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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말하다 │ 포커스 ②

제16기 민주평통 자문위원의 
통일준비 노력과 역할  안 득 기 연구위원 (국가안보전략연구소)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전세계 카톨릭 종교의 수장으로서의 사목 방문이지만 우리 나라를 방문했던 역대 어떤 국가 원수의 국빈 방문보다 전 국민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시기가 광복절과 겹치는 까닭에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와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교황의 메시지에 더더욱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교황은 4박 5일 총 100시간 동안 한국에 체류하면서 많은 행사에 참여하였고 그때마다 민족의 분단과 평화적 통일, 화해와 협력에 대한 조언과 기도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향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중 첫 번째 메시지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과 기원이었다. 교황이 전하는 평화는 한국이 겪었던 식민지의 참상과 6.25 전쟁의 상흔을 의연하게 딛고 일어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깊은 인상과 이를 통해 동아시아와 나아가 전세계에 평화의 절실한 대의를 구현하는 모범으로서의 한반도의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교황은 방한 직후 평화를 정의와 일치와 같은 맥락에서 불멸의 희망이자 인류의 목표로 상정하고 한국과 한국인들이 과거에도 그러하듯 현재와 미래에도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전파해줄 것을 희망하였다. 교황은 청와대를 방문하여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 등 공식 행사를 통해 그가 전하고자하는 평화의 메시지는 평화란 단순히 전쟁이 없는 그런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의 산물이라는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남북관계를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형제관계에 비유하면서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화해를 이룰 수 있겠는가를 반문하면서 북녘 형제들과의 화해를 위한 우리들의 열린 마음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화해의 기본은 상대방을 받아들이되 단순히 그들의 말만 듣고 대응하는게 아니라 전해오는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게 우선이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교황의 두 번째 메시지는 화해와 용서에 대한 소신과 포용적인 입장 및 방식에 대한 것이다. 남북이 분단되고 갈등하는 상황에서 화해란 궁극적인 목적에 대한 희망이자 현실 문제를 풀어가는 가장 현명하고 적실성 있는 대안임을 강조하였다. 교황은 방한 기간 중 많은 행사에서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면서 지난 60년 이상 한민족이 겪어온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회고할 때 용서와 화해만큼 소중하고 지혜로운 해법은 찾을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짧은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명동성당에서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용서와 화해에 대해 죄지은 형제에게 일흔에 일곱법이라도 용서하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용서를 통한 화해에 관한 그의 소신을 다시 한번 피력하였다.

남북관계를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형제관계에 비유하면서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화해를 이룰 수 있겠는가를 반문하고 북녘 형제들과의 화해를 위한 우리들의 열린 마음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화해의 기본은 상대방을 받아들이되 단순히 그들의 말만 듣고 대응하는게 아니라 전해오는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게 우선이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 및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중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분단과 갈등의 상처를 위로하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희망과 염원을 피부로 느끼면서 남북통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였다. 교황은 남북분단이야말로 성서에도 무수히 언급되어있는 형제들 사이의 아픔이며 한국인들이 이를 극복하고 평화 통일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고무적인 희망을 남겨주었다. 교황은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자들과의 대화에서 한반도의 분단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상기하면서 남북의 형제들이 다시 하나로 합치게 되기를 기원하였다.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그런 경쟁의 승패를 논하기보다 하나의 형제로서 하나의 가족을 재구성하는 자세로서의 통일방식을 제시하였다. 성서의 내용에서도 그러하듯이 갈라진 형제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 같은 전통을 향유한다면 이는 어머니가 같다는 의미에서 통일에 대한 희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인들을 위로하고 고무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그의 사목적 방문이 경색된 한반도 정세에 가져올 새로운 파장과 긍정적 효과에 대하여 국내외에서 많은 기대들이 있었다. 과거 동서냉전시기 공산권이었던 폴란드 출신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적극적인 대공산권 행보에 비추어 마지막 냉전의 현장인 한반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획기적인 대북 메시지와 남북갈등을 풀어낼 전향적인 해법에 대해 보수와 진보 양측에서도 각기 기대가 컸음도 사실이다.

교황이 남긴 평화와 용서, 화해와 통일을 향한 원론적이고 단순한 메시지는 오히려 현실의 갈등을 극복하고 미래의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와 한반도 주변국가 모두에게 긴 울림으로 남을 것이며 먼 훗날 한반도에서의 진정한 평화 통일을 향한 새로운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황의 방문 시기가 광복 69주년 기념일과 겹칠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지로 구성된 통일준비위원회가 출범하고 9월에 있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었기에 더더욱 관심을 모았으나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교황은 방한 기간 중 남북한의 정치적 실상이나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 당국에 대해서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나아가 북한의 종교탄압 그 자체에 대해서조차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교황은 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공식 면담에서 북핵문제의 해결과 핵없는 통일 한반도를 이룩하겠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그의 방한 목적을 사목적 방문에 한정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혹자는 북한 정권이나 지도자는 물론 북한의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체제 하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의 고통에 대해 침묵했다는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교황이 남긴 평화와 용서, 화해와 통일을 향한 원론적이고 단순한 메시지는 오히려 현실의 갈등을 극복하고 미래의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와 한반도 주변국가 모두에게 긴 울림으로 남을 것이며 먼 훗날 한반도에서의 진정한 평화 통일을 향한 새로운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아시아청소년대회를 축하하고 124인의 한국인 순교자들의 시복식을 주관하는 사목적 방문이 주 목적이었다. 따라서 그의 행보와 메시지는 원론적이고 추상적이며 미래지향적이자 사목적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종교를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 독재체제에 대해 누구보다 분개했을 분은 전 세계 카톨릭의 수장인 교황이었을 것이다. 아시아의 등불이자 전 세계 평화의 대의요 희망인 한국인들이 분단과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누구보다 절절히 가슴아파했을 분도 교황이었을 것이다. 이같은 교황의 행보와 메시지의 행간을 이해한다면 그가 남긴 평화와 용서, 화해와 통일을 향한 원론적이고 단순한 메시지는 오히려 현실의 갈등을 극복하고 미래의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와 한반도 주변국가 모두에게 긴 울림으로 남을 것이며 먼 훗날 한반도에서의 진정한 평화 통일을 향한 새로운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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