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선생님이 비염이 좀 있다면서, 건강해지려면 채소를 많이 먹고 단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은 될 수 있으면 먹지 말라고 하셨어.” “내 눈 시력은 0.7이래, 0.7이면 괜찮대.”
탤런트가 꿈이라는 영신이(가명)와 간호사가 꿈인 진옥이(가명)는 각각 2년, 3년 전 한국에 왔고 현재 6학년이다. 영신이와 진옥이는 오늘 친구들과의 ‘병원나들이’가 마냥 즐겁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료봉사단(단장 : 김철수 H+양지병원 이사장)은 지난 10월 10일 H+양지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삼정학교(구로구 구로동 소재) 재학생과 교사 50여 명을 대상으로 의료검진 봉사를 실시하고 구급약상자를 전달했다.

삼정학교 학생들은 이날 엑스레이 촬영 등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마친 뒤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방과, 치과, 안과 등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특히 각 학교에서 진행됐던 1~2차 때와 달리 종합병원에서 실시돼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검진을 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평통 현경대 수석부의장도 참석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청소년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철수 의료봉사단장은 “삼정학교를 방문해보니 건강검진을 하기에 환경이 좋지 않아 병원버스를 이용, 저희 병원에서 검사하도록 했다”며 “질병이 발견되면 정밀검사를 해서 이 학생들이 병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도록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대부분의 탈북청소년 대안학교가 환경이 열악하고 장소도 좁기 때문에, 멀지 않은 곳이라면 앞으로 병원에 직접 데려와 검진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영진 자문위원(경희궁의봄 한의원장)은 어디가 아픈지 잘 모르겠다는 학생에게 “정말 안 아파요? 사소한 거라도 있으면 말해보세요”라고 물었고 학생은 “오늘 주사를 맞아서 여기가 아파요”라며 장난스럽게 팔을 내민다. 윤영진 위원은 “감기기운이 빨리 떨어지려면 녹황색 이파리채소를 많이 먹으라”고 조언해주었다.

정형외과 진료를 맡은 양지병원 윤형조 과장은 “남한에 와서 잘 먹는다고는 하지만 한국 애들보다는 키가 좀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 번의 진료활동에 모두 참여한 한 원무과 간호사는 “환절기라서 그런지 기침을 많이 해서 시럽을 많이 줬고, 저번과 마찬가지로 왜소한 애들이 많아서 영양제를 나눠줬다”고 전했다. 치과 치료를 도운 문정미 간호사는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충치가 많았고, 치아 표면에 플러그들이 많이 묻어있는 걸로 보아 올바른 칫솔질 교육도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삼정학교 채경희 교장은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하고 성장발육이 원활치 않아 잔병치레가 많다보니 평소 아이 건강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의 호응이 좋았다”며 민주평통 의료봉사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구급약품이 응급상황, 비상상황에서 애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며 기뻐했다.

<글. 기자희 / 사진. 나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