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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만나다 | 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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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상처 없이 끝내는 병사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치열한 전쟁은 눈에 보이는 외상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도 상처를 남긴다는 말이다. 더욱이 한국전쟁은 내 나라, 내 형제와 총구를 겨눈 전쟁이었다.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없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때는 1950년, 6.25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국군 한영범과 신석구는 4명의 인민군 포로를 이송하던 중 배가 고장 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유일하게 배를 고칠 수 있는 인민군 순호는 전쟁 트라우마로 인해 제정신이 아닌 상태.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던 이들은 결국 일시적인 평화를 선택한다.

미움과 고통, 정치, 이념 등은 잠시 내려두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다섯 명의 남북한 군인들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작전을 펼치게 된다. 무인도에는 여신님이 계시기 때문에 맛있는 것이 생기면 나눠 먹고, 예쁜 말만 사용하며, 서로 아껴야 한다는 등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키기 시작한다. ‘여신님’은 누군가에겐 첫사랑이며 누군가에겐 어머니, 누이, 딸이 된다.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전쟁터에서 주인공들에게 삶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고, 내일을 꿈꾸게 하는 가슴에 품은 소중한 사람이 바로 ‘여신님’이다.

전쟁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탄탄한 구성의 스토리와 다양한 장르로 꽉 채워진 뮤지컬 넘버가 전쟁의 상처와 삶의 소중함에 대해 따뜻한 시각으로 이야기한다. 문자 그대도 ‘힐링 뮤지컬’인 셈. 특히 여신을 믿는 순수 인민군 류순호 역의 정원영을 비롯해 카리스마 인민군 간부 역의 이창섭, 박해수, 현실적인 국군 대위 한영범 역의 김종구, 최호중 등 실력파 꽃미남 배우들까지 볼 수 있어 특히 여성관객층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2012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 선정작, 2013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과 프리뷰 예매 1위를 시작으로 앙코르 공연까지 줄곧 티켓 예매사이트 상위권을 달릴 만큼 최근 대학로에서 가장 ‘핫’한 인기까지 누리고 있는 작품이니 편안하게 관람해보자.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2013. ~8. 25 / 화수목금 오후 8시, 토일공휴일 오후 3시, 6시30분
02-744-7090
http://www.iyeonwoo.co.kr
지난 2월 ‘남산희곡페스티벌’ 낭독공연 후 연극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드디어 정식 무대에 오른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민준호 상임연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최근 보기 어려웠던 솔직 담백한 진짜 ‘연극’이란 평을 받고 있는 작품.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옛 여자친구를 찾아 나서는 할아버지의 여행길에 손주인 나(준희)가 동행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멜로드라마를 쓰고 싶은 희곡작가 손자가 할아버지를 관찰하면서 시작된다.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할머니와 이에 지지 않는 할아버지의 맞대응. 그리고 그 사이에 정신없는 손자. 실제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5년 전에 이미 대본을 완성했다는 민준호 연출 특유의 사실적인 대사와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만나 한 편의 서정적인 수필을 읽는 느낌으로 관람할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로 평생 온전한 사랑을 주고받지 못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관객들은 할아버지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쟁이 남긴 상처를 돌아보고 묵묵히 살아온 인생의 발자취에서 평화와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지난 낭독공연에 참여했던 할아버지 역의 진선규 외에도 드라마 ‘직장의 신’으로 친숙한 오용, 대학로의 실력파 배우 홍우진, 손지윤, 양경원 등이 새롭게 합류해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대학로 정보소극장
2013. 7. 11 ~ 8. 4
월화수목 오후 8시 / 금 오후 5시, 7시 / 토 오후 4시, 7시 / 일 오후 3시
02-744-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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