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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낼 ‘장마당세대’ 조미영(국민통일방송 라디오진행자)

‘장마당세대’를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시장세대’가 되겠다. 말 그대로 시장이 먹여 키운, 시장이 모든 것이라 생각하는 지금 북한의 2030세대를 칭하는 표현이다. 먼저 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한 가락을 소개하려고 한다.

목에다 두른 것을 빨간 돈가방 / 등에다 배낭을 메고서 마당으로 나간다. / 
장하다 그의 이름 장사꾼 장사꾼 장사꾼 / 온가족이 모두다 칭찬한다. 우리의 어머니

개사된 이 노래의 원곡은 ‘우리는 아동단’이다. 원곡에서 목에다 두른 것은 ‘혁명선열의 피가 물든 빨간 넥타이’고 등에 짐을 지고 훈련을 떠나는 장한 그의 이름은 ‘아동단’이다. 하지만 노래는 ‘장사꾼’으로 개사되고 북한사람이라면 대부분이 알 정도로 많이 불리고 있다. 당시엔 별 의미 없이 신나게 불렀지만, 지금 보니 북한 장마당세대의 모습이 잘 반영된 곡인 듯싶다.

체제 충성도 희박하고 돈 중시… 발육부진 심각

장마당세대의 특징을 몇 가지로 나누면 우상화 세뇌교육이 전 세대에 비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체제에 대한 충성도도 희박하다. 또한 뭐니뭐니해도 ‘머니’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고, 외부 영상물이나 휴대전화 사용으로 외부의 소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개인주의적 성향도 강하다고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발육부진이 심각하다.

최근 탈북하는 청년들의 얘기에 따르면 군대에서 남자 키 168cm정 도면 딱 좋은 키로 알아준다고 한다. 북한의 배급망이 붕괴된 199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밥을 먹어야 할 시기에 풀과 죽으로 끼니를 때웠다. 만성적인 영양부족을 겪으며 자란 이들은 성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키와 북한식 표현으로 ‘광대뼈는 전진하고 눈은 후진’하는 얼굴형을 갖게 됐다. 이제 남북은 한민족이라고 부르기에는 외모에서 부터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북한에 등장한 민간 산업 거리 판매대배고픔이 늘 몸에 배어있던 이들에게 김 씨 일가 우상화나 체제선전 교육 따위는 먹혀들지 않았다. 요즘 한국에 들어오는 탈북청년 중에는 고등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임에도 이곳에서 초등학교 검정고시부터 준비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북한에서 좀 살만한 집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예전 같으면 학교에 안 나오는 아이가 있을 경우 학급친구들이 데리러 다니기도 하고 선생님까지 집을 방문하는 조직생활망이 철저했지만 지금은 선생님에게 뇌물만 좀 주면 집까지 찾아오는 일은 없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장사하고 돈 버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장마당세대는 ‘규범이나 통제마저 돈이면 모두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반사회주의적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국가가 주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사회주의 체제는 배급의 붕괴로 법질서의 무력화 교권붕괴 등 여러 가지 준법이라는 개념들이 무의미해져 가고 있는 듯하다.

고위 간부보다는 무역회사 선호, 개인주의 성향 강해

북한은 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을 도로건설, 농촌지원, 유적지 건설 등 ‘돌격대’라 불리는 어렵고 힘든 부분으로 보내고 있다. 예전 부모님 세대들은 당과 수령을 위해서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다짐으로 이런 곳에 자원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이런 일은 거의 보기 어렵다고 한다. 돌격대에 나가더라도 당원이 될 수 있을지, 이 과정을 거쳐 내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 철저하게 계산해서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돌격대현장에서도 힘들면 나중에 처벌받을 일을 생각지 않고 도망쳐버리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 ​북한 청년들이 건강식품을 홍보하며 판매하고 있다. ▲ ​북한의 농촌 청년들

북한의 유학생들을 가까이에서 알고 지낸 지인에 따르면 이들 또한 학교를 졸업하면 영사관이나 북한체제의 고위급 간부가 될 수 있음에도 대부분이 돈을 벌 수 있는 무역회사 쪽을 훨씬 더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가족 중에 한 명은 꼭 인질로 북한에 두는 시스템 때문에, 자신이 졸업하고 북한으로 돌아가야 다른 가족이 해외에서 근무하거나 공부할 수 있게 되는데도, 가능하면 중국에 계속 남아서 일을 하려 한다는 거다. 요즘 장마당세대의 개인주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장마당 통해 초기단계 자본주의 경험… 외부 문화 동경

▲ ​북한 평양시 락랑구역에 있는 통일거리시장의 내부또한 우물 속 개구리처럼 체제의 선전만을 보고 들었던 기존세대와 달리 이들은 요즘 알판(CD)이나 USB에 담긴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음악들이 많이 들어가면서 외부정보를 접하는 것이 어느 정도 용이해졌고, 이로 인해 당국의 선전과 자신들이 듣고 보고 한 것을 비교해가며 걸러내는 것들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요즘 탈북청년들 중에는 한국의 영상물을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외부의 문물을 접하고 한국에 들어오는 탈북청년들의 경우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나 적응도에 있어 빠르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마당세대’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지금 북한 젊은이들을 구분하고 특정 짓는 표현으로 만들어낸 것이고, 정작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장마당세대라는 이름을 만들어 붙일 만큼 북한의 청년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장마당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자본주의 초기단계를 경험하고 외부 문화를 동경하고 외부정보를 갈망하는 이들이 북한체제의 변화까지는 아직 이르더라도 북한사회의 다양한 변화들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사진.연합뉴스>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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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전체 기사 보기 기사발행 : 2016-08-16 / 제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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