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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전하다 | 통일골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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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는 지난 6월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경기지역 고등학생 1,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3 민주평통 통일골든벨 경기지역회의 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백성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과 김희겸 경기도 경제부지사, 고경모 경기도 교육청 제1부교육감을 비롯해 40여 명의 각 시 협의회장, 행정실장, 경기간사 등이 참석해 학생들이 겨루는 모습을 대견스럽게 지켜봤다.

통일골든벨 행사는 통일과 남북관계, 한국 역사 등에 관한 퀴즈를 풀어 승자를 가리는 대회로, 딱딱한 통일·안보 문제를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접근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한 관심과 통일의지를 높이고 역사관, 국가관을 확립시킬 수 있는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예선에서는 총 4개조로 나누어 OX, 4지선다형 퀴즈를 통해 본선에 진출할 학생 120명을 선발하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80명을 선발, 총 200명이 본선에서 주관식 문제로 승부를 펼쳤다. 그 결과 토평고 3학년 현승엽 학생이 대상 (의장상)을, 수원고 2학년 조현서 학생과 성호고 2
학년 이강혁 학생(이하 지역부의장상)이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동화고 2학년 정석호, 태성고 1학년 이석재, 풍무고 2학년 우효식, 백운고 1학년 권소연 학생은 각각 우수상을 수상했다. 풍무고 김재혁 교사는 최다입상학생 배출학교 담당교사로 특별상을 받았으며, 세마고등학교는 본선최다진출학교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을 수상한 학생들은 8월 열릴 ‘KBS 도전골든벨’ 특집방송에 출전해 전국에서 올라온 100명의 학생들과 기량을 겨룬다.


이날 사회를 진행한 SBS개그맨 이봐는 톡톡 튀는 유머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학생과 관객을 사로 잡았다.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는 대회여서 자칫하면 무질서해질 수 있는 대회였는데도 원숙한 진행으로 질서정연하고 일사분란하게 대회를 마쳤다.

필리핀 등 해외공연활동을 위주로 하는 실력파이면서 국내 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성 4인조 그룹 루비는 오프닝 공연에서 화려한 실력을 뽐냈다. 학생들은 좋아하는 아이돌그룹이 무대에 나오자 크게 환호했고, 특히 남학생 들은 음악에 맞춰 손을 높이 든채 박수를 치는 등 적극 호응 하는 모습이었다. 그룹 루비는 이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가미한 강렬한 비트에 맞춰 카리스마 넘치는 댄스실력 으로 공연 내내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예선에서는 한국 근현대사부터 북한에 관한 상식, 문화재, 정치, 음악, 북한 스포츠 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출제됐다. 난이도 역시 김구, 북한의 공식 대남사업담당부서 통일전선부, 중앙집권적계획경제체제, 북한의 최초 국교 수립 국가 소련, 우리나라 10가지 세계유산 등 쉬운 문제에서 수준 높은 문제까지 골고루 섞여있었다.
한 문제 한 문제 넘어가면서 옆자리 친구들이 하나둘 탈락하기 시작하자 아이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고, 정답이 발표되는 짧은 순간을 기다리지 못해 다른 아이들의 정답과 자신의 답을 비교해보는 학생도 있었다. 오하진 전문 MC가 정답을 말할 때마다 함성과 탄식이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연이은 퀴즈 배틀 끝에 본선 진출자가 가려졌다.
각조마다 최대 50명이 진출할 수 있는 가운데 27명이 예선을 통과했다. 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예선에 통과한 학생들은 기쁜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뛰어갔다.

각 조별로 본선 진출자가 결정되면 바로 패자부활전이 진행됐다. 예선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자리에 들어가지 않고 뒷 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패자부활전에 참가했 다. 여기서도 탈락한 ‘완떨’ 아이들은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패자부활전에서 통과한 아이들은 이미 본선이 결정된 급우들과 얼싸안으며 기뻐했고, 객석에서는 이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학생들이 화이트보드판에 재치있는 말들도 시선을 모았다. ‘나라는 통일로! 나는 우승으로!’, ‘진선하쌤 불로장생하세요’, ‘MC누나 예뻐요’, ‘진격의 세마, 그날 세마는 골든벨을 울렸다’ 등 개성있는 문구를 보드에 쓴 채 본선에 임했다.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진출한 친구들이 입장하자 객석에서는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학교 응원전 또한 더욱 뜨거워졌다. 본선에서는 한국전쟁당시 UN군으로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5개 국가, 북한의 주민재등록사업, 헌법전문 중 일부 알아맞히기 등 예선보다 난이도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었고 정답발표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조바심과 확신, 자포자기 등이 엇갈렸다. 교사와 해당 지역협의회 관계자들 역시 본선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의 숫자를 세며 마음속으로 적극 응원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객석에서 즉석으로 상품권을 지급 하는 퀴즈가 진행되어 이미 탈락한 아이들의 참여와 흥미를 이끌어냈다. ‘신간회’를 정답으로 맞추는 문제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고 이구동성 ‘이봐(저요)’를 외치 기도 했다. 또한 ‘앞에 있는 개의 이름(선견지명)’, ‘임산 부 앞에서 침을 뱉지말라(임전무퇴)’ 등의 문제를 출제해 즐거운 넌센스 퀴즈 타임을 가졌다.

본선과정에서 북한의 계순희 선수가 출전한 종목을 맞추지 못해 아쉽게 탈락한 청학고 2학년 박지순 학생은 "그래도 본선 진출이 목표였는데 달성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였다. 기능고등학교 사회담당 변호정 교사는 "2주전부터 공부하면서 중간중간 점검을 하고 홈스터디를 하는 등 많이 노력했는데 본선 진행과정에서 1명만 남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통일골든벨을 준비하면서 한국 근현대사를 더 자세히 알게 됐다"며 제자들을 대견스럽게 바라보았다.

본선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배틀이 펼쳐진 건 바로 18번째 장려상 수상자를 결정할 때였다.

‘서울의 봄’을 맞추는 문제에서 17명이 정답을 맞춰 장려상을 확보하게 됐는데 문제는 1명이 모자란 것. 따라서 탈락자들을 대상으로 장려상 결정전을 마련했다. 최종 4명이 남은 상황에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보고 썼다는 가곡 ‘비목’ 의 제목을 맞추는 문제는 전원이 틀렸다. 그런데 ‘제네바’, ‘청산리전투’ 등을 묻는 질문은 전원이 맞췄다. 이후에도 최종 한 명이 결정되기까지 3~4문제 이상을 더 진행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재미있는 오답들도 많았다. ‘서울의 봄’을 ‘한반도의 겨울’, ‘한강의 봄’이라고 적는가 하면 ‘황성신문’ 대신 ‘횡성신문’, ‘동아일보 ㅋㅋ 미안’이라는 애교 섞인 답도 있었다. 애국가 3절 ‘밝은달은 우리가슴’ 채워 넣기 문제에서는 의외로 4명이 탈락했다. 탈락한 학생들에게는 객석에서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위로해 주었다.
경쟁하듯 각 학교 학생들의 응원소리가 점점 높아져가는 가운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얄타회담’을 묻는 문제에서 갑자기 대상 수상자가 배출되어 버린 것. 토평고 현승엽 학생(3학년) 혼자 정답을 맞춰 순식간에 정상에 등극했다.
최고 수상자가 나와 버려서 약간 열기가 꺾인 듯 했으나 최우 수상, 우수상 수상자 배틀 역시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다.

이윽고 마지막 3명이 남은 상황. 최우수 2명과 우수상 1명을 가리는 자리였다. ‘합영법(합작법)’, ‘신의주 학생의거’ 등의 문제를 세 명이 잇달아 틀렸고 ‘판문점’은 모두 다 맞췄다.
팽팽하게 평행선을 가리키며 나아가던 승부는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년도순으로 배열하는 문제에서 갈렸다. 백운고 권소연 학생과 성호고 이강혁 학생이 틀렸고 조현서 학생은 맞춰서 최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리고 뒤이어 조현서 학생 역시 또 다른 최우수상의의 주역이 되었다.

대상을 수상한 토평고등학교 3학년 현승엽 학생은 "전국대회에 진출한다는 목표로 임했는데 대상을 받게돼 뿌듯하다"며 "엄마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또 "공책에 내용을 다 적은 후 중요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으로 구분해 꾸준히 공부했으며 인터넷으로 시사상식이나 현안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말해 대상 수상이 ‘운이 아닌 실력’임을 입증했다. 승엽 학생은 "작가가 꿈인데 통일이 되면 평양이나 금강산 주제로 글도 써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수원고등학교 2학년 5반 반장 조현서 학생은 "도움을 준 동아리 형들이나 친구, 부모님,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시험기간이어서 공부를 많이는 못했지만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선생님들과 함께 일주일간 공부했다"고 말했다. 장래 희망이 역사 학자인 현서 학생은 나중에 북한에 있는 역사유적을 답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성호고등학교 2학년 이강혁 학생은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며 "미리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기 때문에 책 읽는 식으로 재미있게 있게 공부하다 보니 문제를 풀 때 저절로 답이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강혁 학생은 "평화통일도 중요하지만 도발에 대비한 철저한 안보도 중요한 것 같다"며 "통일이 된다면 꽃제비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본선최대진출 교사로 특별상을 수상한 풍무고 김재혁 교사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과를 얻었는데 이 학생들은 학교 성적도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또한 "이런 프로그램 통해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남한과 북한의 현실을 바로 알며, 통일이야 말로 남북간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퀴즈대회 시작에 앞서 진행된 애국가 제창시간에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처음에 오하진 MC가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고 하자 청소년들은 ‘우-’하며 웅성웅성 동요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화면을 보며 4절까지 가사를 음미하며 제창하다보니 어느 때보다 큰 박수 소리 가 터져 나온 것. 제15기 백성길 경기부의장은 "가사 한 구절 한 구절마다 가슴속에 맺히는 것이 있어 그 순간 만큼은 애국심이 마음에 깃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 부의장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통일이 왜 필요한지, 남북이 분단된 이유는 무엇인지, 평화통일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 평화통일의 진지한 의미 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통일골든벨을 통해 남북간 이질감을 극복하고 행복한 통일나라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상을 수상한 학생들이 특집 KBS 골든벨에서 통일 골든벨 울려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글. 기자희 / 사진. 나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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