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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꿈꾸다 | 또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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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 올 한해도 감사했습니다!!”/ 샘 해밍턴

군대에서도 웃기는 ‘호주 형’, 샘 해밍턴
샘 해밍턴 이름 앞에는 유난히 ‘1호’란 형용사가 자주 붙는다. 리얼 군대체험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구멍 1호’란 닉네임이 생겼고,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형’이란 호칭이 어울리는 연예인으로도 1호일 것이다. 하지만 샘에게 가장 의미 있는 1호는 아마 ‘대한민국 1호 외국인 개그맨’이란 호칭이 아닐까 싶다. 곧잘 비교되는 미국 출신의 로버트 할리와 일본인 사유리가 있지만 개그맨이 아닌 방송인이다. 그에 반해 샘은 2005년 KBS ‘개그콘서트’ 특채로 데뷔해 처음부터 대중들을 은근히 웃겼다. 샘이 제대로 사람들을 ‘빵빵’ 터트린 것은 분명 ‘진짜 사나이’부터다.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듯 어린 시절 총싸움을 하며 군대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는 샘. 이제와 고백컨대 대한민국 군대를 너무 만만히 봤단다.

“주말예능인데다 한 달에 한 주 정도만 촬영하면 된다고 하니까 큰 부담이 없었어요. 원래 남자들은 군인에 대해 로망이 있지 않나요? 더욱이 호주는 모병제니까 평소에 군대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거든요.”

물론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술자리 마다 빠지지 않는 군대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것은 아니다. “사실 술 마시면서 군대 이야기들 하는데 나만 무슨 소리인지 모르니까. 해보면 재밌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었어요.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란 생각을 수십 번은 한 것 같아요.”
군대가 즐거운 이유, PX와 전우애
하지만 어려운 군대 용어가 익숙해지고, 촬영을 시작하면 24시간 내내 서로 부대끼는 출연자들과 정이 들수록 힘든 것보다 즐거움과 보람이 크다. 특히 찐한 전우애는 사회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우애만큼이나 샘을 군대 예찬론자로 만든 것은 바로 군대음식이다. PX가 ‘천국’이라고 단언하는 그의 폭풍 먹방(먹는 방송)은 남녀노소, 만인의 침샘을 공평하게 자극할 만큼 강력하다.

먹방을 포함해 샘의 좌충우돌 군대 적응기가 이처럼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브라운관 속 그는 엉뚱하고, 재밌다.
영화 ‘쿵푸 팬더’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친근한 외모에 반듯하고 솔직한 성격도 인기의 한 몫을 단단히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호주형’ 너무 열심히 한다. 나는 외국인이라 못한다 손사래를 치기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한다. 물론 그 도전이 모두 성공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무엇 하나 대충 하는 법 없는 진지하고 솔질한 것은 샘의 본성이다.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샘을 설명하는 수식어 중 하나를 더 보태자면 ‘한국사람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외국인이란 점이다. 대선 당시 자신에게 투표권이 없다는 사실에 속상함을 토로했고, 현충일에는 순국선열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독도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한다. 주변의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 샘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방식은 이렇듯 진지하다.

“한국에서 11년을 살았으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게 되잖아요. 처음에는 외국인이니까 말을 할 때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잘못됐다고 느끼면 가끔 참지 못하고 SNS에 쓸때가 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반응이 민감해서 신중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군대를 회피하는 한국남자들에게 “내 나라를 내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냐?”고 반문하는 샘에게 통일에 대해 물었다.
“정치적인 부분은 모르겠지만 통일 자체만 두고 본다면 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군에 입대한다면 아마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게 가장 슬플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들과 몇 십 년 동안 못 만난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잖아요. 또 이제는 군대가 재밌어졌지만 군 생활을 힘겹게 하는 전우들을 보면 통일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돼요”

2013년, 정말 행복했습니다
‘대세’란 말이 부담스럽다는 샘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자신답게 즐겁게 일하고 싶단다. “바쁘기도 해서 사실 인기를 엄청 실감하지는 못해요. 그래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행복하죠. 다른 건 모르겠고, 그저 지금처럼 후회 없이 살고 싶어요. 영화나 MC 등 다른 분야에도 진출하고 싶고, 지금까지 샘과 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샘은 올 한해 대한민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 역시 올 한해 행복했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글. 권혜리 / 사진. 연합뉴스,진짜사나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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