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군은 6ㆍ25전쟁으로 휴전선이 그어지며 남북으로 갈렸다. 철책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맞닿아 있는 데다, 금강산 육로 관광의 게이트이기 때문에 '통일 1번지'로 불린다. 1950년대 어느 언저리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 정적인 인상을 주는 고성은 통일안보 견학지로 익숙하지만, 아무도 훼손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과 함께 점점이 숨은 보석 같이 아름다운 뜻밖의 경관을 선사하기도 한다.
먼저 7번 국도를 따라 한없이 올라가면 통일전망대(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에 닿는다. 이곳 고성 통일전망대에 서서 북녘 땅을 바라보면 눈앞에 펼쳐진 금강산과 해금강, 푸른바다의 모습에 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먼저 7번 국도를 따라 한없이 올라가면 통일전망대(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에 닿는다. 이곳 고성 통일전망대에 서서 북녘 땅을 바라보면 눈앞에 펼쳐진 금강산과 해금강, 푸른바다의 모습에 절로 탄성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 사이에 놓인 휴전선 철책과 왼편으로 보이는 351 고지 전투 격전지, 북한이 만들어 놓은 전시 마을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탄성은 곧 먹먹한 울림으로 바뀐다.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금강산 비로봉의 절경도 국토분단의 아픔에 가려 흐릿해 진다. 북녘 땅이 지척이다. 동해북부선 철길과 도로가 나란히 선 채 북쪽을 향해 놓여 있어도 결코 건널 수 없다.
실향민들의 아픔이 오롯이 전해져 온다. 숱한 기다림의 시간, 돌멩이를 던져도 닿을 것 같은 지척의 거리와, 영겁과도 같았을 62년 기다림의 시간이 격한 대비를 이루며 마음을 싸하게 만든다. 멀리 보이는 금강산이 남과 북의 아픔에 제 넓은 어깨를 빌려주며 울음을 달래주고 있는 것 같았다.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 학생과 젊은 부부들이 차가운 해풍을 견디면서 열심히 전망대를 오르내리는 모습만으로도 고성 통일전망대의 존재 이유는 뚜렷하다.
실향민들의 아픔이 오롯이 전해져 온다. 숱한 기다림의 시간, 돌멩이를 던져도 닿을 것 같은 지척의 거리와, 영겁과도 같았을 62년 기다림의 시간이 격한 대비를 이루며 마음을 싸하게 만든다. 멀리 보이는 금강산이 남과 북의 아픔에 제 넓은 어깨를 빌려주며 울음을 달래주고 있는 것 같았다.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 학생과 젊은 부부들이 차가운 해풍을 견디면서 열심히 전망대를 오르내리는 모습만으로도 고성 통일전망대의 존재 이유는 뚜렷하다.
6ㆍ25전쟁체험 전시관은 통일전망대 주차장에 2007년 6월 개관했으며 예전 동해선 CIQ로 사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전시관 외벽에는 탱크와 함께 붉은색 페인트를 입힌 '6.25'구조물이 놓여있어 어딘지 모르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시관 내부에는 영상체험실과 사진으로 보는 6ㆍ25, 전쟁체험실, 전사자유해발굴실, 6ㆍ25전쟁자료실, 유엔군참전국실 등이 있으며 6ㆍ25전쟁 중 동해안의 주요전투를 다룬 기획전시실 등에서는 6ㆍ25전쟁의 참상과 당시 상황을 사진과 영상, 자료와 유물 등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병영체험실과 국군홍보실, 국군비전실, 병영체험실 등을 통해 국군의 발전상과 병영생활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눈에 띈다.
통일전망대가 통일에 대한 열망과 이산의 아픔, 분단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곳이라면 DMZ 박물관은 안보를 상징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2009년 8월 개관했으며 북핵 위기 속에서도 통일안보교육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오고 있다. 이곳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전후의 모습과 휴전협정으로 탄생한 휴전선의 역사적 의미, 이로 인해 나타난 동족간 이산의 아픔, 계속되는 군사적 충돌, 60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형 그대로 보존된 생태환경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과 영상물 등을 볼 수 있다.
2009년 8월 개관했으며 북핵 위기 속에서도 통일안보교육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오고 있다. 이곳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전후의 모습과 휴전협정으로 탄생한 휴전선의 역사적 의미, 이로 인해 나타난 동족간 이산의 아픔, 계속되는 군사적 충돌, 60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형 그대로 보존된 생태환경 등을 보여주는 전시물과 영상물 등을 볼 수 있다.
DMZ박물관 관람은 '축복받지 못한 탄생, DMZ', '냉전의 유산은 이어지다', '그러나 DMZ는 살아있다', '다시 꿈꾸는 땅, DMZ' 등 4개 부문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전시관, 영상관, 다목적센터, 야외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3층에는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를 주제로 방문객이 직접 통일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적어 평화나무에 걸 수 있도록 했다.
강원도 고성 최고의 관광지는 화진포다.
화진포호는 동해안 최대 규모의 천연 호수로 그 길이가 16km에 이르는 석호(潟湖)이다. 화진포호 주변에는 갈대와 해당화가 호숫가 모래밭에 빙 둘러져 있는데 이 해당화는 5월에 피어서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이승만 별장은 화진포 호수언덕에 있다. 6·25 전쟁 이후 수복한 이곳에 이승만 대통령은 별장을 지어놓고 프란체스카 여사와 낚시를 즐겼다고 한다. 화진포해수욕장 옆 해안 절벽의 소나무 숲 속에는 ‘화진포의 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김일성 별장이 있어 관련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그 아래 소나무 숲에는 부통령을 지낸 이기붕 별장이 있다.
화진포호는 동해안 최대 규모의 천연 호수로 그 길이가 16km에 이르는 석호(潟湖)이다. 화진포호 주변에는 갈대와 해당화가 호숫가 모래밭에 빙 둘러져 있는데 이 해당화는 5월에 피어서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이승만 별장은 화진포 호수언덕에 있다. 6·25 전쟁 이후 수복한 이곳에 이승만 대통령은 별장을 지어놓고 프란체스카 여사와 낚시를 즐겼다고 한다. 화진포해수욕장 옆 해안 절벽의 소나무 숲 속에는 ‘화진포의 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김일성 별장이 있어 관련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그 아래 소나무 숲에는 부통령을 지낸 이기붕 별장이 있다.
길과 송림을 사이에 두고 왼쪽으로는 화진포호수가, 오른쪽으로는 화진포해수욕장이 있는 화진포는 ‘남한과 북한’만큼이나 상반된 느낌을 준다. 왼편의 화진포호는 고니와 백로, 청둥오리들이 유영하는 고즈넉한 호수이고 오른편의 화진포해수욕장은 포효하는 듯 날선 파도가 바위를 깎아내 기암괴석으로 만드는 바다다. 화진포호 언덕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별장이 있다면 화진포해수욕장의 해안 언덕 위에는 김일성 별장이 자리 잡고 있다. 화진포호수는 박물관 진열장 안에 놓인 흑백사진처럼 소박하고 서정적 분위기인데 반해 화진포해수욕장은 우리 삶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전쟁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대조적인 인상을 남긴다.
고성은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르는 ‘해파랑길’의 끝이다. 해파랑길은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삼아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이다. 전체 10개 구간, 50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46~50코스가 고성에 걸쳐있다.
46코스는 정사항~청간정~천학정~능파대~삼포해변에 이르는 길로, 해변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소나무숲과 기암괴석의 절경에 빠져 들 수 있는 코스다. 47코스는 삼포해변~철새관망타워~가진항에 이르는 길이며, 전통민속마을인 왕곡마을과 송지호의 풍광,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49코스는 가진활어센터~역사안보전시관~화진포 해양박물관~대진등대~금강산콘도~명파초교에 이르는 길로 거진등대의 해맞이공원을 거쳐 역사안보 전시관, 화진포의성을 둘러보며 아픈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코스라 할 수 있다. 산과 호수 바다를 모두 체험하며 강원도 고성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특성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끝으로 50코스는 명파초교~제진검문소~DMZ박물관~통일전망대에 이르는 길로 가장 짧은 코스지만 민간인이 들어갈 수 있는 최북단이며 금강산의 끝자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지만 제진검문소부터 통일전망대까지는 도보 통행이 전면 금지되어 있으므로 49코스 말미에 있는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고를 한 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해파랑길의 끝이 고성이 아닌 유라시아까지 뻗어나갈 날을 기대해 본다.
46코스는 정사항~청간정~천학정~능파대~삼포해변에 이르는 길로, 해변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소나무숲과 기암괴석의 절경에 빠져 들 수 있는 코스다. 47코스는 삼포해변~철새관망타워~가진항에 이르는 길이며, 전통민속마을인 왕곡마을과 송지호의 풍광,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49코스는 가진활어센터~역사안보전시관~화진포 해양박물관~대진등대~금강산콘도~명파초교에 이르는 길로 거진등대의 해맞이공원을 거쳐 역사안보 전시관, 화진포의성을 둘러보며 아픈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코스라 할 수 있다. 산과 호수 바다를 모두 체험하며 강원도 고성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특성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끝으로 50코스는 명파초교~제진검문소~DMZ박물관~통일전망대에 이르는 길로 가장 짧은 코스지만 민간인이 들어갈 수 있는 최북단이며 금강산의 끝자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지만 제진검문소부터 통일전망대까지는 도보 통행이 전면 금지되어 있으므로 49코스 말미에 있는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고를 한 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해파랑길의 끝이 고성이 아닌 유라시아까지 뻗어나갈 날을 기대해 본다.
고성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명태와 물회, 순두부 그리고 막국수다. 특히 고성의 명태는 해양심층수와 해풍으로 말려 그 명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 고성에는 명태가 없다. ‘개도 물고 다녔다.’는 거진항 명태는 이제 ‘금태(金太)’가 되었다.
고성군의 물회는 가진항이 유명하다. 예로부터 뱃일 바쁜 어부들이 손쉽게 허기를 채우기 위해 혹은 요기삼아 먹었던 음식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가진항의 이름난 맛집 ‘가진 부부횟집(죽왕면 가진길 28)’에서는 오징어, 해삼, 가자미 등의 자연산 횟감 재료들에 각종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을 푼 칼칼한 국물을 얼음과 함께 부어 내온다.
화진포박포수가든(현내면 죽정리 298-5)에는 3대째 전통이 이어져온 동치미 막국수가 있다. 허름한 시골식당인데도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막국수를 시키면 돌돌 말린 메밀국수 위로 김과 깨가 뿌려져 있고 그 위에 빨간 양념장과 계란 반쪽이 얹어져 나온다. 이곳 막국수의 핵심은 막국수 위에 부어 먹을 수 있도록 따로 내온 동치미 육수 국물이다. 살얼음이 언 동치미의 알싸하고 담백한 국물은 막국수에 부어먹어도 그냥 마셔도 맛이 좋았다.
고성군의 물회는 가진항이 유명하다. 예로부터 뱃일 바쁜 어부들이 손쉽게 허기를 채우기 위해 혹은 요기삼아 먹었던 음식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가진항의 이름난 맛집 ‘가진 부부횟집(죽왕면 가진길 28)’에서는 오징어, 해삼, 가자미 등의 자연산 횟감 재료들에 각종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을 푼 칼칼한 국물을 얼음과 함께 부어 내온다.
화진포박포수가든(현내면 죽정리 298-5)에는 3대째 전통이 이어져온 동치미 막국수가 있다. 허름한 시골식당인데도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막국수를 시키면 돌돌 말린 메밀국수 위로 김과 깨가 뿌려져 있고 그 위에 빨간 양념장과 계란 반쪽이 얹어져 나온다. 이곳 막국수의 핵심은 막국수 위에 부어 먹을 수 있도록 따로 내온 동치미 육수 국물이다. 살얼음이 언 동치미의 알싸하고 담백한 국물은 막국수에 부어먹어도 그냥 마셔도 맛이 좋았다.
통일이 되기까지는 아직 준비와 기다림이 더 필요할 것 같다. 'DMZ의 60년째 봄'이 아니라 '통일 한국이 처음 맞는 봄'이 되는 날까지, 어부들이 러시아로 가버린 명태를 기다리듯, 해풍에 납작 엎드린 어린 풀이 봄볕을 기다리듯 고성은 아직 저 멀리 눈 쌓인 금강산을 넘어 북녘 땅을 바라보며 화해와 소통, 그리고 통일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모진 추위가 제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때가 되면 푸릇푸릇한 새싹이 돋고 고운 꽃이 피듯이, 우리나라에도 하루빨리 '통일'이라는 환한 봄소식이 찾아오길 바란다.
글.기자희 사진.나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