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은 ‘2015 중학생 통일퀴즈왕 전국 결선대회’를 지난 12월 27일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상암동 소재)에서 개최했다. 중학생 역사·통일퀴즈왕 시도 본선대회 입상 학생 63명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채널A의 겨울방학 특집 방송 ‘남心북心 통일 퀴즈쇼!’ 녹화방송으로 진행됐으며 신영일, 김태욱, 최서영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다. 민주평통은 이번 결선을 위해 지난해 6개월동안 전국 321개 중학교, 12만3500명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선을 치렀다.
2015년 대회는 전년도와 달리, 전원이 퀴즈대회와 패자부활전에 참가하는 서바이벌 방식을 도입해 ‘통일과 역사에 관한 지식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퀴즈왕’을 선발하는 대회로 치러졌다. 3라운드까지는 도전골든벨처럼 화이트보드에 OX 또는 주관식답을 적도록 했고, 최종 4인이 선발된 이후에는 장학퀴즈와 같이 맞힌 문제의 총합으로 승자를 결정했다. 또한 북한 공연단과 탈북민 방송인들이 북한 관련 문제를 내기도 했고, 많은 아이들이 중학생다운(?) 장기를 뽐내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1라운드에서는 근현대사와 북한, 세계사 관련 문제들이 출제됐다. 독립군 항일전투나 국민들의 독립운동, 통일방안 및 남북관계 등 중학생에게 다소 어려운 문제였지만 절반 넘는 아이들이 가볍게 1라운드를 통과했다. 특히 북한말 공부를 많이 한듯, 북한말퀴즈의 답을 빨리 적고 흐뭇한 표정으로 정답발표를 기다리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2라운드는 탈북민 가수 백미경 씨의 노래와 달래음악단 임유경 씨의 아코디언 연주로 막을 열었다. 이들은 ‘저기 저산이 백두산이라지, 8천만 우리 겨레 하나가 된다’는 내용의 ‘우리아리랑’ 노래공연을 선보인 뒤 북한음식 문제를 출제했다. 특히 탈북민 방송인들이 영상을 통해 소개한 북한 속담 문제는 남한의 속담과 매우 비슷해, 한 뿌리에서 갈라져 온 남북한 문화의 동질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패자부활전에서는 남북한 주민들이 공유하는 전통놀이를 주제로 속담게임과 제기차기, 닭싸움 등이 펼쳐졌으며, 중학생을 상대로 ‘몸을 사리지 않고’ 대결에 응해준 MC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전원이 부활한 뒤부터는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승부가 전개됐고,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자 도중 난이도를 올리기도 했다. 최종 7명이 남은 상황에서는 민주평통 박찬봉 사무처장이 문제를 출제했다. 박 사무처장은 “당당한 모습으로 통일문제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여러분들을 볼 때 통일한국의 미래가 밝다는 걸 느낀다”며 “대한민국의 통일시대는 바로 여러분들의 시대이기에 잘 준비해서 멋진 통일을 같이 이뤄내자”고 당부했다.
마침내 최종라운드에 남은 퀴즈왕 후보들.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온 만큼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은 학생을 포함, 4명의 학생들은 만만치 않은 역사 실력을 자랑했다. 10문제 중 가장 많은 문제를 맞힌 학생이 통일퀴즈왕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전원이 정답판을 드는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됐다. MC가 “언젠가는 1명만 맞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난이도를 최고로 끌어 올린 뒤에야 최종 승자가 가려졌다. 비록 예정된 시간보다 약간 지체되긴 했지만 통일·역사 분야 ‘지식의 별’들이 모인 대회답게 멋진 승부를 펼쳤다. 최종 승자에게는 의장상인 대통령상과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됐으며, 준우승에게 50만 원, 3등과 4등 학생에게 각각 30만 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됐다.
통일퀴즈왕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이돌그룹의 공연과 학생들의 장기자랑이다. 가수 JJCC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대회 중간에 학생들은 태권도, 가야금, 춤과 노래, 스피치 등 다양한 장기를 선보였다. 가야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한 서연이, AOA의 춤을 깜찍하게 선보이던 주혜, 통통한 몸매(?)로 EXID의 춤을 재미있게 소화해내며 좋아하는 멤버에게 러블리한 영상편지까지 날린 현우 등 통일 지식뿐만 아니라 충만한 끼를 한껏 자랑했다.
특히 태권소녀 주희는 김태욱 아나운서의 키만큼 올라가는 발차기 실력을 선보인 뒤 곧바로 다소곳하게(?) 앉아 ‘통일대박’이라는 캘리그라피를 써보였다. 제주에서 온 승태는 “날씨로 인해 감귤의 작황이 좋지 않은데 통일에 적절한 시점이 있듯이 귤을 사랑해주실 적절한 시점이 이 때인 것 같다”며 신영일 아나운서와 북한사투리로 재담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현욱이는 20초 만에 큐브를 맞추는 놀라운 신기를 보여줬다.
이날 학생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이어지는 동안 지친 기색도 별로 없이 끝까지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아쉽게 탈락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고등학생 통일골든벨에 출전하겠다’며 역사·통일 공부를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할 거란 각오도 밝혔다.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해박한 지식, 통일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가진 미래 통일인재들은 이날 대회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 기자희 /사진. 고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