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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만나다 | Lei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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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습관처럼 흥얼거리게 되는 <해변으로 가요>라는 노래다. 7080세대들이 기억하는 한국 최초의 그룹사운드 키보이스의 대표곡으로, 노래가 발표된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름을 대표하는 노래로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가사는 단순하다.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서 사랑을 속삭이자는 것이다.
여름과 해변, 젊음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인 모양이다. 여름만큼이나 더운,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청춘을 식히기에는 아마 해변이 제격일 것이다. 사람들이 붐비고, 여름 햇살이 부담스럽고,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복불복 벌칙처럼 생각된다면 청춘과 이별한 지도 제법 되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맘때가 되면 화제의 중심에 오르는 말들이다.
이번엔 어디로 갈까. 어디서 누구랑 피서를 보내야 할지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도 여름을 신나게 보내는 방법의 하나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여유가 있다면 해외에서 여름을 보낼 계획도 짠다. 본격적인 여름은 그렇게 익어간다.


한반도 북쪽이라고 해서, 우리보다 위도가 높다고 해서 여름이 시원하지는 않다. 여름 기온은 남이나 북이나 큰 차이 가 없다. 북한 주민의 여름나기 역시 만만치 않다.
북한 주민에게 피서는 낯선 단어다. 더위를 피해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익숙치 않다. 여름이 되면 가까운 물놀이장이나 유원지를 찾는다.
유희장과 식물원, 동물원이 있는 대성산이나 만경대 유원지, 능라도 물놀이장은 평양시민들이 휴식을 위해 즐겨 찾는 명소의 하나이다.

북한에도 해수욕장이나 야영소가 없는 게 아니다. 금수강산으로 불리는 한반도의 북쪽은 산악지형이 발달하였고, 해변을 끼고 있어서 곳곳이 명산이요, 절경이다. 북한의 산은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북한의 명산으로는 금강산을 비롯하여, ‘함경북도의 금강’으로 불리는 칠보산, 민족의 성산 백두산, 묘향산, 구월산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황해남도의 장수산, 자강도의 오가산, 진달래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의 약산, 평양의 모란봉 등이 널리 알려진 산이다.
해수욕장으로는 원산 명사십리해수욕장, 마전해수욕장, 몽금포 해수욕장, 진강포해수욕장 등이 있다. 북한에서도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해수욕장은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다. 명사십리는 강원도 원산시 동남쪽 갈마반도에 위치한 길이 4km의 해변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것은 명사십리를 대표하는 것은 역시 아름답고 고운 모래로 십리에 걸쳐 펼쳐 있는 해안선이다. ‘명사십리’는 아름다운 해변을 상징 하는 상징어가 되었다.
명사십리는 무슨 뜻일까?
명사십리의 명자는 무슨 명자일까?
유명하다는 의미의 이름 명(名)?
아니면 맑고 고운 모래라는 의미의 밝을 명(明)?
밝을 명을 쓰기도 하지만 울 명(鳴)자가 정답이다.
명사십리(鳴砂十里)로 쓴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모래처럼 가늘고 고운 모래밭을 걸으면 모래 사이에 울림이 생겨 ‘삑! 삑!’하는 소리가 난다. 동해안에서도 모래가 고운 곳(동해 헌화로 해변) 같은 곳의 모래도 가늘고 고와서 밟으면 소리가 난다.
명사십리 해변은 곱고 아름다운 모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변 가까이에 송림이 우거져 있다. 송림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소리와 검푸른 동해 바다의 싱그런 파도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다. 명사십리는 낮보다는 저녁 노을이 놀이 질무렵과 달밤의 풍경이 아름답다고 한다.

해수욕장으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많지 않다. 일단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모든 관광지나 휴양지는 국가에서 관리한다. 국가에서 운영하기에 관광지나 휴양지로 가기 위해서는 사전에 신청을 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유원지나 해수욕장은 개인별로 즐기기는 어렵다. 직장이나 단체로 다녀오거나 직장이나 학교에서 모범사례 로 선발되어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가려고 해도 교통편이나 숙박시설이 제한되어 있다. 사전에 국가에서 수요를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여름이라고 해도 해수욕을 즐기지는 못한다. 집 주변 가까운 시내나 계곡을 찾는 정도이다.

더운 여름날 보양식을 먹는 것도 여름을 이기는 방법이다. 여름철 기력이 떨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양식을 찾게 된다. 삼계탕이나 오리요리가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지만 보신탕도 많이 찾는다. 남쪽에서는 애완견이 일반화되었고, 동물보호단체들이 활동하면서 보신탕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북한에서 단고기 요리는 당당한 민족요리로 인정받고, 코스요리까지 만들어 졌다.
남한에서는 보신탕이라고 하면 듣기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신탕이라는 말도 사실은 개장국, 개고기라는 말이 듣기가 편하지 않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 영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개고기라고 쓰인 것을 보고 놀라서 한국사람들 개고기 먹느냐고 물어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말이 있다. 이후 보신탕, 사철탕 등으로 불리게 되었다. 김영삼 대통령 때는 프랑스의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개고기를 금지 해달라는 편지를 보내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었다.

요즘에는 워낙 애완견 문화가 발달했고, 인권의식도 높아지면서 동물보호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보양식 으로 인기가 높다. 북한에서 개고기 요리는 단고기라고 한다. 씹을 수록 단맛이 난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북한에서 단고기는 대표적인 민족음식, 전통음식의 하나로 인식하고 꾸준하게 다양한 요리로 개발하였다. 단고기는 ‘오뉴월 복날에는 단고기 국물이 발잔등에만 떨어져도 약이 된다’ 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북한의 주요 식당에는 단고기 요리가 코스 요리로 개발되었다. 단고기 전문점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단고기 요리점으로는 낙랑구영 통일거리에 있는 평양단고기집과 보통강 구역에 위치한 안산관 운형식당이 특히 유명하다. 평양단고기 집과 안산관 원형식당은 각종 부위별로 요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서로 맛을 경쟁할 정도이다.
안산관 원형식당은 보통강 유원지 안에 있는 식당으로 단고기 외에도 불고기 요리, 면류, 지지미(지짐) 등의 민족요리와 외국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식당 안에 단고기 전문식당이 있다.
평양단고기집은 단고기 전문점으로 좌석수가 천석이 넘는 북한 최대의 단고기 전문식당이다.
<사진제공. 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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