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통일시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통일 칼럼

이전 홈 다음

북한의 정상국가화는
경제 발전에서 시작되어야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경제가 변곡점에 와 있다. 북한은 최근 들어 2011년 이후 플러스 경제성장을 시현해왔다. 북한의 경제성장을 선도해온 분야는 대외교역이다. 2000년대 들어 증가해온 북한의 대외교역은 2011년에 북한 경제가 붕괴되기 이전인 1990년 수준을 회복했다. 2011년 이후 2013년까지 북한의 대외교역은 평균 22.3%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북한의 무역수지는 여전히 평균 10억 달러 내외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무역수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인력 송출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교역 확대가 북한의 경제성장을 견인해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교역 확대가 상당 부분 외부적 요인에 의존하고 있어 그 지속성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전통적으로 북한의 수입품은 주민들의 생필품, 식량, 그리고 에너지 등 전략적 상품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활동 관련 수입품, 특히 섬유제품과 같은 가공무역의 원료 수입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향후 교역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북한의 값싼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중국 기업의 투자가 증가한 것이 그 배경이다.

중국의 임금이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어서 중국의 대(對)북한 투자는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단지 북한이 이러한 투자를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북한의 전력 공급역량, 계약 준수에 대한 신뢰 등이 대북 투자 확대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급속한 성장을 보이던 북한의 수출은 지난해 성장세가 중단되고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이후 수출의 급속한 성장은 에너지 가격 및 자원 가격의 상승으로 중국 기업들이 북한 지역 광산 개발에 투자를 확대한 것이 그 배경이 되었다.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장성택 처형과 관련된 대중국 수출의 충격이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가격 및 자원 가격의 하락이 북한의 대중 수출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국면 지속 및 셰일가스 생산 확대 등이 유발한 이러한 변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자원 수출의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경제의 성장을 이끈 수출 및 수입의 증가는 상당 부분 외부에서 유발한 것이다. 북한 당국이 외부의 수요 변화를 수용한 공로는 있지만 북한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도출한 것은 아니다. 북한 당국은 1990년대 이후 북한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경제적 변화를 계속하여 수동적으로 수용하거나 추인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시장 기능의 확산에 대한 경계심이 그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제 거래의 확대를 통한 성장 추세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지금도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제 시작된 경제성장 추세가 다시 꺾이면 북한 체제의 미래도 어두워질 것이다. 이제는 외부의 투자를 유인하고 교역을 확대할 수 있는 확실한 태도가 필요하다.

photo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독일 킬대학 경제학 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등 역임.

페이스북 트위터 통일시대 뒤로가기버튼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