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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N

평양의 고층아파트 숲.

평양의 고층아파트 숲.

같은 평양 맞아?
너무나 다른 생활수준

평양은 북한 주민들 중에서도 선택받은 사람들만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안에도 빈부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류층은 집 전화가 2가구에 1대 꼴인 반면, 상류층은 가구당 휴대전화가 6대에 이른다. 그 실상을 들여다보았다.

| 곽인옥 서울연구원 평양특별위원 |

평양은 북한에서 주체의 성지이자 조선 인민의 심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신성한 지역이다. 특권기관인 중앙당을 비롯해 인민무력성, 국가안전보위성, 인민보안성, 내각 등이 평양에 소재한다. 이러한 특권기관 산하에는 무역회사가 800여 개 존재하며, 한국 돈으로 100억 원이 넘는 자산가도 100명이나 있다고 한다. 특히 평양에는 유명한 김일성종합대학교와 김책공업종합대학교 등 총 22개의 대학이 있다. 그야말로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가 아닐 수 없다.

현재 평양은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김일성광장 주변의 특권층 거주지역인 창전거리에 고층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평양 중심부에 미래과학자거리가 완성되었다. 현재는 대성구역의 여명거리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또한 상업 서비스망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장, 외화 상점, 고급 음식점 등 다양한 상업망이 발달하고 있다. 중국 자본이 투자된 복합적인 상업망도 평양 중심지역에 건설되고 있다. 이는 평양에서 이러한 상업망을 사용할 수 있는 수요층이 두껍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수요층은 주로 평양의 특권기관 간부들과 이러한 권력을 활용하는 자본가들, 무역회사 직원, 시장 상인, 대학생들과 교수들이 주 고객이다.

상류층 가구당 평균 휴대전화 6대

평양 출신의 탈북자 심층면접을 통해 평양시 인민들의 생활 실태를 분석해보면 하류층과 상류층이 몇 가지로 구분·비교된다.

첫째, 일상생활 영역이다. 하류층은 아파트 평수가 7~12평(방 1, 화장실은 공동화장실, 난방은 석탄)이며 하루에 전기는 2~3시간, 수돗물은 1~2시간 공급된다. 하류층은 매우 열악하게 살아가며 집이 없어서 분가를 하지 못한 자녀와 같이 사는 대가족이 많다. 반면 상류층은 아파트 평수가 40~50평대(방 3, 화장실 1, 난방은 연탄보일러)이며 하루에 전기는 20~23시간, 수돗물은 24시간 공급된다.

평양에서 열린 패션쇼.평양에서 열린 패션쇼.

둘째, 경제생활 부문이다. 평양에서는 지방과 달리 아직도 국가 배급이 한 달 기준으로 15일 분량 정도 나온다. 하류층은 가계소득에서 국가 배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10.5%에 달한다. 나머지 89.5%는 월급이나 기타 소득으로 생활한다. 반면 상류층은 가계소득에서 국가 배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0.1%도 안 된다. 국가에서 주는 배급은 질이 안 좋기 때문에 받지 않고 가난한 친척이나 이웃에게 준다고 한다. 그들은 시장이나 외화 상점에서 질 좋은 것을 구입해 살아간다.
하류층은 20가구 기준으로 집 전화 10대, 휴대폰 3대, 컴퓨터 2대, 자동차 0대이다. 반면 상류층은 10가구 기준으로 집 전화 10대, 휴대폰 60대, 컴퓨터 20대, 자동차 10대가 있다.

셋째, 직업의 종류이다. 하류층은 오늘 장사를 해서 돈을 벌지 못하면 내일은 굶을 수밖에 없는 최빈곤층으로 대부분이 농민, 노동자 출신들이다. 이들은 자본금이 없으며 공터나 길거리에서 물품을 파는 메뚜기 시장이나 골목장에서 소소하게 채소장사, 음식장사, 석탄장사를 한다. 다른 직업으로는 오물장 정리, 청소, 가내반(가내 수공업장) 생활,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국영 공장·기업소의 노동자 등이 대부분이다.

평양 시내를 배추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군인들.평양 시내를 배추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군인들.

특히 국영 공장·기업소에서 생활을 잘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지방으로 쫓겨나고 지방의 자본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평양에서는 잘사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이 증가했다. 또한 평양의 정년퇴직자들은 할 일이 없어 아파트에서 돼지와 닭을 기르거나 스스로 지방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상류층은 특권을 가지고 있는 당 간부들과 무역회사의 자본가형 간부 그리고 자본가들이 이에 속한다. 직업으로는 금성은행 간부, 무역상 간부, 대외건설지도국 간부, 낙원지도국 당비서, 무역회사 사장, 대동강종합식당 지배인, 옥류관 당비서, 량강도호텔 간부, 혁명지도관리국 간부들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양극화

현재 평양 주민들은 남한의 1985년 정도의 생활상을 보이며 살아가고 있다. 지방 농촌은 1960~70년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양은 계층별로 상류층이 30%, 중류층이 30%, 하류층이 40%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상류층과 중류층 60%는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는 계층이고 하류층인 40%는 최빈곤 상태로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평양에서는 간부로서 특권을 갖고 시장경제의 네트워크를 직간접적으로 통제하는 사람은 최고의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는 상류층이다. 반면에 권력이 없고 시장경제의 최말단에 있는 순수한 농민, 노동자들은 하루 벌어서 하루 살아가는, 미래가 없는 절망의 상태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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