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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말하다│Today남북

북한 학생들의 가을학기 풍경 글. 김동식(국가안보전략연구소/북한학박사)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 오곡이 무르익는 풍요로운 계절 가을이 왔다. 어른들에게 가을이 여행의 계절이라면, 아이들에게 가을은 소풍과 운동회의 계절이다. 한국에 사는 우리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아이들은 가을이 되면 소풍도 가고 운동회도 한다. 그리고 북한 아이들의 소풍이나 운동회도 우리 아이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북한 아이들의 가을 소풍과 운동회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소풍과 '원족'

북한에서는 ‘소풍’이라는 용어 대신 옛날부터 쓰던 ‘원족(遠足)’이라는 표현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의 소풍은 ‘원족’이라는 말 그대로 먼 곳까지 걸어가서 놀고 오는 것을 의미한다. 평양은 지하철이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잠깐이라도 이동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걸어서 다녀오는 것이 원족이다. 도시 아이들의 경우에는 가까운 공원이나 유원지로 가고, 시골의 아이들은 산이나 강기슭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이들은 당일 아침 학교에 모여 반별로 줄을 지어서 소풍장소로 이동한다. 소풍 장소에 도착하면 대체로 점심식사 시간이 된다. 그러면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고 본격적인 행사를 시작한다. 북한아이들 우리 아이들도 그렇지만, 북한 아이들도 소풍갈 때 반드시 가지고 가는 것이 도시락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엄마가 며칠 전부터 준비해서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도시락을 가지고 가는데, 반장 등 몇몇 아이들은 담임선생님 도시락도 싸간다. 어떤 아이들은 담임선생님을 위해 술과 안주까지 준비해오는 경우도 있다. 담임선생님의 권한이 막강한 북한에서 소풍이나 운동회는 담임선생님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북한에도 있는 보물찾기와 손수건 돌리기

북한에서 아이들이 소풍가서 가장 많이 하는 것, 그리고 가장 인기 있고 기대하는 것이 보물찾기 놀이다. 먼저 선생님들이 노트나 연필 등 문구용품, 축구공이나 탁구라켓 같은 스포츠용품 등을 메모한 쪽지를 당일 아침이나 전날에 미리 가서 바위틈이나 나무껍질 등에 숨겨놓은 후에, 아이들에게 정해진 시간 내에 그것을 찾아오게 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모두 모이게 한 다음 아이들이 찾아온 쪽지에 적혀있는 대로 물건을 선물로 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손수건 돌리기’라는 술래잡기 놀이도 많이 하는데, 방법은 이렇다. 먼저 선생님을 포함해 30~40여 명이 원을 지어 둘러앉은 다음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르고, 술래로 선정된 아이는 아이들의 등 뒤로 손수건을 가지고 뛰어서 돈다. 그러다가 앉아서 노래 부르는 다른 아이의 뒤에 손수건을 몰래 놓고 한 바퀴를 뛰어 돌아와 손수건이 등 뒤에 놓여있는지 모르고 노래 부르는 아이의 등을 가볍게 친다. 그러면 지목된 아이는 일어나 노래를 하거나 다른 아이들이 시키는 것을 해야 한다.

이밖에도 알아맞히기(퀴즈) 경연이나 팔씨름이나 닭싸움과 같은 간단한 운동, 그리고 노래ㆍ춤 등 장기자랑도 빠질 수 없는 가을소풍의 단골메뉴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것은 남이나 북이나 똑같기 때문이다.
손수건 돌리기

운동회는 또 하나의 사상교육 현장

운동회 역시 북한 학생들의 가을 행사 중 하나이다. 북한 학교에서도 운동회 때 전체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두 팀으로 나누는 것까지는 우리와 같은데, 팀 명칭을 정하는 것만은 다르다. 우리는 보통 ‘청팀’과 ‘백팀’ 등으로 팀 명칭을 정하는데, 북한에서는 ‘백두산’과 ‘왕재산’ 1)또는 ‘압록강’과 ‘두만강’ 등으로 팀 명칭을 붙인다. 운동회 때 팀 명칭을 붙이는 것부터 김 부자 혁명역사와 연결시켜 우상화교육에 활용하는 셈이다. 운동회 북한 학생들이 운동회 때 하는 종목은 한국과 거의 유사하다. 100m 달리기와 계주 등 각종 육상종목, 축구ㆍ배구ㆍ농구 등 구기 종목, 줄 당기기(줄다리기), 두 사람이 다리 묶고 달리기 등이 그것이다. 참고로 북한에는 족구가 없다. 그밖에 공 4~5개 안고 달리기, 어린 아이들이 5m정도 높이에 매달린 바구니에 오재미(천으로 된 아이들 주먹크기 만한 주머니에 모래를 넣고 꿰맨 것) 많이 넣기 등도 한다. ‘미국× 때리기(천으로 눈을 가린 상태에서 막대기로 10~20m 정도 앞에 있는 허수아비 형태의 미군 모형을 때리고 돌아오는 릴레이 게임)’는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북한 아이들의 놀이 종목 가운데 하나다. 놀이를 통해서도 반미적개심을 고취시키려는 북한당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북한당국이 운동회까지 사상교육의 장으로 이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우리 아이들이나 북한 아이들의 기본적인 가을놀이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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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왕재산 : 북한 함북에 위치한 산으로 70년대부터 혁명 전적지로 개발

<사진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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