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이 2015년 임시정부수립 96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중국지역회의 주최로 개최했던 ‘광복70주년 기념 세계한인청소년과 함께 1만5천리 통일염원 임정대장정’. 10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7박 8일간 실시한 ‘통일염원 임정대장정’ 첫날, 대련 여순감옥소에서 열린 안중근의사 추모식 겸 출정식에 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자신의 신곡 발매를 하루 앞둔 가수 김장훈 씨. 주최 측과 사전에 약속된 바도 있지만, 신곡 발표일에 안중근 의사와 함께하는 것이 뜻깊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이곳 여순감옥소는 안중근 의사가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144일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가 1910년 3월 26일, 3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하다. 김장훈은 청년 33인과 7박 8일간 대장정 일정을 전부 함께하진 못했지만 이틀간 일정을 동행하면서 독립군가를 함께 불렀으며, 독립군의 입장이 되어 스토리를 만들고 발표하는 미션도 참가했다. 이후 청년들은 여순감옥소를 출발해 단동의 압록강철교와 북한접경지역을 탐방했고, 충칭·류저우·항저우·상해 임시정부, 광저우 한국학교 및 황포군관학교를 방문했으며 우한의 위안부 할머니택에 들른 다음 상해 윤봉길의사 추모행사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얼마 전인 12월 21일에는 충북 청주교도소에서 수용자들을 위해 단독 공연도 열었다. ‘친구’를 주제로 대한민국스포츠합창단, 수용자들로 이뤄진 밴드·중창단과 함께 한 이날 공연은 많은 재소자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안겨줬다. 그는 청주교도소를 시작으로 2016년 1월 화성교도소를 비롯해, 내년에 만 총 6번의 교도소 콘서트 투어를 계획하는 등 공연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장훈 씨는 이미 10년 전부터 교도소 공연을 기획해 왔다며, 교도소 수용자들이 진정으로 뉘우쳤다면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포용의 한국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간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지원활동을 해 온 김장훈 씨는 ‘기자들이 뽑은 2001년 최고의 선행 연예인’ 선정을 시작으로 2008년 ‘제6회 자랑스런 문화인상’, ‘2009 대한민국 나눔대상 통일부장관상’, 2010년 ‘제10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상을 받아왔다. 특히, 2013년에는 보육시설 후원, 서해안 살리기 운동, 중국 사막화 방지 등 150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며 봉사활동에 앞장선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공익 활동은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미국, 중국 등지에서의 공연 수익금 전액을 현지에 기부하고, 미국 정론지에 꾸준히 공익 광고를 해 온 점 등이 높이 평가돼 2012년 미국 LA 공연 도중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김장훈 씨에게 그간 지속적으로 많은 이웃들에게 기부활동을 해 온 이유를 물었더니 누군가에게 기부를 하면 스스로의 마음도 따뜻해지기 때문이란다. 또한 “기부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며, “타인을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벌면 더 큰 복이 찾아온다는 섭리를 몸소 체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기부중독증’에 걸린 건 아닐까? 김장훈 씨는 “그건 증세가 심할수록 좋은 일이 아니겠냐?”고 되묻는다. 언젠가 그는 1미터 당 1원씩 기부하는 마라톤 행사를 위해 야간 비행기를 타고 괌으로 떠나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마라톤을 뛴 적이 있다. 마라톤은 종착지가 있지만 그의 기부활동은 종착지가 없는, 멈추지 않는 마라톤처럼 보인다.
‘기부천사’와 더불어 가수 김장훈을 상징하는 또 다른 별칭은 바로 ‘독도지킴이’다. 2008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그의 독도에 대한 무한애정은 5천만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이 인정할 정도가 됐다. 김장훈 씨는 “독도를 위해서라면 가수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며 독도 수호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독도영유권 주장에 있어 논리적으로 무장해야 하고, 학계지원 및 다양한 홍보전략을 통해 독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영화 ‘귀향’의 성공적인 제작을 위해 후원금을 전달할 만큼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특히, 서경덕 교수와 더불어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광고를 내기도 했고 독도아트쇼와 위안부특별전 등 문화와 예술을 통한 홍보전략을 발전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다는 김장훈 씨의 바람은 ‘통일운동’으로까지 이어진다. 한반도의 통일문화 진작과 국가위상 제고, 화해·협력 풍토 조성에 힘쓴 사람에게 시상하는 제5회 통일문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2013년 8월, 한반도의 평화를 전 세계 알리기 위해 ‘DMZ 세계 평화 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당시 콘서트 총감독을 맡았던 김장훈 씨는 “단순히 DMZ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반도가 평화롭다는 걸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외에 머물면서 보니 외국인들이 마치 금방이라도 한국에서 전쟁이 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보고 놀랐기 때문이라고. 김장훈 씨는 어머니의 고향이 평안도라고 했다. 해방 이듬해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월남했다가 남편 없이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가족의 버팀목이 돼주셨다며, 어머니의 고향에 온 가족이 함께 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독도를 지키는 활동을 계속하면서 남북 분단의 현실을 알리고 이슈화 하는 데에도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글. 고영민 / 사진. 김장훈 페이스북, 공연세상, 민주평통 중국지역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