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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탈북민들의 건강 지킴이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오영돈 의무사무관을 소개합니다

오영돈 선생님은 안성 하나원 산부인과 의무사무관입니다. 한 해 동안 천 명이 넘는 여성 탈북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계신 분이죠.
안성 하나원은 한 기수마다 120명 내외의 여성 탈북민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탈북민이 병원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큰 병이 아니면 병원을 접할 일이 없기 때문이죠.

“잔소리 말고 
 진통제나 빨리 주십시오!” 그래서 하나원 의사 선생님들은 당혹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북한에서는 배가 아프든, 머리가 아프든, 속이 안 좋든 오로지 ‘진통제’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진찰’이나 ‘문진’의 개념이 없는 까닭입니다.

특히 여성 탈북민들은 몸의 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생리통이 있거나 어딘가 불편해도 그저 참을 뿐이죠. 영양 상태도 좋지 않아 폐경 연령도 굉장히 빠릅니다. 보통은 40대 중반부터 50대 초반, 빠르면 30대 후반에도 폐경이 된다고 하는데요. 
이 역시 막연히 생리가 끊어졌다고 느낄 뿐 폐경과 함께 찾아오는 증상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오영돈선생님은 “아마도 탈북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불안감이  폐경 이행기에 나타나는 징후들과 구분되지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계십니다.

종종 가슴아픈일도 벌어집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에 암이 잔뜩 퍼져 있어 
하나원을 졸업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입니다. 어렵사리 탈북에 성공했는데 
즐겁고 편안한 생활을 영위해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분들입니다.

때문에 가장 시급한것이 의료교육
이라고 합니다. 몸에 대한 지식부터 몸이 아픈 이유는 무엇인지, 
병원은 왜 가야 하고, 검사는 왜 받아야 하는지, 
남한의 병원 진료 체계와 의료보험제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 민주주의 사회에서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하나원에서는 한 기수에 2시간씩 여성건강 강의가 이루어지고, 탈북 중고등학생들에게는 4시간의 청소년성교육 시간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때문에 선생님은 탈북민들이 검진을 하러 올 때마다 꼼꼼히 설명해주고, 하나원을 나가서도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라고 여러 번 다짐을 받아낸다고 합니다.

“이제 다 늙었으니, 
       물러날 때가 됐지요.” 희끗희끗 백발이 성성하신 오영돈 선생님은 올해 예순 한 살입니다. 선생님은 27년간 산부인과 임상의를 지내다 탈북민 의료지원을 나갔던 것이 
연이 되어 지금의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100세 시대에 60대는 청춘’이나 마찬가지이니 꼭 오래오래 탈북 여성들의 건강을 돌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취재·사진: 강문희, 기자희>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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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발행 : 2016-02-15 / 제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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