한 탈북자는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돈(임금)을 주지 않고 종이에다 수표만 한다. 집에 올 때 주겠다고. 근데 안 줘요. 일은 너무도 힘들게 하고.” 근무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다는 증언도 나온다. 러시아에서 일했던 한 탈북자는 “매일 새벽 5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일했다”며 1년에 쉬는 날은 1월 1일 하루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판 노예노동인 셈이다.

▲ 외화벌이 독려구호 ▲ 리비아 근무 북한 근로자 귀국

이러다 보니 해외에서 일하다 부상을 당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4일 “해외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북한 노동자수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모두 112명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가 추산한 결과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한 달에 평균 7명이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윤여상 소장이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는 단순한 해외 인력 송출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인권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일부 국가, ‘북한 근로자들 받지 않겠다’ 움직임도

국제사회에서도 일부이긴 하지만 북한 해외 근로자 문제와 관련한 문제의식이 생기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일부 국가들은 북한의 근로자들을 받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 2270호에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 차단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각국 별로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예가 폴란드다. 건설·조선업 등에서 북한의 근로자를 받아온 폴란드는 지난 7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 노동자 입국 비자를 단 한 건도 발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외화벌이 동아줄인 근로자 해외 파견을 더욱 강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윤여상 소장은 “북한 당국은 향후 수만 명의 인력 송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의 외화수급을 차단하는 것뿐 아니라 한민족인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북한 해외 근로자 실태 개선을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연합뉴스>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하기

이번호 전체 기사 보기 기사발행 : 2016-07-15 / 제42호

함께해요! 이벤트

이벤트 ① 이벤트 ① > ‘e-행복한통일’ 검색하고 간식 먹고!
이벤트 ② 이벤트 ② > 북한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주기
이벤트 당선작 이벤트 당선작 > 탈북민과 북녘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민주평통 앱 설치 이벤트
댓글 이벤트
웹진앱을 설치해보세요! 웹진 이용 GU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