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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만나다│느낌있는 여행

설렘  가득 봄을 향한 첫 인사 경기도 김포

봉긋봉긋 제법 존재감을 드러낸 산자락 아래 이름 모를 봄바람도 기꺼이 반겨 맞아주는 강과 바다. 그리고 눈이 녹아든 자리 봄기운을 싹 틔우고 있는 넉넉한 들녘까지. 지형적으로 어디 한 곳 부족한 부분이 없다. 그렇다고 한 눈에 감탄사를 내뱉을 만큼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함도 모자람도 없는 적당함. 설렘 가득한 이 봄, 호들갑스러운 환영의 말 대신 수줍은 눈인사를 건네기 위해 경기도 김포로 향한다. 안녕, 2014년 첫 봄.

생생한 날 것의 선명함, 대명항

한낮의 기온이 착실하게 수은주를 올릴수록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가세한 희뿌연한 장막이 걷힐 줄을 모른다.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어시장이 위치한 대명항으로 절로 발걸음이 옮겨진 까닭은 어디까지나 선명하지 못한 날씨 때문이리라. 생생한 날 것, 그 짙푸름을 만나고 싶었다. 그리 이르지 않은 시간, 큰 울음소리 하나 없이 항구에 닻을 내린 어선에선 서해바다가 잉태한 생물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오고, 다른 한 쪽에서는 한껏 속살을 드러낸 갯벌 위 낯선 발자국을 남긴 강태공들이 길게 낚시 대를 드리운다. 대명항 뭍으로 끌어올려진 바다생물들의 펄떡임을 따라 항구 앞쪽에 자리한 어판장 주변을 걷는다. 걷는 내내 물오른 제철 해산물의 생명력에 감탄하고, 빨갛게 무쳐낸 짭쪼름한 젓갈류에 시선을 뺏긴다. 간혹 봄꽃 마냥 노랗게 튀겨진 새우튀김이라도 입에 문 이가 보일라치면 덩달아 입맛까지 다시게 된다. 참고로 입소문 자자한 대명항의 새우튀김은 항구초입의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퇴역한 함선의 한가로운 노후, 함상공원

함상공원사실 항구에 들어서면 바다보다 먼저 웅장한 몸체를 자랑하는 대형 함선이 보이는데, 지역의 명물인 함상공원이다. 62년 동안 바다를 지키다 퇴역한 상륙함을 볼거리로 재조성한 곳으로 최신식 함선은 아니어도 갑판에 올라 배 안, 구석구석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갑판에서 애기봉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철책을 끼고 이어진 둘레길이 보인다.

완만한 평야지대로 이루어진 김포에는 다양한 경로의 둘레길과 트레킹, 자전거길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문수산성 남문에서 시작해 대명항으로 이어지는 김포 첫째길은 바다 너머 강화도를 바라보며 걷는 한적함이 있다.

겨울과 봄, 그 찬란한 만남 덕포진

대명항에서 30여 분,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조선시대 초지진, 덕진진과 함께 강화해협을 통해 서울로 진입하려는 서양외세의 침공을 막기 위해 설치된 덕포진을 만날 수 있다.

염하강(서해바다) 너머 강화도 방향으로 듬성듬성 놓인 나무 벤치에 걸터앉자 낯선 이방인의 출연으로 곤두섰던 주변의 공기가 천천히 가라앉는다. 한숨 돌리는 사이 기척이 느껴진다. 잔잔히 출렁이는 강의 소리다. 겨우내 동해에서 서해로 다시 남해로 숨바꼭질하듯 바다를 쫓아다니면서도 온전히 그 기척에만 귀를 기울인 적이 있었던가. 저 멀리 떠나는 겨울과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봄을 향해 제대로 인사를 건넨다. 안녕, 겨울 그리고 안녕, 봄
겨울과 봄, 그 찬란한 만남 덕포진

겨울과 봄, 그 찬란한 만남 덕포진다시 소나무 숲길을 옆구리에 끼고 설렁설렁 S자 오솔길을 걷는다. 아무 곳이나 벌렁 드러눕고 싶어지는 모나지 않은 동산 아래 대포를 숨기고 있었다니, 밑창이 부드러운 운동화를 신길 잘했다. 속으로 상처를 삼켜낸 대지를 다독이듯 걸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강물을 길벗삼아 북쪽으로 조금 더 오르면 인천 앞바다에서 마포나루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손돌목까지 닿는다.

1.8km 그리운 물길 너머, 애기봉전망대

왼쪽: 애기봉전망대, 오른쪽: 망향단 이왕 북으로 향한 발걸음, 북쪽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인 애기봉에 올라본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불과 1.8km, 그 너머에 북한 개성시 판문군 조강리 일대가 자리하고 있다. 애기봉은 병자호란 당시 평양감사와 애첩인 애기의 사랑 이야기가 서린 곳으로 故 박정희 대통령이 애기의 한(恨)과 고향을 잃은 실향민의 한이 닮았다 해서 ‘애기봉’이라는 친필 휘호를 내렸다.

세월의 흔적이 차분히 내려앉은 애기봉전망대로 오르자, 북녘땅이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송악산까지 보인다니 말 그대로 지척이다. 400km를 숨 가쁘게 흘러 온 한강물이 짠물과 만나 민물로서의 생을 다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 조강(한강하구의 이름). 그 누가 물위에 금을 그을 수 도 없었을 텐데 이쪽은 남이고 저쪽은 북이라 한다. 괜스레 치솟는 서글픔을 억지로 삼켜내느라 애꿎은 속만 쓰리다.

김포가 차려낸 손 맛 가득한 한 상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로 쉬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다시 갈 길을 재촉한다. 김포의 마지막 행선지는 한강하구에 자리한 유일한 포구, 전류리다. 고개를 돌릴 것도 없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포구. 철책으로 인해 바다 구경도 여의치 않는 이 소박한 포구를 일부러 찾는 이유는 선주들이 직접 판매하는 제철 생물들 때문이다. 쫀득한 맛이 일품인 숭어는 3월까지가 제철로 kg당 1만 2,000원 선. 회 값에 몇 천 원을 더 보태면 한쪽에 마련된 식당에서 먹고 갈 수 있다.

회 한 접시도 좋지만 반갑지 않은 봄 먼지로 깔깔한 입안을 달래고 싶다면 매운탕만한 것도 없을 터. 끓기 시작하는 국물에 조바심이 난다. 새우에 전복, 꽃게까지 한자리씩 차지한 냄비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먹어도 좋다는 신호에 맛본 국물이 진하고 시원하다. 해산물은 씹을수록 감칠맛이 돌고, 밥맛 좋기로 유명한 김포 금쌀로 지은 쌀밥은 찰지고 달다. 참게새우전복 매운탕은 대명항 근처 한 식당의 특선요리. 고소한 추어튀김도 추천메뉴다.
숭어회와 참게새우전복 매운탕

<글. 권혜리 / 사진. 나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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