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민주평통 의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신임 간부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 간 소통 못지 않게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23일 제17기 부의장 및 협의회장 임명장 수여식이 청와대에서 열린 데 이어 23일, 24일 양일간 합동회의가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됐다. 새로 임명된 부의장 24명과 협의회장 228명이 참석한 합동회의에서는 제17기 자문회의의 활동 방향 및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7기 부의장 등 운영위원과 협의회장단 임명장 수여식이 지난 6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간부 자문위원 대표들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는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각 지역회의에 탈북민 대표가 고르게 참여해 통일 논의를 좀 더 생동감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 청년층이 통일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참여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 간 교류와 소통을 확대하는 노력 못지않게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 내부에 있는 마음의 장벽을 극복하고 남과 북이 민간 차원의 교류와 왕래를 확대해 국민적 마음과 통일의 역량을 성숙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바로 이 같은 일에 민주평통 간부들이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자문위원이 통일 알리는 홍보요원 되어야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신임 부의장과 협의회장 합동회의가 1박2일에 걸쳐 열렸다. 합동회의는 ‘바람직한 통일의 미래상’이라는 주제아래 현경대 수석부의장의 기조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강연에서 현 수석부의장은 “국가나 개인이나 목표가 확실해야 이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우리에게 목표는 통일이다. 통일은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른다. 17기 민주평통 임기 안에 올 수도 있는 일이라는 자세로 일을 할 때 긴장을 해서 통일을 준비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대 대통령 모두 통일 노력을 안 해온 것은 아니나 대부분 분단을 관리하는 정책에 머물렀을 뿐 적극적 통일정책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반면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 4대 기조로 통일을 내세우고 국제사회에 한반도 통일 문제 및 북한의 인권 문제까지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펼쳐왔다.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었다며 5·24 조치도 해제하고 대화를 걸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남북대화의 시도는 이미 많이 있어왔다. 1972년부터 박근혜정부 출범 전까지 606번의 남북회담과 266건의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게 모두 휴지조각이 되다시피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남북대화와 교류가 많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원칙이 중요하다. 박근혜정부는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에서 ‘원칙’과 함께 ‘과정’을 중요시해왔다. 북한과 아주 작은 공통분모부터 협상해서 신뢰를 쌓고, 그 신뢰의 터전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자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그것이다.
이제 민주평통 17기가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해서 통일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통일에 대한 국민의 의견 수렴, 국민적 합의 도출, 민족적 의지와 역량 결집, 그리고 이 같은 내용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민주평통의 임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이다. 이를 위해 민주평통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입을 열어야 한다. 정부가 왜 통일에 대해 홍보하지 않느냐고 탓할 게 아니라 여러분이 구전을 하고,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에게 통일을 왜 해야 하고 우리에게 통일이 어떤 대박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전달해주는 홍보요원이 되어야 한다.”
다음 순서로 박찬봉 사무처장이 17기 자문회의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행복한 남북통일을 이루기 위한 자문 건의 내실화, 통일 준비 본격화, 실천적 통일 준비 의제 개발 및 공론화, 국민 통일여론 수렴 및 소통 활성화, 통일 준비 유관기관 간 협력 강화, 맞춤형 작은 통일운동 전개, 통일 준비의 국제화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17기 자문회의 활동 방향’ 기사 참고).
박 사무처장의 사무처 직원 소개에 이어 신은숙 위원활동지원국장이 지역회의와 협의회 운영 방향을 보고했다. 민주평통의 역할은 ‘통일정책에 대한 소극적 자문·건의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통령의 평화통일 책무를 뒷받침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평통의 조직 구조, 자문위원의 위촉 과정과 임기 및 역할, 17기 자문위원 위촉 현황 등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이후 각 지역별 오리엔테이션으로 첫날 프로그램은 마무리되었다.
독일과 한반도 통일 환경의 차이 비교한 강연 열려
<사진>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합동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언제 통일이 오더라도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자'고 각오를 다졌다.
이튿날 프로그램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최근 한반도 정세와 대북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정부 측 보고를 하는 것으로 문을 열었다. 홍 장관은 “남북관계는 도발-위기-타협-보상-재도발의 악순환이 지속돼왔는데, 한반도 안보위기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튼튼한 안보의 기초와 신뢰를 통한 적극적 포용, 즉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펼쳐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또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구현하기 위한 신뢰 구축 방법으로 ▲남북이 서로 규칙을 지켜 상대방이 배신할 것이라는 의심을 감소시키는 ‘약속에 기초한 신뢰 쌓기’ ▲남북관계의 교류사업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이익에 기초한 신뢰 쌓기’ ▲제도를 통해 상대방의 의도 및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제도를 통한 신뢰 쌓기’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 측 보고 다음 순서로는 6·25전쟁 기간 15세 전후 나이로 자원입대해 화개전투에서 싸운 학도의용군들의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와 한반도와 유럽을 연결할 수 있는 대륙열차 철도망의 청사진을 펼친 동영상을 시청했다.
이어서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이 ‘한반도 통일은 어떻게 독일과 다른가’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강연 첫머리에서 이 총장은 “북한은 독일 통일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독일식 통일을 막기 위해 어떤 점을 피해야 하는지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라고 지적하며 독일과 한반도 통일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하나하나 짚었다.
독일과 한반도는 외국에 의해 강제 분단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분단 당사자 간에 갈등과 반목으로 분쟁이 있었다는 점에서 공통되지만, 그보다는 차이점이 많다는 것이 이 총장의 진단이다. 한반도는 삼국통일 이래 1269년 동안 통일국가였기에 통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숙명의 과업으로 생각하는 반면 독일의 통일국가 역사는 1871년부터 74년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통일국가로서의 동질감이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점이 오히려 통일을 냉정하고도 현실적으로, 시장 중심의 실익 위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독일은 동서 간 전쟁을 겪은 바가 없어 상호 신뢰가 가능한 반면 한반도는 6·25전쟁으로 적대와 증오가 있고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다. 또한 독일은 별다른 통일정책 없이 민간과 정부 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선행했는데 한반도는 남북이 다른 통일 원칙과 정책으로 정부 주도 통일정책을 펴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동독은 동유럽권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였음에도 통일 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되었는데, 세계 최빈국인 북한과의 통일이 갑자기 닥쳐온다면 추정하기 불가능할 만한 통일 비용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따라서 통일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만 하며, 정권을 상대로만 통일 논의를 해서는 사실상 통일을 이루기 어려우므로 미디어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 등이 독일 통일에서 배울 점이다”라고 이 총장은 결론지었다.
앞으로 2년간 통일 사업을 이끌어갈 견인차이자 국민의 입과 귀가 되어 통일의 주춧돌이 될 민주평통 부의장 및 협의회장들의 첫 모임인 합동회의는 모든 참가자들의 임명장 전수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3대가 함께 하는 통일골든벨로 세대간 의견차 좁혀”
최용남 경북 김천시협의회장
‘3대가 함께하는 통일 골든벨’로 세대 간, 계층 간의 통일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왔던 최용남(54) 경북 김천시협의회장이 16기에 이어 17기에도 협의회장 직을 연임하게 되었다. 민주평통에 발을 딛고 일한 것이 햇수로만 무려 12년. 김천 지역의 숙박업, 음식업 등 11개 위생단체 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추천을 통해 민주평통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동안 민주평통 일을 해오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생각해온 것이 바로 청소년들의 안보의식이 희박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3대가 함께하는 통일 골든벨’ 행사를 추진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최 회장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통일 문제로 강연을 할 때도 청소년들의 마음에 구체적으로 와 닿을 수 있도록 “통일이 되면 당장 열차를 타고 금강산도 가고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도 있다”는 사례 등을 통해 말문을 열곤 한다고 한다.
최 회장은 또한 ‘통일은 지방 경제에도 대박’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이를 널리 알리려 한다. “지금 지방 경제는 어려움이 몹시 큰데, 통일이 되면 훼손되지 않은 자연관광자원이 풍부한 휴전선 지역 등을 개발할 경우 우리나라는 관광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라 경제 전체가 살아나고, 취업 문제로 고통 받는 젊은이들의 고민도 해결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올해는 김천시협의회로서는 의미 있고 각별히 분주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을 목표로 전국 단위의 통일 관련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준비 중이기 때문. 김천 부황댐 주변 걷기, 통일 골든벨 등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최 협의회장은 대회가 꼭 성사되어 많은 민주평통 식구들과 국민들이 김천을 방문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문위원 더 자주 만날 기회 마련해 협의회 활성화할 터”
김정설 전남 고흥군협의회장
“저는 아직까지 민주평통에서 어떠한 일도 해본 적이 없어서 사실 많이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미흡한 저에게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의장님께 감사드려요.”
17기 전남 고흥군 협의회장에 위촉되면서 민주평통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김정설(53) 협의회장. 15년 정도 고흥에서 공직에 있다 퇴직한 후에는 모교와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약 7년 동안 강의했고, 9년간 광주에서 자동차 트레일러 제작업체를 운영해오는 등 사회 곳곳에서 능력을 발휘해왔다.
“자문위원 활동을 한 경험이 없이 협의회장을 맡게 되다 보니 기존에 지역에서 자문위원으로 계셨던 분들을 우선적으로 위상에 맞게 예우해드리고 이분들이 더욱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참여에서부터 조직의 힘이 생기고 그 힘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부의장, 협의회장 합동회의에 참석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또 다른 거대한 세계에 발을 내디딘 느낌이 들어’ 가슴이 두근거렸다는 김 협의회장은 “우리가 그동안 통일이라는 큰 과제를 눈앞에 두고도 얼마나 느슨하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무관심으로 일관했는지에 대해 자책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다만 합동회의에서 느꼈던 자긍심에 비해 다소 열악한 지역협의회 사무실과 환경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무보수 명예직으로 봉사하는 자문위원들을 위해 사무실 환경과 제도가 좀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문위원들이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물론 도 단위의 교육이나 회의도 자주 열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와 환경의 변화 등 통일에 대한 지식을 얻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특히 합동회의에서 독일과 한반도 통일 환경을 비교한 강의는 자문위원들도 함께 들어야 하는 좋은 내용이었다며, 합동회의 강의 내용이나 자료집이 지역협의회에도 내려갈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제안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