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통일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이 지금의 어린이, 청소년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통일교육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일까. 충북 청주시협의회(회장 안덕호)의 활동 상당수는 청소년 통일교육에 집중돼 있다. 아울러 ‘통일 지도자 아카데미’를 실시해 북한 실상을 알리는 지도자 양성 과정에도 힘쓰고 있다. 4주 차에 걸친 아카데미 수료생 200여 명이 매년 통일 지도자로 거듭나고 있다.
“통일 지도자 아카데미는 청주 시민의 국가관과 통일관을 고취하고자 하는 저희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입니다. 3월 10일에는 참가자들과 함께 남북 분단의 현장인 파주 임진각, 제3땅굴, 도라산 전망대 등으로 안보 견학을 다녀왔죠. 명절에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이 합동으로 부모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설명을 듣고는 눈시울을 붉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는 실향민들이 가족을 그리며 남긴 글귀를, 도라산역에선 멈춰 선 도로와 철로를 보면서 하루빨리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모두가 염원했죠.”
청주 서경중학교에서 열린 ‘탈북 청소년과 함께하는 통일 이야기’ 행사.
멀리 파주까지 올라와 역사의 현장을 눈 안에 담아가면서 안덕호 회장을 포함한 협의회 회원들은 통일의 필요성과 희망을 다시금 되새겼다.
청주시협의회는 미래 세대를 위한 청소년 통일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개최된 중학생, 고등학생 통일골든벨 충북지역 본선대회에서 청주시 소재 중·고등학교가 각각 3등 민주상과 2등 평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고등학생 통일골든벨에는 전체 참가자 500명 중 200명이 청주시 학생일 만큼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2등을 비롯해 다수가 입상했으니 흡족한 성과죠.”
이뿐 아니다. 지난해 한 해에만 ‘탈북 청소년과 함께하는 통일 이야기’ 행사를 총 6회에 걸쳐 실시해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6개 중·고등학교에서 약 2300명을 대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의 호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남학교에는 탈북 여학생을, 여학교에는 탈북 남학생을 데리고 갔더니 학생들이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분위기였어요. 한 학생은 행사가 끝날 때쯤 탈북민들을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와 탈북 학생들이 다니는 방과 후 공부방을 연결해주기도 했습니다.”
청주 시민 수백 명이 참가한 ‘여성 통일 공감 한마당’.
이처럼 청주시협의회의 청소년 통일교육이 각광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보여주기식 강의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강의로는 매일 공부만 하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가 어려울 것 같았죠. 이왕이면 또래의 탈북 학생, 거기다 서로 이성관계이면 학생들이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협의회 내부의 의견이 많아 그렇게 진행했어요. 상품권도 제공했고요. 결과적으로 모든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성공적인 행사였죠.”
청주시협의회가 이처럼 청소년 통일교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주 일신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탈북 청소년과 함께하는 통일 이야기’ 현장.
남다른 ‘적극성’이 만든 통일교육의 성과
“대부분의 청소년들, 심지어 청년들까지도 왜 남북이 나뉘어졌는지, 북한은 어떤 나라인지, 왜 통일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것 같아요. 차세대 통일 지도자인 이들에게 더 늦기 전에 남북관계와 북한의 현실, 세계정세를 알려 통일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의지를 고취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주시협의회의 청소년 통일교육이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협의회 회원 개개인의 노력도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12월 ‘2016 민주평통 평화통일 기반 구축 유공 자문위원 국민훈포장 수여식’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한 홍순철 간사도 그중 한 명이다. 홍 간사는 통일캠프 운영, 통일 미래세대 올바른 역사교육 촉구대회, 통일의 지방화를 위한 평화통일 심포지엄, 여성 통일공감 한마음 워크숍 등을 개최하며 평화통일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일 지도자 아카데미’ 개강식에서 청주시협의회 안덕호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번에 수상하신 간사들과 자문위원들은 청주시협의회에서 진행하는 통일 활동뿐 아니라 도 지역회의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자문위원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지역 내 많은 부분에서도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죠. 이러한 봉사정신과 적극성 덕분에 저희 협의회의 통일교육 및 통일 활동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꼼꼼히 수렴하고, 청주시 민간단체 임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평화통일에 관한 의견 수렴을 잊지 않는 것도 청주시협의회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이유다. 안 회장을 비롯한 협의회 회원들의 힘찬 의지는 오늘도 통일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과거 서독 정부가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동독이 통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국제 환경의 변화를 이끌었던 것처럼, 대한민국도 세계 우방과 함께 북한을 변화시켜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가 국가안보와 평화통일에 한마음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