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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말하다│포커스 ②

북한의 대내외 정책과 한반도 통일시대 글.고영환 수석연구위원(국가안보전략연구소)

북한은 올해 김정은의 신년사를 통해 대내적으로 김정은의 이른바 ‘유일영도체제’를 공고화하고 경제적으로는 농업과 건설을 발전시키면서 정치, 경제적 안정에 치중할 것임을 밝혔다. 대남 및 대외 정책에서도 과거의 신년사와 거의 동일한 구호와 단어들을 반복함으로써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노선들이 유지될 것임을 암시하였다.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자고 ‘제의’한 후, 북한은 국방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권력 기구들을 통해 ‘남북관계의 중대 이정표를 만들자’는 내용의 ‘중대제안’들을 연속하여 내놓고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대립과 전쟁위협, 핵위협에서 벗어나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지금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되어 있다. 지난해 김정은은 핵 실험 강행이라는 특대형 도발을 일으켰고, 前 당 행정부장이며 김일성의 사위였던 장성택을 처형하였다.

박근혜 대통령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대립과 전쟁위협, 핵위협에서 벗어나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김정은 국방위원장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자고 남북관계의 중대 이정표를 만들자는 내용의 중대제안들을 연속하여 내놓고 있다.' 핵실험 후 중국지도부는 “중국의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지 말라”며 북한지도부에 북한정권 창립 후 가장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미국은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 F22 등 최첨단 무력들을 동원하며 북한을 압박하였다 이에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유례없는 위협과 도전에 전혀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원칙적으로 대응하였다.

장성택 처형은 북한정권이 창립된 68년 동안에 일어난 가장 큰 정치적 사건이다. 김씨 국가에서 김일성의 친인척을 고사기관총으로 처형한 예는 없다. 김일성 사후 김정은은 장성택, 김경희 등 친인척 후견인 세력에 의거하여 북한을 통치해 왔다. 김정은 정권 수립의 ‘일등공신’이 장성택이었다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집안의 유일한 어른인 김경희가 살아 있음에도 불구, 그의 남편인 장성택을 총살하고 그의 오른팔, 왼팔이었던 당 행정부 1부부장과 부부장들을 간부들 앞에서 공개처형하였다는 것은 북한 권력의 최고 핵심부에서 심각한 균열이 일어났다는 반증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현재 북한에서는 숙청의 피바람이 불고 있으며 당정군의 엘리트들은 공포에 질려 ‘면종복배’, ‘복지 부동’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장성택에 대한 잔인한 처형이 단기적으로는 전 사회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체제결속과 김정은 통치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권력 상층부가 분열하는 결과로, 김정은의 통치체제를 약화시킬 것이다.

北 김정윽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로 첫 추대(2014.2.4) 올해 북한에서는 장성택 일파의 숙청 작업이 더욱 폭넓게 진행될 것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경험 있는 수많은 당, 정, 군 간부들이 숙청될 것이다. 김정일 사후 김정은을 대안 인물로 판단해 급속하게 단결하였던 고위간부들은 김정은이 인척인 장성택까지 처형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운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고 김정은을 진심으로 믿고 따르지 않을 것이다.

올해 최룡해를 위시한 군부의 향배에 따라 북한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성택의 숙청으로 김정은은 가장 귀중하고 경험이 많았던 정책적 조언자를 잃었다. 이제 김정은에게 정책적인 건의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이 어린 김정은 주변에 넘쳐나는 아첨분자, 과도한 충성분자들로 북한 내부 정책결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김양건의 통전부와 225국, 무력부 정찰총국 등 대남 부서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현재의 숙청 사건에서 벗어나 김정은에게 충성을 과시하기 위하여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총괄적으로 2014년도에 북한에서는 불안정과 혼돈이 일어날 수 있고 이러한 변화가 통일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변화와 통일의 기회도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이다. 우리로서는 김정은의 리더십이 과도기에 있는 현 상황의 엄중성과 심각성을 감안하여 대북 억지력을 최대한 높이고, 국론을 모으며 전략적인 대북접근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나가는데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기 위해 통일시대에 걸맞은 통일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①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고 ②대북 인도적 지원을 늘려 남북 주민간의 동질성을 회복하며 ③남북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통일은 우리 민족이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중소강대국으로 도약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에게 통일은 재앙이 아니라 대박이며 축복이다.

<사진제공 : 청와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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