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가올 통일시대를 준비해 나가기 위해 ‘통일맞이 하나-다섯운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3월 21일 민주평통과 경찰청은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민주평통 각 지역협의회와 일선 경찰서에서도 MOU를 속속 체결했다. 양 기관간 활발한 협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을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경기 의정부시협의회는 지난 4월부터 의정부경찰서와 MOU(업무협약)에 대해 논의했지만 지방선거, 세월호 사건 등으로 인해 7월에야 이를 체결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4월 이후 양 기관 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이 있었고, 6월 27일에는 경찰의 추천을 받아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꿈학교' 학생과 함께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난타공연을 관람했다. 또한 '탈북청소년과 함께 하는 통일이야기', '임진각 헤이리 일대 탐방' 등의 행사도 경찰서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의정부협의회 진숙 행정실장은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매년 하고 있지만 신변노출 문제로 참여가 저조했는데, 경찰서에서 안내를 잘해준 덕분에 북한이탈주민들이 보다 많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의정부협의회는 앞으로도 경찰서와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의정부경찰서 보안계 상부식 계장]
“지난 2월 보안계에 부임해서 업무를 해보니 생각보다 의정부에 거주하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굉장히 많은 반면, 생활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렵게 남한에 오신 이 분들을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해드릴 지 고민을 하던 차에,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꿈학교’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평소 탈북청소년들에게 문화체험의 기회가 적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마침 민주평통의정부협의회의 도움으로 학생들이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의정부는 공장이나 기업단지가 아니라 주거지역이다보니 일자리가 적어 많은 북한이탈주민분들이 외지에 나가있어요. 그래도 이러한 지원활동을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이 의정부시에 정착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양천구에는 1,20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어 서울 내 최대 거주지라고 할 수 있다. 민주평통 양천구협의회와 양천경찰서는 지난 6월 25일 MOU를 체결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양천구협의회 주관으로 중추절 합동차례(9.5)를 지내거나 무료진료(9.8~10)를 실시할 때 경찰에서 직접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동행해서 안전을 책임져 준 덕분에 더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서울 양천경찰서 보안과 박종근 경위]
“9월 8일부터 3일간 관내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민주평통과 함께 의료지원사업을 했는데 전 직원이 1,200~1,300명에 이르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안내를 했습니다. 저도 현장에 나갔었는데 많은 분들이 무료진료를 받으러 오셨고, 당시 참석하지 못한 분들은 지금이라도 검진을 받을 수 없냐고 물어보시는 등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사실, 경찰서에서는 따로 예산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신변보호 차원 이외의 활동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민주평통과 협약을 맺어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울 수 있게 돼 기쁩니다. MOU를 맺기 전에는 민주평통에서 자체적으로 이런 활동을 했지만, 북한이탈주민 추천, 안내, 신변 안전을 위한 현장 인솔 등 경찰의 역할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민주평통과 함께 탈북청소년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사업과 취업지원 분야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을 더 많이 도왔으면 합니다. 지금도 양천구협의회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주민들이 있다보니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며, 현장에서 보면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업 문제도 무엇보다 정말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민주평통 대구수성구협의회와 수성경찰서는 4월 2일 MOU를 체결한 이후 북한이탈주민합동결혼식과 어깨동무 문화체험교실, 송편빚기체험, 어르신보약제공 사업 등을 함께 했다.
특히 지난 7월 8일 북한이탈주민결혼식에는 경찰의 추천으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찾을 수 있었고, 지역언론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대구 수성경찰서 정보보안과 보안계 신재홍 계장
“북한이탈주민합동결혼식이라는 행사가 ‘생색내기’용이라는 편견을 받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신랑신부의 지인들에게는 반드시 식사를 제공토록 했고 신랑 양복과 신부 한복, 신혼여행지 선정까지 민주평통과 많은 협의를 통해 진정성 있는 행사가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행사 당일 방송국 아나운서가 사회를 봤고 지역인사들이 다수 참여해 지역주민의 손으로 보람있는 일을 치른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께 보약을 지어드릴 때도 70대 이상 연장자 순으로 단순하게 선정하기 보다는 건강상 꼭 필요하신 분을 찾아 보약을 지어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민주평통에서 어렵고 힘들게 오신 분들을 따듯하게 보듬어주는 일을 하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특히 저는 ‘도움을 주려면 제대로 해줘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업의 내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북한이탈주민들의 사정을 가장 자세히 알고 있는 저희 관할경찰서에서도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글. 기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