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영 ▶ 17기 청년자문위원으로 위촉받았지만 통일을 위해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없단 생각에 안타까웠는데,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통일에 대한 제 의견과 소신을 담아 저만의 언어로 다른 사람들에게 소식을 알릴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꼈어요. 그리고 대학생기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식견이 넓어진 것 같아요. 민주평통 대학생기자단 활동은 통일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더더욱, 통일에 관심이 없다 해도 꼭 추천해주고 싶어요. 특히 자기계발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정영옥 ▶ 처음에는 민주평통 행사에서 사진촬영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국민들에게 통일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성기자단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개인블로그에도 계속 기사를 올리게 됐어요. 친구들은 정년퇴직한 뒤에 편안하게 산다지만 난 이보다 더 좋은 인생이 없다고 생각해요. 50대 쯤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언젠가는 주위에 되돌려주고 가겠다’고 맘을 먹었다가, 건강이 회복된 이후 계속 활동을 하고 있는데, 가슴 뜨거운 일을 하니까 에너지가 발산되고 행복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민재 ▶ 통일과 북한인권에 관심이 많아서 통일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던 중, 민주평통 기자단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어요. 게다가 이번 17기 출범식에서는 최연소 자문위원으로 행사 당일에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죠. 각계 다양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2030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뜻깊은 경험을 했던 한 해였어요.
서순주 ▶ 민주평통에서 추진하는 행사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활동했더니 기자단 권유를 받았어요. 16기 때 많은 활동을 했고, 느낀 것을 그대로 쓰면 되니까 기사를 쓰는 건 어렵지 않아요. 통일이 왜 필요한지 알고 있고 북한이탈주민들과 지내는 것도 낯설지 않고요. 몇 년간 활동하다 보니까 어떤 기사를 쓰면 좋을지 보이는 것 같아요.
다영 ▶ 대전 동구협의회에서 개최한 ‘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하는 체육대회’에 취재를 나간 적이 있는데 탈북민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니까 이모, 가족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이나 친척이라고 느끼니까 이분들의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날 만난 한 탈북민 아주머니는 북한에서 데리고 오지 못한 아들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나중에 집에도 놀러 오라면서 제게 마음을 활짝 열어주시더라고요. 탈북민과 교류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일반 국민들도 통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것 같아요.
정영옥 ▶ 맞아요. 취재를 다니다 보면 탈북민들과 가까워지는 걸 느껴요. 처음에는 데면데면하다가도 몇 번 보고 나면 스스로 다가와서 인사도 하고, 사진 찍은 걸 보내주면 고마워하더라고요. 어제도 나는 못 보고 지나쳤는데 대구 시청에서 근무하는 한 탈북민이 뛰어와 팔짱을 끼면서 친언니, 이모처럼 반가워하더라고요. 확실히 우린 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민재 ▶ 저는 최근 전주시협의회 탈북민 멘토링 프로그램인 ‘한일역사탐방’에 동행했어요. 함께 역사유적지를 돌고 체험도 하면서 느낀 점은 이 아이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탐방 도중 식사를 했을 때 한 탈북민께서‘이런 밥을 먹고 사는 남한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하단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정영옥 ▶ 얼마 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여성컨퍼런스’에 취재를 갔는데, 해외 자문위원들의 통일염원과 애국심에 놀랐던 기억이 나요. 전 세계 여성자문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일이라는 주제를 놓고 회의를 하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해외동포들은 정말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애국심이 강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처럼 열정적으로 통일을 이야기하는 현장을 많은 국민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기자단들은 그런 걸 직접 볼 수 있으니까 자부심과 사명감이 큰 것 같아요. 그날 사진을 2천여 장 찍었는데 현장을 돌아다니느라 발바닥이 불이 날뻔 했죠(웃음).
연경 ▶ 저는 아무래도 17기 출범식 현장 취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자문위원님들이 대학생기자단이라고 예뻐해 주시고 잘해주셔서 좋았어요. 지난 8월엔 대전통일동아리 학생 100명이 워크숍을 갔는데 날이 정말 더워서 취재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그땐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김연행 ▶ 아직은 기자단 활동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작은 물결이 모여서 큰 파도를 이루듯, 기사를 통해 작은 통일준비 활동을 꾸준히 소개한다면 큰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자문위원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다영 ▶
저도 김연행 자문위원님처럼 ‘나비효과’ 같은 걸 상상했어요. 기사를 통해서 통일 후 젊은 세대가 얻게 될 편익, 혜택을 알리면 청년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지 않을까요? 우리가 쓰는 기사 하나는 비록 작고 미미하지만, 언젠가 그 날갯짓이 거대한 힘이 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정영옥 ▶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했을 때 전국이 붉은 물결로 뒤덮였듯이 우리 기자단 활동이 강한 통일바람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런 움직임이 모이면 바람이 일어날 겁니다.
서순주 ▶ 기자단들의 기사가 홈페이지나 SNS에 게재되면 일반 국민들도 볼 수 있어서 좋지만 우리의 기사 내용이 진정으로 가슴에 와 닿을지에 대해 가끔 고민하곤 해요. 우리 자문위원들은 통일이 올 것이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지만 ‘그건 너희들 생각’이란 말을 듣게 되거든요. 자문위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공감할 수 있는 기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민재 ▶ 저는 대학생 시각에서 통일 활동을 전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행사 자체보다는 저희 세대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니까요. 전문 기자들의 기사와는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연행 ▶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내 자녀가 전쟁의 위협이 없는 곳에서 평화롭게 살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해질 수 있으려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걸 쉽게 공감할 수 있을 테니까요. 통일을 자녀의 교육, 진로 등과 연관지어 이야기하면 여성들에게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릴 겁니다.
서순주 ▶ 맞아요. 여성들은 엄마잖아요. 내 자녀들이 어떤 미래를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할 텐데, 통일이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 될 거라는 점, 그 밝은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도 바로 우리 아이들이란 걸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다영 ▶ 2030세대들에게 통일로 인한 경제적 편익은 너무 먼 이야기로 들리고, 북한주민들의 현실을 이야기해도 ‘내가 바로 서기도 바쁘니 다른 사람을 챙길 여력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요. 그래서 통일을 했을 때 생기는 이익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있으면 좋을 것 같고, 통일관련 활동이 스펙이 될 수 있도록 해주면 보다 많은 청년들이 통일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거에요.
민재 ▶ 저는 청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통일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아요. 기자단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지면 청년들도 자연스럽게 통일에 관심을 가질 거예요.
서순주 ▶ 오늘 대학생 기자단들을 보니까 상큼발랄하고 창의성이 돋보여요. 기성세대들은 통일을 책임감이나 숙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들은 탈북청년 혹은 북한의 청년들과 문화를 매개로 해서 공감대를 넓혔으면 해요. 예를 들어 음악은 세계 공통어잖아요. 내가 좋아하면 북한 사람도 좋아해요. 문화적 공감을 통해 통일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연경 ▶ 정영옥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2016년엔 북한 청년들과 교류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하면 남한 청년들도 더욱 통일에 관심을 가질 것 같고 기자단의 역량도 늘어날 것 같아서요. 물론 그게 당장 어렵다면 탈북대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갖는 것도 좋을 듯해요.
다영 ▶ 사실 통일을 하지 않으면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고 그 경우 가장 먼저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청년들이에요. 그렇게 되면 우리의 미래는 없는 거잖아요. 저는 자문위원, 그리고 청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우선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활동들을 하려고 해요.
민재 ▶ 1월에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가요. 일단 해외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와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통일관련 활동을 해볼 계획입니다.
서순주 ▶ 기사를 통해서 왜 통일이 필요한지를 국민들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통일이 안됐으면 좋겠다거나, 세금이 많아지니까 부담스럽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파요. 통일이야말로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란 걸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김연행 ▶ 글쎄요. 2015년에는 많은 행사에 참가하고 기사도 자주 썼지만 2016년엔 활동폭을 좀 줄이려고 해요. 고3 수험생을 둔 부모로서 아들에게 좀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주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통일에 대한 소신만큼은 확실합니다. 어떤 대가나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기필코 꼭 우리 세대가 이루어야 할 당면과제니까요.
정영옥 ▶ 요즘엔 저도 모르게 사람들을 붙잡고 통일 이야기를 하고 다녀요. 특히 통일에 찬성하지 않는 아이들과 대화할 땐 통일을 결혼에 비유해 설득하죠. 가족 중 누군가가 결혼을 하면 남이던 사람이 우리 식구가 되는 거고, 한 식구이기 때문에 감싸 안으려고 하듯 통일도 마찬가지라고요. 통일이 되면 식구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하고 싶다, 안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 통일은 언제든지 갑자기 올 수 있는 거니까 혼란을 없애기 위해 통일을 맞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2016년에도 이런 활동을 계속할 겁니다.
<글. 기자희 / 사진. 김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