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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느낌표! 북녘친구에게 보내는 초등학생 편지쓰기 대회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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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북녘의 내 친구에게 <철조망을 넘은 우정의 메시지> 글_대구송현초등학교 6학년 이수현

안녕, 친구야? 나는 지금 환한 가을 학교 책상 위에서 너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는 이수현이라고 해.
우리가 서로 등을 돌린 지 벌써 60년이 넘었구나. 1950년 6월 여름날의 새벽에 처음으로 시작된 치열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가슴 아프게 느껴져.
지금 전 세계는 마치 너와 내가, 한반도의 북녘과 남녘이 처음부터 갈라진 별개의 역사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 마치 한반도 땅덩이가 높은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는 그 38선을 따라서 둘로 쪼개지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야. 나라 이름도 South Korea(남한)와 North Korea(북한)로 나눠지고, 우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고 있는 셈이지.

그런데 우리들 중 우리가 여전히 하나 되지 못하고 나뉘어 살아간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인지하고, 가슴 아파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익숙하면 무뎌진다는 말도 있듯이, 반만년 우리 역사 중 고작 60년 남짓한 세월이 남은 수천 년을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가슴 아플 뿐이야.
그래, 나에게도 솔직해질 필요가 있겠지. 사실 이렇게 분단을 안타까워하며 통일을 부르짖는 나 역시 분단 국가인 우리의 현실에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어. 세상은 우리가 나누어졌든 하나이든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바삐 돌아가고 있으니까.

일러스트 이미지하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분단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서로의 대치 탓에 지출되는 막대한 국방비에 우리는 발전할 수 있는 금전적 기회를 잃고, 하나둘씩 생의 마지막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시는 이산가족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아직 살아 계신 분들도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눈물짓고 계시지. 이제 더 이상 그분들이 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아니면 적어도 통일을 원하는 조그만 소망이라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자성어 중에서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있어. 열 숟가락이면 밥 한 공기가 된다는 뜻이지. 나는 이 한자성어가 통일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

통일은 마치 밥을 짓는 것과 같아 밥을 지으려면 쌀도 필요하고, 물도 필요하고, 불을 피우기 위한 땔감도 필요하지. 그 모든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밥을 지을 수 있어. 그리고 재료만 준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밥을 짓기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해. 불을 때고, 밥물을 재고, 밥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이 모든 것이 밥을 짓는 과정의 일부가 되는 거야. 우리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밥이 없으면 살 수 없어. 하지만 매일매일 식탁에 올라오는 밥이다 보니 그 중요성에 무감각해지기 쉬운 거지.
나는 통일이라는 밥을 지어서 한반도 전체에 고슬고슬 뿌리고 싶어. 마치 김밥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야. 한반도 위에 정성스럽게 뿌리면 김 색깔처럼 어둡게 나뉘어진 한반도가 새하얗게 변하겠지? 그러면 모두가 행복해질 거야.

일러스트 이미지나는 진심으로 변화를 원해. 한반도에서 분단으로 불행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웃는 날이 오기를 바래. 그분들의 눈물을 닦아 드리기를 소망해. 비록 나는 아직 열세 살밖에 되지 않았고, 세상을 눈 깜빡할 사이에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방법 같은 것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분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싶어.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면 한반도를 통일하는 외교관이 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선생님이 되어 통일의 필요성을 모든 학생들에게 널리 알릴 거야.

우리가 둘로 나누어지기 전의 그 행복한 시간이 계속 되었으면! 남북의 운동선수 팀이 하나 된 연둣빛 한반도를 앞세워 Korea라는 이름 아래 형제애를 나눴던 그 경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반도의 두 책임자가 서로 결속되어 화합했으면! 남북으로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으면! 이 모든 것은 얼마나 더 기다려야 우리 것이 될 수 있는 걸까? 이런 행복들은 왜 우리에게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비록 지금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일들이지만, 나는 통일을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통일은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할 거라고 믿어.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편지까지 주고받고 있으니, 우리의 하나 된 마음은 서로를 향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 마침내 언젠가는 서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나는 그 순간을 소망하며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지.
부디 내 메시지가 철조망을 넘어 너에게 전달되길...... 비록 우리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우리가 같은 소망을 지니는 순간 우리는 친구가 되는 거니까.

2015. 10. 6
대구송현초등학교 6-3
이수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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