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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호 > 통일골든벨

2014 민주평통 통일골든벨

국내 예선대회에 470개교 26만여 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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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월 18일 서울 강서구 KBS 스포츠월드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지역회의 통일골든벨 대회. 참가 학생들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글씨와 그림으로 화이트보드를 꾸몄다.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과 통일의지 고양을 위해 개최되는 민주평통 통일골든벨 대회의 열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군·구지역협의회 예선을 거쳐 12개 시도권역별대회와 해외지역협의회의 예선을 통과한 100명의 학생들이 7월 중 KBS ‘제4회 통일골든벨’에 참가해 ‘왕중왕’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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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지역회의 통일골든벨 최후의 5명이 벌인 스피드 퀴즈 장면.

•2014년 5월 22일 오후 2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신축된 선학체육관에 인천지역 25개 고등학교 학생 611명이 속속 모여들었다. 체육관 안에는 ‘가자 통일로, 열자 미래로’, ‘바로 알자 우리 역사, 열어가자 행복 통일’ 등 통일골든벨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고, 학교별 응원전이 시작되자 학생들의 함성이 넓은 체육관을 꽉 채웠다.

김현숙 인천지역회의 부의장이 ‘앞으로 통일의 주역인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배우고 통일의 비전을 세워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개회사를 낭독하면서부터 ‘2014 민주평통 통일골든벨 인천지역회의 대회’의 막이 올랐다.

올해 대회는 지난 3월부터 229개 시·군·구지역협의회별로 470여 개 고교 26만여 명이 참가하는 예선대회가 치러졌고, 이를 통과한 800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12개 시도권역별대회와 해외지역협의회 대회가 5월부터 6월까지 열렸다. 국내에서는 인천 대회를 시작으로 충북, 강원, 전북, 광주·전남, 대구, 대전·세종·충남, 제주, 서울, 부산·울산, 경남에 이어 6월 26일 경기 지역을 마지막으로 12곳에서 대회가 치러졌다.

해외지역 행사는 이보다 일주일 먼저 시작돼 5월 16일 북유럽협의회 동부지역분회(체코 프라하), 5월 17일 중국 선양협의회(선양시 조선족 제4중학교), 5월 24일 베이징협의회(한국국제학교), 5월 24일 북유럽협의회(폴란드 한국학교) 주최 통일골든벨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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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월 29일 강원도 횡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강원지역회의 통일골든벨. 참가자들이 일제히 정답이 적힌 화이트보드를 들어올리고 있다.

학교 대항전이자 청소년 통일문화축제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통일골든벨은 각 학교의 명예를 건 학교 대항전이자 내 고장의 자존심을 건 시도 대항전의 성격을 띠면서 갈수록 대회 규모가 커지고 참여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권역별 대회가 열릴 때마다 ‘올해는 반드시 우리 지역에서 최종 우승자가 나오기 바란다’는 축사가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치열한 대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처럼 지역 내 20여 개 고교생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청소년들이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통일문화축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인천대회에서는 OX 문제가 시작되기 직전 사회자가 “어떻게든 살아남자”며 격려를 하자 웃음이 터지면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통일골든벨 문제는 크게 ‘역사’와 ‘통일’ 편으로 나뉘는데, 역사 편은 국사 교과서 6종의 ‘한국 근·현대사’ 부분을 심화 발전시킨 내용이어서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면 충분히 답할 수 있고, 통일 편은 <2014 통일백서(통일부)>, <사건으로 보는 대한민국(박태균)>, 고등학교 교과서, <2013 북한의 이해(통일교육원)>, <북한지식사전(통일교육원)> 등을 참고해 골고루 문제가 나온다.

학습 분량이 많다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민주평통은 사전에 통일골든벨 기본학습 교재와 참고자료를 대회에 참가하는 학교에 보내고, 그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문제만 꼼꼼하게 풀어보면 예심은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수준. 오히려 학생들이 어려워한 것은 시사상식 문제였다. 인천대회에서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오는 9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스코트의 이름(바라메, 추므로, 비추온)을 묻는 문제가 나왔는데 많은 학생들이 이 문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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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역사·통일 퀴즈도 풀고 친구들의 장기자랑도 보는 통일골든벨은 올해로 4회째를 맞아 청소년들의 통일문화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리는 나라의 별이 되고 기둥이 될 일꾼’

올해 첫 지역회의 대회인 인천지역대회 우승자(통일상)는 인천 명신여고가 배출했다. 이 학교 2학년 임지현 양은 최종 통과자 5명 중 유일한 여학생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한국의 승려이자 화가로 ‘걸레스님’, ‘미치광이 중’을 자처하며 선화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 인물을 묻는 문제에 유일하게 정답(중광)을 말해 통일상의 주인공이 됐다. 또 명신여고 노재곤(윤리) 교사는 최다 입상 학생 배출 학교 담당교사에게 주는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통일골든벨 지역회의 대회가 막바지에 이른 6월 18일, KBS 스포츠월드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지역회의 대회 현장을 찾아갔다. 28개 고등학교 536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 대회에는 ‘통일골든벨 주인공은 우리!’, ‘OO고 있는 곳에 승리가 꽃피리!’, ‘당황하지 않고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평화통일을 향한 OO고 15명의 고난의 행군’, ‘나라의 별이 되고 기둥이 될 일꾼 OO고’ 등 재치 넘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서울지역은 지역협의회별로 학교를 배치하고 협의회장과 자문위원들이 학생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친 것이 특징. 개회사를 맡은 임경하 서울지역회의 간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민주평통 통일골든벨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통일을 주제로 한 최대의 경연장이자 고등학생들에게는 소통의 장이 돼왔다”면서 “제1회 대상을 받은 경주고 3학년 하영구 학생이 장래 희망이 역사학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는데 현재 서울대 국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밝히자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울 대회에서는 진명여고 2학년 김보아 양이 최후의 1인으로 ‘통일상’을 수상했다. 최종 5명이 겨루는 스피드 퀴즈에 진출한 김 양은 초반에는 버튼을 누를 기회조차 없이 고전을 하다가 마지막 두 문제를 잇달아 맞히며 역전에 성공했다. 김 양은 “마지막 5명 중 여학생이 나 혼자여서 꼭 이기고 싶었는데, 스피드 퀴즈는 알고도 정답을 말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웠다. 네 번째 문제를 듣다 보니 공부한 게 기억이 나서 버튼을 눌렀다”며 짜릿한 우승의 순간을 전하기도 했다.

시도지역회의와 해외지역회의 대회를 통과한 100명의 학생들은 7월 20일 전국 결선대회를 갖는데 이 행사는 KBS ‘제4회 통일골든벨’ 프로그램으로 8월 10일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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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월 31일 전북 우석대체육관에서 열린 전북지역회의 통일골든벨 수상자들.

 

Interview

임지현 | 인천 명신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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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골든벨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명신여고에서는 모두 35명이 참가했습니다. 저는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해 1급 인증을 받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서 이번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최종 5명에 들기까지 탈락의 위기는 언제였나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스코트 이름이 헷갈려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후의 승자가 되게 해준 문제의 정답은 어떻게 알았나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이 떠올랐어요. 평소 취미 삼아 역사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기본학습 교재를 가지고 대회 참가 이틀 전부터 수시로 읽었습니다. 우리 학교 노재곤 윤리 선생님이 기출문제를 나누어주셨고, 수업시간에도 틈틈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골든벨을 울린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얼떨떨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조금 부담이 되네요.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 중심으로 서술돼 있는데 북한에서는 고구려를 중심으로 역사를 배운다고 해요. 앞으로 이런 점을 비교해서 편중되지 않은 삼국의 역사를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학교 후배들에게 이 대회의 참가를 권할 생각인가요? “저 말고도 통일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후배들이 명신여고에는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대회에 많이 참가하기를 바라며 적극 권하겠습니다. 저 역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사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김보아 | 서울 진명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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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골든벨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평소 남북분단과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1학년 때 아쉽게 참가하지 못해서 2학년이 되면 꼭 참가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진명여고에서는 이번에 20명이 참가했습니다.”

실제 대회에 참가해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대회를 준비하면서 친구들과 더 친해졌고, 역사나 시사 문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습니다.”

최종 5명이 겨루는 스피드 퀴즈에 가기까지 고비가 있었다면?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 교류를 잠정적으로 중단시킨 5·24조치를 묻는 문제의 정답을 몰라 심장이 콩닥콩닥했어요. 다행히 정답을 맞힌 친구들이 없어서 다음 기회를 얻었습니다.”

골든벨을 울리게 해준 문제의 정답이 ‘남북 기본합의서’였는데 평소 알고 있는 내용이었나요? “이번에 통일골든벨을 준비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용어는 들어봤지만 내용까지 자세히는 알지 못했거든요.”

대회 준비를 어떻게 했나요? “기본학습 교재 외에 1학년 때 배웠던 한국사 교과서를 두 번 정도 읽었습니다. 우리 학교 권태혁 역사 선생님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앞으로 후배들에게 통일골든벨 참가를 권할 생각인가요? “통일골든벨은 한국사에 대한 지식과 역사적 책임의식을 기를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배들도 이런 대회를 통해 통일공감대를 형성하고 훗날 바르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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