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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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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의 슬픔 간직한 영월 서강

물길, 산길, 찻길이 길동무 삼아
서해 천리로 향하는 ‘진경산수

길 위에서
<사진>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반도 지형과 선암마을 전경.

강원도 영월 땅에는 남한강의 양대 줄기인 동강과 서강이 유유히 흐른다. 두 물길과 첩첩한 산자락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문화재급 절경도 여럿이다.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어라연, 청령포, 한반도 지형, 선돌이 그것이다. 특히 평창강과 주천강의 물길이 하나 되어 흐르는 서강 주변에는 단종 임금의 애달픈 사연과 비극의 역사를 간직한 유적이 곳곳에 있다.

양영훈 여행작가

강원도 영월 지방은 예로부터 인근의 평창, 정선과 함께 ‘산다(山多) 삼읍(三邑) 영평정(寧平旌)’이라 일컬어졌다. 옛 문인의 표현을 빌자면, ‘칼 같은 산들이 얽히고설켜 있고 비단결 같은 냇물이 맑고 잔잔한’ 고장이다. 실제로 영월군 동남쪽에는 백두대간의 험산준령이 불끈 치솟아 있다. 높고 험한 산줄기 사이로 굽이치는 동강과 서강의 물길은 곳곳마다 보기 드문 절경을 빚어놓았다.

길 위에서
<사진>요선정 절벽 위에 뿌리내린 노송과 안개 낀 주천강의 새벽 풍경.

사람의 길은 대개 물길을 따라간다. 두 개의 큰 물길, 즉 동강과 서강을 끼고 있는 영월 땅의 주요 도로도 대부분 물길을 끼고 구불구불 이어진다. 사람의 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물길은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감까지 안겨준다. 물은 생명의 시원(始原)이자 근본이기 때문이다. 영월의 강변길도 아름답고 편안하다. 특히 서강의 변화무쌍한 물길을 따라가는 찻길은 한적하고 상쾌한 데다가 자연 풍광도 빼어나서 강변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영월 서강의 상류에는 주천강이 있다. 서만이강과 법흥계곡은 주천강으로 흘러든다. 그중 영월군 수주면 운학리의 사갓봉(1029m) 남쪽 기슭에서 발원한 서만이강은 411번 지방도와 나란히 달린다. 이 서만이강은 요선정 부근에서 법흥계곡의 물길과 합해진 뒤에 주천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서강의 물길이 빚은 걸작 한반도마을

길 위에서
<사진>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법흥사 적멸보궁.

법흥계곡의 깊숙한 곳에는 법흥사가 자리 잡았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고찰이다. 법흥사는 오늘날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영취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등과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도 손꼽힌다. 그래서 적멸보궁 건물 안에는 불상이 없고, 대신에 뒤쪽 풍경이 훤히 보이는 유리창 하나가 뚫려 있다. 그 창을 통해 보이는 언덕이 바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곳이다.

법흥사는 통일신라 때에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 산문의 종찰로서 선풍(禪風)을 드날렸다. 한창 때에는 수도승 2000여 명이 운집했을 정도로 큰 가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화재로 건물이 대부분 소실되고, 지금은 한가롭고 고즈넉한 산사로 남았다.

영월 주천강과 그 하류인 서강 주변에는 요선정, 한반도 지형, 선돌, 청령포 등 빼어난 절경이 많다. 그 가운데 요선정은 우뚝 솟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정자다. 정자 옆의 물방울 모양 바위에는 소박한 마애불이 조각돼 있고, 앞쪽에는 작은 삼층석탑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다.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마애불과 석탑이 퍽 정감 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은 정자에서 바라보는 주천강의 상쾌한 풍경이다. 겹겹이 둘러쳐진 산줄기 사이로 흐르는 강물의 거침없는 기상이 늠름하다. 요선정 아래의 강가에는 억겁의 세월 동안 쉼 없이 흘러내린 강물에 씻기고 깎인 바위들의 다양한 형상이 눈길을 끈다.

영월군 한반도면(옛 서면) 옹정리 선암마을에 형성된 한반도 지형은 서강의 물길이 빚은 걸작이다. 맞은편 산등성이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영락없이 한반도의 축소판이다. 동쪽의 급경사와 깊은 바다, 서쪽의 완만한 평야지대, 그리고 백두대간의 무성한 숲과 땅끝 해남, 포항 호미곶까지도 또렷이 표현돼 있다. ‘한반도 뗏목마을’로도 불리는 선암마을에서는 뗏목타기 체험도 가능하다. 남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까지 흘러가던 옛적의 뗏목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강물 따라 느릿하게 흘러가는 뗏목을 타고 지척 거리의 한반도 지형을 바라보는 기분이 색다르다.

단종의 슬픔 묻어나는 청령포

길 위에서
<사진>아름드리 노송이 빼곡하게 들어찬 청령포 솔숲.

단종의 능묘인 장릉 가는 길의 소나기재 정상 부근에는 선돌(명승 제76호)이 우뚝하다. 소나기재 정상에서 숲길을 따라 50m쯤 들어가면 선돌의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물길과 산자락의 조화가 빼어난 영월 땅에서도 가장 수려하고도 장엄한 절경이다. 까마득히 높은 절벽 위에 서면 태극을 이루며 굽이치는 서강의 짙푸른 물길과 끝없이 중첩된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한 폭의 진경산수처럼 펼쳐지며 장대한 경관을 보여준다.

선돌에서 아스라이 보이는 청령포(명승 제50호)는 영월 서강의 대표적인 절경으로 손꼽힌다. 청령포는‘육지 속의 섬’이다. 동, 남, 북 삼면으로 강물이 흐르고, 서쪽에는 ‘육육봉’이라 불리는 암벽이 우뚝 솟아 있어 나룻배 없이는 드나들기 어렵다. 삼촌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이 약 2개월 동안 유배됐던 곳이다.

단종이 죽은 지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청령포에는 그의 자취가 또렷하다. 서쪽의 절벽 위에는 단종이 해 질 무렵마다 올라서서 한양 쪽을 바라봤다는 노산대가 있고, 그 옆에는 망향의 한을 달래며 돌로 쌓았다는 망향탑이 남아 있다. 또한 우거진 솔숲 한복판에는 유난히 우뚝 솟은 노송 한 그루가 서 있다. 수령이 600여 년에 이른다는 이 소나무는 관음송(천연 기념물 제349호)이라 일컫는다. 생명체로는 유일하게 단종의 유배 생활을 보고(觀) 한 맺힌 절규를 들은(音) 소나무(松)라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청령포에는 조선 영조 때 세운 단묘유지비와 금표비도 남아 있다. 그리고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옛집도 근래 복원됐다.

청령포를 에돌아온 서강의 물길은 영월 읍내의 영월대교 아래에서 동강과 합류한다. 비로소 남한강 본류를 이루는 셈이다. 여기서부터 물길과 찻길은 서로를 길동무 삼아 천리 밖의 서해를 향해 도도히 흘러간다.

여행정보

▶숙박
서강 상류의 법흥계곡에는 솔밭캠프장(033-374-9659), 부천캠프장(033-372-7967), 남강캠프(033-375-1006) 등의 캠핑장과 휴펜션(033-374-7677), 둥지펜션(033-372-9007), 스카이쌍둥이펜션(***) 등의 펜션이 몰려 있다. 한반도 지형이 있는 선암마을에도 한반도리버펜션(033-375-0099)이 있다. 그 밖에 청령포, 영월 읍내 등에도 펜션, 민박, 모텔 등의 숙박업소가 즐비하다.

▶맛집
영월 읍내의 김인수할머니순두부(033-375-3698)는 직접 만든 순두부도 일품이지만 함께 나오는 밑반찬이 푸짐하고 맛깔스럽기로 소문난 집이다. 영월 읍내 서부시장 내의 일미닭강정식당(033-374-0151)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누리는 닭강정 전문점이다. 주천면 소재지에는 질 좋은 한우를 비교적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다하누촌(033-372-0121)이 있고, 주천면 소재지의 외곽에 위치한 주천묵집(033-372-3800)은 강원도 제일의 묵밥집으로 손꼽힌다. 강원도 향토음식인 꼴두국수(메밀칼국수)와 메밀부침이 맛있는 신일식당(033-372-7743)도 주천면 소재지에 있다.

▶교통
중앙고속도로 신림IC(88번 국가지원지방도) → 황둔 삼거리(좌회전, 411번 지방도) → 섬안교 삼거리(우회전, 수주 방면) → 법흥계곡 → 요선정 → 주천면 소재지(88번 국가지원지방도, 영월 방면) → 한반도면 소재지 → 한반도 지형 → 연당 교차로(옛 38번 국도 이용) → 선돌 → 장릉 입구 → 청령포 입구 → 영월 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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