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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말하다│포커스②

남북간 '작은 통로' 만들어내는 인천아시안게임 성기영 연구위원(통일연구원)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이 성대한 막을 올렸다. 10월 4일까지 계속되는 아시안게임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이유는 한국팀의 금메달 숫자도, 신기록 여부도 아니다. 바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이 대규모로 참가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14개 종목 150명의 선수를 포함해 모두 352명의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대표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는 실로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대표단 참가 방식과 비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한 실무 협의는 반나절 만에 결렬되었고 북한은 ‘회담 파탄’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며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결국 인천아시안게임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했던 북한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이 문서협의 방식을 제안하고 우리 측이 이를 수용해 후속협의를 진행함으로써 가까스로 북한 선수단 참가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북한이 당초 제안했던, 선수단과 응원단 포함 700명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참가단을 파견한다는 계획은 대폭 축소되었다. 관심을 모았던 응원단 참가 역시 무산되었다. 남측은 국제관례를 앞세웠지만 북측은 이를 수용하려 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남북간 비난전과 신경전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에 참석,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그리고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해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북한의 여성응원단은 대회의 최대 흥행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 응원단 구성과 훈련과정의 이야기가 간헐적으로 전해지면서 정치적 선동이라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언론과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일단 빼어난 미모와 화려한 율동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 응원단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오죽하면 집권여당의 대표조차 응원단 무산을 놓고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고 나섰을까. 이쯤 되면 북한의 여성응원단이 남북간에 공통의 화젯거리를 만들어 심정적 거리를 좁히고 긴장완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만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응원단 참가가 무산되고 이에 따라 대회 흥행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고 해서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가 남북관계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지난 5~6년간 꽉 막혀왔던 남북관계가 다소 해빙 조짐을 보이는 시기에 대규모 스포츠 교류가 진행된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남북간에 작은 통로를 열어가는 대단히 바람직한 소통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군사적 대치와 정치적 대결구도처럼 일조일석에 극복하기 어려운 분단의 질곡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적 교류를 통해 남북간 동질성을 확인하고 신뢰의 초석을 쌓는 일이야말로 남북간에 작은 통로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가 차지하는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드레스덴 구상과 8·15 경축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드레스덴 구상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민족동질성 회복, 북한 주민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등을 제안했다. 또 8.15 경축사에서는 남북관계의 회복을 위해 이른바 ‘작은 통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과 북이 실천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부터 열어가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가며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하나로 융합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남북간에 작은 통로를 열어가는 대단히 바람직한 소통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군사적 대치와 정치적 대결구도처럼 일조일석에 극복하기 어려운 분단의 질곡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적 교류를 통해 남북간 동질성을 확인하고 신뢰의 초석을 쌓는 일이야말로 남북간에 작은 통로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가 차지하는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천아시안게임 우리는 2.5그램의 탁구공이 ‘핑퐁외교’를 통해 미·중관계를 정상화시키며 거대한 냉전의 장벽을 허물어뜨렸던 장면을 기억한다. 또 우리는 사상 최초로 월드컵에 진출한 조국의 국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내전 중단을 호소했던 아프리카 코트디브와르의 축구영웅 디디에 드로그바의 눈물어린 호소가 휴전으로 이어졌던 기적같은 사건도 기억한다.

스포츠의 기적은 남북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렸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세계 최강 중국을 꺾는 감동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입장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남북한은 물론 세계인으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남북간에 열리는 작은 통로는 교류협력을 증진시키는 소통의 창구로 활용될 것이다. 이러한 소통의 창구가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라는 통일정책 방법론을 실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나아가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는 통일친화적 사회 건설과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이라는 긴 여정으로 나아가는 데에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북한입촌식에서 이에리사 선수촌장(앞줄 왼쪽 여섯번 째)과 북한 선수단장 김병식 체육성 부상(앞줄 왼쪽 일곱번 째)을 비롯한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한 또는 북한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행사에 상대방이 참석해 교류의 기회를 늘이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평양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역도 선수권대회에 참석한 한국 선수단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태극기를 앞세워 입장한 것도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처럼 남북간에 스포츠를 통한 교류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양측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통로는 이에 정비례하여 늘어나게 될 것이다.

남북간에 열리는 작은 통로는 교류협력을 증진시키는 소통의 창구로 활용될 것이다. 이러한 소통의 창구가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라는 통일정책 방법론을 실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나아가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는 통일친화적 사회 건설과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이라는 긴 여정으로 나아가는 데에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가 스포츠를 통해 개방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 영국의 유력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평가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가 국제사회로부터 다시 한 번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제공 : 청와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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