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세웅 부의장은 “통일로 우리 인구가 8000만이 되면 그 자체로 경제가 발전하고 국력이 신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민주평통 16기에서 직능대표 자문위원으로 활약한 이세웅 신일학원 이사장이 17기 이북5도부의장의 중책을 맡았다. 평안북도 출생 월남 1세대로 누구보다 통일의 꿈을 절절히 꾸고 있는 이 부의장은 “격정적인 월남 1세대들의 충정 어린 에너지를 균형 있게 이끌어 평화통일에 공헌토록 하겠다”고 다짐한다.
신일기업 회장, 예술의전당 이사장, 국립발레단 이사장,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으로 우리 사회 다방면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겨온 이세웅(76) 신일학원 이사장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6기 직능대표 자문위원에 이어 17기 이북5도부의장을 맡았다.
평안북도에서 출생한 월남 1세대인 이 부의장에게 통일은 ‘숙명 사업’. 월남한 지 67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껏 고향 사람들과 친분관계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그는 아직도 일상생활 중에 평안도 사투리가 많이 섞여서 나온다고 한다. 그런 그가 민주평통 이북5도부의장의 책무를 맡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간 평안북도 행정자문위원과 중앙도민회 고문,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고문으로 월남 1세대들과 사적, 공적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와 총재직을 지내면서도 국제적십자사와 함께 통일을 위한 많은 일을 해왔고, 통일고문회의의 고문으로도 위촉되어 통일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듣고 배울 수 있었다는 이 부의장이다. 그리고 그 인연이 자연스레 민주평통으로 이어졌다.
“저의 출퇴근길에 장충동 민주평통 사무처가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하루에 최소 두 번은 민주평통 사무처 앞으로 지나가니 제 뇌리에는 항상 민주평통이라는 단어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민주평통과 닿은 인연은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대단한 의미를 지닌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부의장은 그간 자문위원으로서 민주평통에서 해온 활동 중 특히 지난해 현경대 수석부의장의 제안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 및 발전을 지원하는 민주평화통일지원재단 출범에 참여한 것을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저는 현재 교육에 관련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북한이탈주민들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이 천신만고 끝에 한국으로 와 대학 과정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대학 교육을 통해 후일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그들이 겪는 애로와 고통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에 대한 민주평화통일지원재단의 지원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이 우선돼야
이 부의장의 숙원은 고향 방문이다. 그 자신뿐 아니라 모든 월남인들이 북에 두고 온 고향을 다시 찾아볼 수 있게끔 하는 게 그의 꿈이다.
“매년 약 3000여 명의 월남인들이 연로하여 별세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평생소원은 저희 부모님의 생전 바람처럼 고향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생전에 고향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가지고 계셨고, 다시 한 번 고향을 방문할 수 있기를 늘 기도하셨죠. 부모님이 별세하시기 전까지 그 꿈을 이루어드리지 못해 자식으로서 매우 애통하고 한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남은 월남 1세대의 북녘 고향 방문은 인도적 사업의 차원을 넘어서 저에게나 우리 민족에게나 반드시 해결해야 운명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의장은 또한 “때로는 격정적이고 막연하기도 한 월남 1세대 어르신들의 충정 어린 에너지를 민주평통의 사명에 맞도록 균형 있는 길로 인도하는 것 역시 이북5도부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통일은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꼭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국가적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 이 부의장의 생각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한 나라의 인구가 큰 자산 중 하나. 통일이 되면 우리 인구가 약 8000만 명에 육박하게 되는데, 이렇게 인적 자원 규모가 커지면 나라 경제가 더욱 발전할 것이고 국가 지위가 향상되는 데도 큰 원동력이 될 거라는 것.
그렇다면 통일의 첫걸음인 남북관계가 개선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부의장은 먼저 ‘남북이 서로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관계의 회복을 위해 우선 대한민국에서부터 젊은 세대들까지 포함한 국민들이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산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민주평통이 이 과정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주평통은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는 거대한 조직입니다. 이렇게 큰 조직임에도 매우 체계적으로 짜여지고 탄복할 만한 운영체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제 바람을 보탠다면 통일 비전에 대한 구성원들 간의 횡적 교류가 좀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국내외 통일을 위한 지지 기반을 강화하는 데 민주평통이 더욱 매진합시다. 통일은 먼 훗날의 일이 아닙니다. 17기에서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해 통일을 이루겠다는 굳건한 각오로 임한다면 17기 중에 통일의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즉, 우리가 하기 나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