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호 > 통일칼럼
통일칼럼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공격과 촛불시위도 이 같은 국민적 지지도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높은 지지도는 일관된 대북정책과 그로 힘입은 성과에 기인한다는 분석에 동의한다.
박근혜정부는 지난 정부로부터 불편한 남북관계를 넘겨받으면서 출발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햇볕정책의 성과로 만들어진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은 지난 정부에서 중지되거나 폐쇄 직전의 상황에 내몰려 있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마지막 남아 있던 개성공단까지 폐쇄되는 상황을 맞이하였지만 최근 남북관계는 새로운 훈풍이 불고 있다.
현 정부에서 폐쇄를 맞이했던 개성공단은 정상화 합의를 이루고 조업 재개 과정에 있으며,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루었다. 또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가던 금강산 관광도 사업 재개를 논의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정부 때부터 막혀 있던 남북관계의 주요 현안들을 일사천리로 해결해나가는 모양새이다. 더구나 최근 남북관계의 진전은 과거 북한 측의 주도로 진행되던 것에서 벗어나, 박근혜정부의 원칙과 고집에 북한이 호응해 나오는 모양새여서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더 높다. 한마디로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고 원칙과 당당한 자세로 남북 협상에 임하고, 소기의 성과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성공했다거나 성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현 정부의 원칙과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남북관계 협상 전략이 현재까지 힘을 얻고 소기의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성공과 평가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성공단 조업 준비와 이산가족 상봉 행사, 그리고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한 협의까지 이 모든 것은 지난 진보정권의 성과를 이어가는 것일 뿐 보수정권이 남북관계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성공 영역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남북관계는 지난 정부의 성과를 이어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박근혜정부의 지지자들이 기대하는 남북관계의 진정한 성과는 북한 핵과 미사일의 폐기와 비확산을 통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보장되는 것이다. 아마 현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도 이에 대해서는 동의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북한 핵을 이고 살 수는 없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 핵 폐기를 위한 명확한 정책적 개입과 제안은 보이지 않는다. 단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남북관계에서 원칙을 고수할 경우 북한 핵 폐기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만이 있을 뿐이다.
최근 정부는 북한 핵 폐기를 위해서 기존의 6자회담 방식도 유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 외의 진전된 구체적 정책 대안을 들어보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사용된 접근법으로는 북한 핵 폐기는 물론이고 확산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정상화는 남북한의 합의만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북한 핵은 남북한의 합의나 회담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안이다. 박근혜정부는 현재의 원칙과 당당함을 바탕으로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북한 핵 위협의 해소에 진전된 성과를 거둬야 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성공은 진보정권의 성과를 이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북한 핵 위협의 해소를 통해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