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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신유라시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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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라시아 시대 열리나

21세기 ‘젖과 꿀’의 블루오션
신성장동력화 경쟁 후끈

특집/신유라시아 시대

지구 면적의 40%, 세계 인구의 70%를 포괄하는 광대한 공간 유라시아. 막대한 시장 잠재력을 둘러싸고 강대국 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여기에 주목한 구상이다. 유라시아 시대의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유라시아 지역은 광의로는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인도를 포함하는 광대한 공간으로 지구 면적의 40%, 세계 인구의 70%(49억 명)를 포괄하는 지역이다. 협의로는 러시아, 중앙아시아, 몽골, 중국을 포함하는 지역을 말한다. 워낙 광활한 영토를 포괄하는 지역이어서 지역적 정체성이 금방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이념과 체제, 제도적 장벽, 지리적 장벽 등으로 상호 간의 연계성과 역동성이 부각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대륙은 동구권 붕괴 후 시장경제권으로 통일되고 물류 인프라 측면에서도 상호 연결 되기 시작했다. 최소한 철도망 연결 측면에서는 하나의 대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유라시아라는 공간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한민족에게 광활한 대륙을 지향하는 내면의 꿈과 이를 막고 있는 한반도 분단 해소의 염원과 관련 된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유라시아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최근 들어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에는 새로운 돌파구,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라시아 공간이 한국의 뉴프런티어, 21세기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유라시아 공간에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 경제 대국과 중앙아시아의 자원 대국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친디아(차이나+인디아)로 불리면서 지난 2000년대 함께 10%대의 고성장을 구가했다. 최근 들어 중국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으나 인도 경제는 모디 총리 취임 후 강력한 개혁정책을 펼치면서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세계 경제 엔진 자리를 인도가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근년 들어 크림반도 및 우크라이나 사태로 자초한 외교적 고립과 유가 하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넓은 국토와 상당한 인구가 뒷받침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구 소련의 오랜 지배에서 벗어나 시장경제로 활력을 찾고 있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잠재력도 크다. 인구, 영토, 경제 규모 등 3박자를 갖춘 대국이 유라시아 대륙에 몰려 있는 것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VS 일대일로 VS 신동방정책

특집/신유라시아 시대
<사진>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열차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철로를 힘차게 달리고 있다.

떠오르는 유라시아 시대에 대응해서 관련 국가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거대 비전을 제시한 것은 중국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 방문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라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구상을 발표했다. 중국 전역은 물론 아시아, 유럽과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사통팔달의 교통·물류 인프라(육·해·공 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호 연결망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전략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했다.

러시아의 유라시아 전략은 극동지역 중시정책과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창설로 나타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신동방정책을 천명하면서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극동지역 중시정책을 적극 시행해나가고 있다.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규모 재원을 블라디보스토크 일원의 인프라 개선과 도시 현대화에 투자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유럽연합(EU)에 대응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창설했다.

이와 같이 유라시아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강대국 간 경쟁 및 각축 구도는 한국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화와 번영이 함께하는 하나의 대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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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평화통일의 염원을 싣고 서울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약 1만4400㎞를 달린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대원들이 8월 17일 오후 경의선 최북단인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해단식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평화통일의 소망을 담아 조각천을 꿰매 만든 대형 태극기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대장정을 마쳤다. 대형 태극기는 독립기념관에 기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유라시아 국제 컨퍼런스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을 통해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을 건설하자는 그랜드 비전을 제시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땅(철도, 도로), 바다(북극항로), 디지털(초고속 정보 통신망) 등 복합 물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유라시아 지역국가들 간 지식·문화 분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유라시아를 평화와 번영이 함께하는 하나의 대륙으로 만들어가자는 국가적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함께 박근혜정부의 3대 외교 핵심 과제의 하나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의 국가 비전이 한반도와 동북아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 정부가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국가 비전을 더욱 확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분단 이후 최초로 유라시아가 한국의 외교 역량이 투사되는 전략적 공간으로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비전이 너무 크고 추상적인 면이 있어 아직 상상의 영역이고 실체적 공간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구나 남북한 분단 상황과 정치·군사적 긴장관계 지속으로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과 직접 연결되지 못하고 사실상 고립된 섬으로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현재 한국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 내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로 올해 7월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가 대장정에 올랐다. 20일간의 여정 끝에 250여 명의 한국 친선사절단을 태운 열차가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시베리아를 횡단한 뒤 유럽의 베를린역에 도착했다.

유라시아 시대를 위한 당면 과제

특집/신유라시아 시대
<사진>2014년 11월 중국 베이징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또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경제 분야 과제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로드맵’을 마련 중에 있다. 교통, 물류,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등 유망 협력 분야를 선정하고 실행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우리의 수출 상품이 시베리아 철도를 달리고 유라시아의 풍부한 에너지와 자원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일을 앞당기려 노력 중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등 여타 거대 비전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정부가 생각하는 구상이다.

원래 그랜드 비전은 초기에는 캠페인성 슬로건으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이론과 실체가 따라 붙는 것이 보통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도 그런 측면이 있다.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시간이 갈수록 비전에 구체성과 실천적 내용이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당면한 핵심 과제는 한반도 종단철도를 복원하는 것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출발점이라고 자부하는 한반도 남단에서 시베리아, 유럽으로 연결되는 철도는 남북 간 분단으로 북한 지역에서 끊겨 있다. 분단 전 남북 간에는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의 3대 철도망이 있었다. 최근 우리 정부는 경원선을 복원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북한 당국의 호응이 없는 상황이다.

한반도 종단철도 복원 문제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 때도 가장 비중 있게 논의된 주제였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유라시아 철도·물류 전문가회의에서도 핵심 의제였다. 이 세미나에서 동양대 박은경 교수는 ‘철도 에라스무스 플랜’이라는 주목할 만한 제안을 내놓았다. 한국, 북한, 중국, 몽골, 러시아 5개국의 철도 대학생들이 서로 다른 국가의 철도산업 및 철도 시스템을 배우면서 유라시아 철도 전문가로 역량을 키워나가게 하는 글로벌 네트워킹 프로젝트다.

박 교수는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철도 에라스무스의 거점을 북한에 둘 것도 제안했다. 북한에 철도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이니셔티브 발휘 기회를 주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 간 신뢰 구축을 대북정책의 최우선으로 하고 있음에 비춰 철도 분야의 협력은 적합한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종단철도의 복원을 위해서는 북한 측의 노후화된 철도망을 현대화하기 위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됨을 감안할 때 이 문제를 미리 국제적 어젠다로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의 주도로 AIIB가 발족했음을 감안할 때 남북 종단철도 복원에 이 은행의 투자를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에서 끊어진 한반도 철도망을 복원시키는 것은 한국이 유라시아 시대를 주도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특히 중국, 러시아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냉전적 질서를 해체하는 방법으로 남북 종단철도 복원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의의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유라시아 시대의 도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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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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