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고문으로 인해 옥 중 숨을 거둘 당시 유관순 열사의 나이가 겨우 18살 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서대문 감옥 수형자 기록표에 남은 사진 속 앳된 얼굴은 17살 쯤 일 것이다. 젖살도 채 빠지지 않은 어린 얼굴이지만 다부진 입매며 형형한 눈빛이 열사의 단호한 의지를 대변하는 듯 보인다. 그런가 하면 1929년에 촬영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사진 속 표정은 시니컬해 보인다. 1130번의 선명한 수감번호가 아니었다면 수감자용 기록사진임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냉소적이고 대쪽 같은 평소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난 얼굴이다.
같은 사진을 보더라도 혹자는 유관순 열사의 굳은 얼굴에서 긴장감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한용운 선생의 삐뚜름한 비웃음이 일제를 향한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은 역사의 기록인 동시에 증인이다. 때론 잊고 싶은 통한의 기억일 때도 있고, 숨기고 싶은 비밀이나 촌스럽고 서툰 과거의 모습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의 우리 역시, 과거의 그 모습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같은 사진을 보더라도 혹자는 유관순 열사의 굳은 얼굴에서 긴장감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한용운 선생의 삐뚜름한 비웃음이 일제를 향한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은 역사의 기록인 동시에 증인이다. 때론 잊고 싶은 통한의 기억일 때도 있고, 숨기고 싶은 비밀이나 촌스럽고 서툰 과거의 모습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의 우리 역시, 과거의 그 모습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1883년 국내에 사진술이 도입 된 이래 1920 ~30년 사진이 대중화 된 후 사진관에서 촬영된 초상사진들. 그리고 일제강점기 타자화 된 조선인들의 초상 등 600여 점의 초상사진들을 소개하는 ‘2013 서울사진축제’가 무료로 전시된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을 중심으로 서울시청사 내 시민청, 북촌 일대와 서울시내 공·시립 미술관 및 갤러리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진행되는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이다. 또 주제에 걸맞게 시대를 ‘사람’들의 얼굴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을 중심으로 서울시청사 내 시민청, 북촌 일대와 서울시내 공·시립 미술관 및 갤러리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진행되는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이다. 또 주제에 걸맞게 시대를 ‘사람’들의 얼굴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각각 ‘시대의 초상’과 ‘초상의 시대’란 주제를 단 본 전시와 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제보한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결혼식 사진, 100여 점으로 꾸며진 특별전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인사들의 수형기록표, 일제강점기 위안부들의 모습을 남긴 차진현의 ‘108인의 초상’, 한국전쟁의 상흔을 발견할 수 있는 송승현의 ‘삶의 역사’, 1970년대 민중의 삶을 담은 육명심의 ‘백민’ 등은 눈여겨 볼만 한 작품들이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서울시청사 로비
2013년 12월 1일까지(평일 10:00~22:00, 주말 및 공휴일 10:00~18:00 단 매주 월요일 휴관)
070-8240-9902
http://www.seoulphotofestival.com/2013/
2013년 12월 1일까지(평일 10:00~22:00, 주말 및 공휴일 10:00~18:00 단 매주 월요일 휴관)
070-8240-9902
http://www.seoulphotofestival.com/2013/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 선생이 기거했던 경교장(京橋蔣)에 한 방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민족의 지도자가 그렇게 눈을 감았던 날 이방의 사진가는 김구 선생이 눈을 감았던 방에서 창 너머를 바라본 사진 한 장을 남긴다. 경교장 앞뜰, 지도자를 잃은 채 오열하는 민중들과 빗나간 총탄이 남긴 선명한 유리창의 흔적을 담아 낸 이 사진에는 ‘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란 제목이 달렸다. 사진작가 칼 마이던스의 이 작품은 당대 최고의 포토 매거진 ‘라이프’(LIFE)에 실려 세계에 소개됐다.
이 역사의 현장을 포함해 한국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아폴로 11호 등 전 세계 근현대사의 굵직한 기록들은 물론 일상에서 찾아낸 희망의 순간까지 삶의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사진을 통해 풀어 낸 ‘라이프 사진전’이 국내에서는 36년 만에 전시된다. ‘20세기 최고의 기록’이라 평가받는 ‘라이프’는 시사 주간지 ‘타임’과 경제지 ‘포춘’을 창간한 미국의 잡지왕 헨리 루스가 ‘인생을 보기 위해, 세상을 보기 위해’라는 모토로 창간한 사진매거진으로 주간 1300만 부가 팔릴 만큼 70여 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인터넷을 통해 900만 건의 방대한 사진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에 국내에 전시된 작품들은 그 중 130만 점이다.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이란 주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한국전쟁을 비롯한 한국 관련 사진들이 다수 포함돼 격변기의 한국과 그 시절을 지켜 본 낯선 이방인들의 시선을 통해 과거는 물론 현재로 이어지고 있는 남북한 분단문제 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등 세계적인 명성의 종군기자 등이 담아낸 사진들은 단순히 역사의 기록 이상의 다양한 시선과 철학을 가지고 삶을 이야기 한다.
이 역사의 현장을 포함해 한국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아폴로 11호 등 전 세계 근현대사의 굵직한 기록들은 물론 일상에서 찾아낸 희망의 순간까지 삶의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사진을 통해 풀어 낸 ‘라이프 사진전’이 국내에서는 36년 만에 전시된다. ‘20세기 최고의 기록’이라 평가받는 ‘라이프’는 시사 주간지 ‘타임’과 경제지 ‘포춘’을 창간한 미국의 잡지왕 헨리 루스가 ‘인생을 보기 위해, 세상을 보기 위해’라는 모토로 창간한 사진매거진으로 주간 1300만 부가 팔릴 만큼 70여 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인터넷을 통해 900만 건의 방대한 사진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에 국내에 전시된 작품들은 그 중 130만 점이다.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이란 주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한국전쟁을 비롯한 한국 관련 사진들이 다수 포함돼 격변기의 한국과 그 시절을 지켜 본 낯선 이방인들의 시선을 통해 과거는 물론 현재로 이어지고 있는 남북한 분단문제 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등 세계적인 명성의 종군기자 등이 담아낸 사진들은 단순히 역사의 기록 이상의 다양한 시선과 철학을 가지고 삶을 이야기 한다.
이번 전시는 크게 ‘PEOPLE’, ‘MOMENT’, ‘IT'S LIFE’ 총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 구성됐다. ‘PEOPLE’에서는 2차 세계대전의 숙적, 윈스턴 처칠과 아돌프 히틀러, 대중을 이끌었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와 체 게바라 등을 경쟁자 혹은 협력자나 동반자의 시선으로 비교해 볼 수 있으며 백범 김구 선생의 서거 장면을 담은 사진 역시 볼 수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냉전시대와 우주개발, 핵무기 등 역사적인 순간을 한 컷에 담아낸 작품들은 ‘MOMENT’에서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의 전승기념일, 거리로 나온 사람들과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해병이 지나가는 간호사에게 격렬한 키스를 퍼붓는 ‘해병의 키스’는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일상의 풍경 속에서 발견한 삶의 희망들을 담은 작품들은 ‘IT'S LIFE’ 섹션에서 볼 수 있다.
<글. 권혜리 / 사진. 서울시, 라이프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