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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만나다 | T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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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에서 가장 먼저 찾아봐야 할 곳이라면 펀치볼 지구일 것이다. 펀치볼은 전쟁 당시 종군기자가 산꼭대기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 모습이 ‘화채그릇(펀치볼)’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1,100m가 넘는 산등성이가 사방을 감싸고 그 가운데 움푹 패인 분지에 올망졸망 마을들이 자리한 모습이 남북한의 치열한 대치상황과 대비돼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이곳에는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 전쟁기념관 등이 자리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걸음하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펀치볼을 제대로 관람하기에 앞서 반드시 들러야 하는 통일관 광장에서는 ‘휴전선 아래 우리마을’(경찰청 주관 ‘제1회 전국학생 백일장’ 수상작)이라는 시 비를 볼 수 있다. 이 시는 지금 우리가 왜 통일을 꿈꿔야 하는지 순수하고 간곡하게 이야기한다. 통일관은 북한에 대한 이해와 통일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건립된 장소로 시 비 외에도 도솔산지구와 펀치볼지구 전투의 전승을 기리기 위한 전적비도 만날 수 있다.

DMZ 인근에 위치한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오후 4시 전 통일관에 들러 신분증 확인한 다음 관람신청서 등을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또한 펀치볼 3대 안보관광지 중 한 곳인 전쟁기념관이 통일관 바로 옆에 위치해 이왕 시작한 걸음이라면 한 번쯤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양구지역 전투 당시 확인된 전사자 명단과 전쟁 유품 등을, 전쟁의 상처를 형상화한 현대적 건물 안에서 천천히 관람할 수 있어,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당시 치열했던 전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통일관과 전쟁기념관을 두루 둘러봤다면 다음 행선지는 ‘제4땅굴’이다. 통일관에서 좌측길로 4km 쯤 달리면 닿는 ‘제4땅굴’은 총 길이 2km 남짓, 군사분계선에서 1km나 남측으로 내려온 암석층 굴진 구조물이다. 1990년대, 한껏 남북한 화해무드에 들떠있던 시기에 발견된 곳이라 당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던 곳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땅굴 관람 전 안보실에서 땅굴 발견 당시의 상황과 굴착장면 등을 담은 영상물을 볼 수 있어 땅굴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또한 땅굴 입구에는 당시 내부를 수색하던 중 산화한 군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충견비가 세워져 있으며, 내부에는 미니 전동차가 운행돼 보다 다른 땅굴들에 비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무엇보다 겉옷이 꼭 필요할 만큼 내부가 시원해 여름 더위에 지친 여행자들이라면 필히 들러보자.

거리상으로 따지자면 오두산전망대가 을지전망대보다 북한 땅과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해발 1,049m의 가칠봉 능선에서 바라보는 북한땅의 모습은 남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지형에 따라 북한과 겨우 700여m 떨어진 곳도 있다고 해 날이 좋은 날이면 금강산의 비로봉과 일출봉까지 탁 트여 보인다고 한다.

한 치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 삼엄한 경계 속에서 보이는 풍광은 신기할 만큼 평화롭다. 오염되지 않는 청정의 짙푸른 자연과 운무 속으로 사라지길 반복하는 펀치볼 마을, 간혹 구름 사이 햇살이 비치면 눈앞으로 펼쳐지는 북한의 전원모습에 넋을 놓고 있자면 ‘평화’라는 두 글자가 새삼스럽게까지 느껴진다. 군사지역인 특성상 전망대 실내의 사진촬영은 불가하지만 펀치볼의 분지모습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 따로 마련돼 있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부족함은 없다. 단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이 매우 가파르고 좁아, 서행과 안전수칙은 꼭 지켜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양구는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았던 지역이다. 덕분에 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강원도 지역에서도 손꼽을 만큼 때 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곳이라면 금강산의 길목인 생태보고, 두타연을 꼽을 것이다. 그러나 두타연은 지역의 특성상, 하루 관람인수가 제한돼 있고, 폭우 등의 일기변화와 군사훈련 등의 문제로 곧잘 폐쇄되는 구역이기도 하다. 때문에 두타연을 목적으로 양구여행을 계획했다면 출발 전 반드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폐쇄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그러나 두타연을 걸을 수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강태공들 사이에 입소문 자자한 파로호와 한반도 인공섬이 위치한 습지, 다양한 폭포와 계곡이 어우러진 광치 자연휴양림 등 시간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볼거리는 많다. 그 중 광치 자연휴양림은 ‘사람 천지’의 여름 휴양지에 지친 이들이라면 한 눈에 반할만한 숨은 명소다. 또 광치 자연휴양림에서 멀지 않은 양구생태식물원 역시 놓치지 말 것. 다양한 식물들이 식재된 것은 물론 아이들과 어울리기 좋은 알록달록한 색감의 시설물 덕분에 정말 무료 개방이 맞는지 의심마저 들 정도다. 이외에도 선사박물관, 국토정중앙천문대 등 멀고 험한 길을 헤치고 다시 찾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관광지가 구석구석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깊은 산자락에 위치한 양구는 깨끗한 자연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큰 일교차 덕분에 당도가 높은 과일 등 푸짐한 먹거리가 가득한 지역.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곰취와 시래기다. 특히 매년 11월에는 축제가 열릴 만큼 유명한 시래기는 그 맛이 담백하고 고소해 일부러 맛 집을 찾아다니는 이들이 많다. 시래기정식으로 입소문 난 시래원 역시 그러한 맛 집 중 한 곳. 1인 당 단돈 1만원이면, 시래기 밥을 기본으로 갖가지 산나물과 찌개, 튀김, 생선구이와 찜닭이 반찬으로 한상 가득 차려진다. 지역에서 재배해 마련된 먹거리는 소박하지만 건강하게 입맛을 당긴다.

더운 날씨 덕에 내내 들이킨 달고 찬 음료로 속이 거북했다면 입가심으로 시래기밥을 짓고 난 후 끓여낸 누룽지를 놓치지 말 것. 속은 물론 여행 강행군으로 지쳤던 심신까지 착하게 다독여 준다.
여타의 강원도 지역이 그렇듯 양구 역시 메밀을 농작하고 즐기는 곳. 특히 유명한 것은 빨간 양념을 올린 메밀국수에 육수를 부어 슥슥 섞은 후 후루룩 삼키는 게 제 맛인 막국수다.

양구 시내에서 가까운 ‘도촌 막국수’, 광치계곡 입구의 푸짐한 양으로 유명한 ‘광치 막국수’ 그리고 관광객보다는 주민들이 자주 찾는다는 ‘양지 말뫼막국수’ 등이 유명하다. 그 중 양지 말뫼국수는 생태식물과 광치휴양림 중간에 위치해 여행 중 슬슬 출출해지는 속을 달래기에 좋다. 육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식 메밀 들깨 칼국수와 막국수가 대표메뉴. 한낮의 더위를 식히기 좋은 이집의 막국수 양념은 칼칼하고 담백하며 육수를 부어 국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면 고소한 여운이 남는다. 양구지역의 막국수는 인접한 춘천에 비해 덜 달기 때문에 메밀 특유의 맛을 깔끔하게 즐기기에 좋다.
<글. 권혜리 / 사진. 나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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