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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입고, 꽃가루도 뿌리고 북한의 결혼문화

이맘때 마음이 들뜨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호르몬때문이라고 한다. 오뉴월이 되면 일조량이 늘어나는데, 일조량이 늘어나면 사랑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 분비도 늘어난다. 이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면서 사랑의 감정도 풍부해 지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세로토닌이 무조건 많이 늘어난다고 해서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세로토닌은 햇빛이 적당해야 많이 분비된다. 일조량이 너무 많은 여름보다는 봄과 가을에 사랑에 빠지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북한의 결혼식은 어떨까. 청춘남녀의 뜨거운 사랑은 북한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혼기를 앞둔 청춘남녀들이 연애도 많이 하고, 결혼으로 결실 맺는 과정은 남북이 한결같다. 북한의 결혼에서도 연애결혼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일가친척이나 회사의 간부, 당원들이 중매를 해주는 중매결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유연애를 선호한다.

청춘남녀의 연애 사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군 복무이다. 북한에서 남자들의 군 복무 기간이 통상 10년 가까이 된다.
이성교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능력 있는 남자들은 군복무 하는 기간 동안 연애를 하다가 제대할 때 고향으로 오는 경우도 제법 있다고 한다.

군에 가지 않는 대학생이나 일반 젊은이들은 연애를 선호한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연애가 금지되어 있다. 연애를 하다 걸리면 퇴학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청춘 남녀의 뜨거운 사랑은 제도로 금지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남의 눈에 걸리지 않게 몰래 ‘도둑연애’를 하기도 하고, 걸려도 눈감아 주기도 한다.
예전에 비해 연애결혼 비중도 높아졌다고 한다. 자유연애가 늘어나면서 청춘남녀의 데이트 장면도 자주 볼 수 있다. 까페나 문화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야외공원을 주로 이용한다. 청춘남녀의 데이트 명소로는 모란봉 공원, 보통강 유보도 등이며, 평양교예극장도 인기 코스이다. 데이트를 신청하고,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데이트 이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받아들인다.

남한의 경우에는 미팅이나 소개팅도 많지만,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도 성업 중이고, 웨딩컨설던트나 웨딩플래너 같은 전문 직업도 생겨났다. 결혼정보회사가 많아지면서 배우자를 정하는데, 너무 조건만 따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어떤 사회이건 간에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은 있기 마련이다.
북한도 사정은 비슷하다. 젊은 세대들이야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잘생긴 배우자를 선호하지만 그래도 직업이나 배경은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의 하나이다. 북한에도 선호하는 직업이 있다. 이상적인 배우자 조건의 하나는 출신 성분이다. 출신 성분이 좋거나 당원이라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신원이 검증되었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모나 경제적인 능력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사회적으로도 경제 능력이 중요시 되면서 결혼의 중요한 조건이 되기는 남북이 다르지 않다.

결혼을 앞두고는 몰래 궁합을 보기도 한다. 북한에서 사주와 궁합은 ‘사회주의 생활방식’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지되어 있지만 민간에서는 몰래 궁합을 보기도 한다.
결혼식 장소는 따로 없다. 북한에는 결혼식장이나 웨딩홀이 따로 없다. 결혼식은 신랑과 신부측 가족과 친척, 친구, 직장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랑 집이나 신부 집이나 직장, 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식당을 빌리는데, 평양의 경흥관, 문수식당, 청류관은 결혼식 명소이다. 특히 경흥관에서는 한 해 약 천 건 정도의 결혼식이 치러진다.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하객들이 신랑신부에게 꽃가루를 뿌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 되었다.
결혼식은 주로 일요일을 비롯하여 공휴일에 치러지며, 대부분 전통 혼례식으로 치러진다. 결혼식에서는 특별히 주례가 없고, 주례가 사회를 겸하여 친구나 직장상사가 맡아서 결혼식을 진행한다. 방식은 전통혼례를 따르지만 복식은 달라져 신부의 경우에는 전통한복을 착용하지만 신랑은 양복으로 대신한다. 신랑신부 맞절 등의 절차는 없다.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하객들이 신랑신부에게 꽃가루를 뿌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 되었다.

예단과 예물은 결혼식 당일에 교환하는데, 생활수준에 따라 차이는 있다. 대체로 신랑 양복감, 신부 한복감, 가족 양복감, 화장품 정도를 주고받는다. 집은 국가에서 배정하여 주는데, 주택난으로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부엌 살림살 이나 가구, 이불, 베개 등의 살림살이는 신부 쪽에서 장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 평안도나 황해도 지역에서는 신랑이 살림살이 일부를 해가지고 가기도 하지만 함경도에서는 살림살이 모두를 신부가 장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혼기를 앞둔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미리 살림살이를 장만하였다가 시집갈 때 보낸다. 전통적으로 호화혼수를 상징하는 용어로 ‘오장육기’라는 말이 있다. 5장은 찬장·이불장·옷장·책장·신발장이며, 6기는 냉동기·세탁기·텔레비전수상기·녹음기·선풍기·사진기이다. 오장육기를 다 갖추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결혼식을 앞둔 신랑과 신부 그리고 가까운 일가친척들에게는 3~5일 정도의 휴가가 주어지며, 친구들이 결혼식을 도와준다. 결혼에는 관혼상제 상점에서 물품이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직접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은 술이다. 결혼식이나 명절에 맞추어 국가에서 술이 배급되지만 결혼식에 사용하기에는 부족하여 별도로 구입한다. 결혼식 하객들에게는 떡, 국수, 강냉이, 술 등이 주로 나오며, 하객들은 축의금은 돈으로 내거나 강냉이, 쌀 등을 내기도 한다.
결혼식 당일 날에는 최고지도자 동상이나 혁명열사릉을 참배하고, 2-3일 정도로 가까운 명소나 휴양소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춘남녀의 결혼이 꽃피는 계절. 남북관계도 활짝 꽃피어 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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