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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통일 | 통일토크

통일토크

DMZ 마을 아이들이 만든
통일 영화 이야기들어 보실래요?

봄방학이 끝날 무렵 대성동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아직도 흰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북한과 채 1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 대북방송이 왁자지껄한 전통시장 소리처럼 들려오는 이곳은 전교생이 30명뿐인
대성동초등학교다. 얼마 전 ‘제8회 DMZ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된 ‘통일에 관한 짧은 필름’을 만든 주인공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시나리오 작성부터 연출, 연기, 촬영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만들고 다듬은
대성동초등학교 아이들의 통일 이야기를 들어봤다.

통일토크 참가자

우리들을 소개합니다!

  • 정우진 감독 정우진 감독 (6학년) 4학년 때 대성동초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판소리, 민요 등 국악에 관심이 많고,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자 무용수가 되어 한국을 널리 알리고 싶단다.
  • 오형석 PD 오형석 PD (6학년) 큰 키 때문에 종종 중고등학생으로 오해를 받지만 올해 졸업을 앞둔 ‘초딩’이다. 과묵한 성격이지만 가끔 어른도 생각하지 못한 세심한 행동으로 맏형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김준용 PD 김준용 PD (5학년) 소진이 보다 1분 일찍 태어난 쌍둥이 오빠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특히 먹는 것에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공부는 그닥!
  • 김소진 작가 김소진 작가 (5학년) 준용이의 쌍둥이 여동생. 친구들은 소진이가 오히려 누나 같다고들 말한다. 공부를 잘해서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와 콘티 스케치를 담당했다.
  • 허재호 PD 허재호 PD (5학년) ‘통일에 관한 짧은 필름’에서 악역의 진수를 보여준 재호는 ‘나름 연기파’지만 진짜 꿈은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 친구들과 꼭 야구를 하고 싶단다.

동영상 편집을 배우다 시작한
‘영화 만들기’

e-행복한 통일 ▶ 재작년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이야기’라는 다큐에 이어 이번에는 ‘통일에 관한 짧은 필름’을 만들었는데, 어떤 계기로 영화를 제작하게 됐나요?

우진 ▶ 2년 전에 컴퓨터 반에서 동영상 편집을 배우던 중 선생님께서 영화를 한번 찍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다큐를 찍어서 영화제에 나가볼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셨거든요. 저는 첫 작품부터 참여했었고 이번 작품이 두 번째예요.

형석 ▶ 그때 몇 명 빼놓고는 별 관심들이 없었는데, 완성된 영상을 보니까 멋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는 참여하게 됐어요.

준용 ▶ 저는 소진이(쌍둥이)가 하라고 해서 촬영을 맡았는데, 선생님이 제가 찍은 영상이 좋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배우와 스태프를 동시에…
일당백으로 만들어진 다큐 영화

통일토크 참가자 소진 ▶ 저는 선생님과 시나리오 완성하는 것을 도왔어요. 친구들이 낸 아이디어를 엮어서 전체 스토리를 만들고 다듬는 과정이었어요.

재호 ▶ 남학생들은 대부분 촬영을 했는데, 저도 촬영을 담당하면서 극중에서는 북한에서 전학 온 ‘성국이’와 대립하는 악역을 맡았어요(웃음).

우진 ▶ 제가 북한 전학생 ‘성국이’였어요. 재호가 악역이라면 소진이가 약간 제 편을 들어주는 친구로 등장했죠. 제작 과정에서는 촬영감독을 맡았고요.

통일토크 참가자 형석 ▶ 저도 영상 촬영을 했고, 극중에서는 여자 전학생을 기다렸는데 남자인 성국이가 오는 걸 보고 실망하는 연기를 했어요.(다 같이 웃음)

준용 ▶ 저는 소진이 하고 대립하는 역할이었어요. 저랑 애들이 북한에서 온 성국이한테 ‘너 진짜 탈북했나?’, ‘너희 학교 어떻게 생겼냐?’하고 막 폭풍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제가 성국이를 놀리니까 소진이가 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장면이었어요.

형석 ▶ 저희 말고 어린 동생들도 출연했었어요. 1,2학년 동생들이요.

재호 ▶ 저희 학교는 전교생이 30명뿐이라 거의 1인 다역을 해야 됐어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6분짜리도 40컷이 넘는
고단한 영화의 세계를 아시나요?

e-행복한 통일 ▶ 영화를 촬영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나 느낀 점이 있나요?

재호 ▶ 영화를 만들기 전에 영상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영화 관련 전문 용어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너무 어려웠지만요.

우진 ▶ 장상국 선생님이 카메라 다루는 법부터 콘티 짜는 법, 대사 쓰는 법 같은 영화 수업을 해주셨거든요.

소진 ▶ 저는 출연하는 것보다는 촬영에 필요한 소품을 구하거나 콘티 그리는 것이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준용 ▶ 언제 그렸는데?

우진 ▶ 아…… 진짜. 너는 소진이 가족인데 왜 너만 몰라. 우린 다 아는데.

통일토크 참가자 통일토크 참가자

준용 ▶ 저는 대성동 토박이라 영화에서 마을 장면을 담는 촬영을 했는데, 풀이 많아서 더 멋지게 못 찍은 게 아쉬웠어요.

형석 ▶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달아서 자주 엔지가 났던 기억도 나요.

우진 ▶ 맞아요. 모처럼 잘 찍혔는데, 배터리가 꺼져서 다시 찍는 일이 생겼었거든요. 그리고 5월부터 시나리오를 짜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한여름에 찍다보니 엄청 덥고 힘들었어요. 카메라도 너무 무겁고요.

형석 ▶ 저희가 6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40컷 넘게 찍었거든요. 같은 장면을 찍고, 또 찍는 게 무지 힘들더라고요. 개봉 영화들은 보통 2천 컷을 찍는 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다 찍죠? 보기만 할 때는 몰랐는데 직접 해보니까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우진 ▶ 가장 좋았던 건 마지막 촬영을 마쳤을 때예요. 제일 어려운 장면이 교실에서 다투는 씬이었는데, 그걸 맨 나중에 찍었거든요. 그걸 끝내고 나니까 뭔가 다 끝났다는 짜릿함이!

다큐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이야기’
연습장 삼아

  • e-행복한 통일 ▶ 2015년에 만든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 우진 ▶ 재작년 작품은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이야기’라고 저희가 생활하는 모습을 인터뷰로 엮어서 만든 다큐였어요.
  • 재호 ▶ DMZ 안쪽에 있는 대성동 자유마을과 저희 학교의 좋은 점, 통일에 대한 생각 같은 걸 담았어요. 저랑 우진이는 그때 인터뷰를 했는데, 우진이는 제작에도 참여했어요.
  • 우진 ▶ 근데 이번 작품이 훨씬 잘 만들어졌어요. 재작년 작품은 이번 작품을 위한 ‘연습장’이었다고 해야 하나?
  • 준용 ▶ 아쉬웠던 건 떡볶이 장면을 못 찍은 거였어요. 저희 마을에는 분식집이 없거든요. 군부대에 매점이 있긴 한데, 거긴 너무 늦게 열어서 찍을 수가 없었어요.
  • 우진 ▶ 떡볶이 이야기 하니까 생각났어요. 마지막 장면이 다 같이 축구하는 것으로 끝나잖아요. 근데 저희가 생각했던 엔딩은 축구를 하고 다 같이 떡볶이를 먹는 씬이었어요. 준용이 말처럼 떡볶이를 파는 곳이 없어서 못 찍었지만요(웃음).
통일토크 참가자

통일이 돼 북한 친구가 전학 오면
같이 백두산에 갈래요!

e-행복한 통일 ▶ 통일이 돼서 북한 친구들이 놀러온다면?

소진 ▶ 저는 통일이 되면 전학 온 북한 친구랑 같이 백두산에 가보고 싶어요.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같이 하고요.

준용 ▶ 백두산? 아마 다리가 아플 걸……. 저는 북한 음식 여행을 할 거예요. 북한 친구한테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물어보고 같이 먹으러 다니면 좋잖아요. 북한 음식을 다 먹어본 다음에는 다른 나라에 가서도 모든 음식을 맛보고 싶어요.

통일토크 참가자 소진 ▶ 너는 먹는 걸로 시작해서 먹는 걸로 끝나냐? (웃음바다)

재호 ▶ 제가 영화에서는 통일을 싫어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실제로 통일이 되면 오히려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아요. 북한에 있는 특별한 장소도 가볼 수 있고 같이 야구도 할 수 있잖아요.

형석 ▶ 통일이 되면 좋은 점이 많아요. 북한에는 자원이 많고, 우리나라엔 기술이 많잖아요. 이게 합쳐지면 엄청난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요?

우진 ▶ 처음 영화를 찍을 때만 해도 저는 통일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통일이 되면 지원금이 많이 들 거 같아서요. 그런데 영화를 찍고 보니까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도 통일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한 민족이 떨어져 사는 것 자체가 이상하잖아요.

준용 ▶ 북한 친구들이 다른 학교에 가면 불편할지 몰라도 저희 학교에 오면 괜찮을 거예요. 환경도 가깝고 애들도 착하니까.

우진 ▶ 제가 4학년 때 전학을 왔는데, 처음엔 누구나 혼자 같고 어색하잖아요. 근데 여기 친구들이 진짜 착하고 잘해줘서 금방 친해졌어요. 아마 북한 친구들이 오면 잘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통일 그리고 대성동

통일토크 참가자 e-행복한 통일 ▶ 이 영화를 통해서 무얼 보여주고 싶었나요?

재호 ▶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통일’과 ‘대성동’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어요. 통일이 왜 필요하고, 대성동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를 것 같아서요.

우진 ▶ 영화를 찍으면서 마을 어른들의 힘을 빌려야 할 때가 있었어요. 다행히 부대에서 허락을 해주셔서 무사히 촬영도 하고, 여기 사시는 할머니한테 옛날 얘기도 들었거든요. 그런 과정들 모두가 통일을 말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준용 ▶ 저는 대성동에 사는데, 사람들이 ‘장단콩축제’ 같은 것이 있는지 잘 모르더라고요. 그런 걸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되었던 것 같아요.

소진 ▶ 사람들은 대성동이 지도에 없는 마을이고 통제구역이라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근데 크게 다른 것은 없어요. 북한 사람도, 이곳 마을도 다 같은 한민족이고,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취재·사진: 강문희, 기자희>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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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발행 : 2016-02-15 / 제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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