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공감을 나누다 | 통일과 나(공모당선작)

인쇄하기 확대 base 축소
글. 안승혜
우리 아이의 외가는 휴전선 인근의 한 작은 시골마을이다. 나에게는 결혼 전 30여 년을 살아온 고향마을이기도 하다. 철조망 너머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이 있다. 이 섬은 옛 선조들이 한강하구를 이용하여 서울의 마포나루 등으로 갈 때 잠시 쉬어 가던 곳이라 하여 머무를 ‘유(留)’자를 써서 유도이다. 이 섬은 비무장지대로 뱀은 학의 알을 먹고, 학은 다시 뱀을 잡아 먹으며 살아 ‘뱀섬’ 또는 ‘학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또 이 섬은 1997년 북한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소가 떠내려 와 남북 협의 끝에 남쪽에서 소를 구출하여 유명세를 타기도 한 곳이다. 이 때 구출한 소가 우연히도 현대의 고 정주영 회장이 방북 당시 몰고 갔던 소라고 하여 ‘평화의 소’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평화의 소가 떠내려 왔던 평화의 섬은 이제 긴장 속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반도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 놓여있다. 누구나 전쟁을 걱정하고 불안에 떨고 있다. 지역 엄마들끼리 어울리며 수다도 떨고 안 쓰는 물건을 싸게 팔고 사기도 하는 인터넷 카페에도 며칠 째 전쟁이 날까 봐 무섭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전쟁을 대비해 에너지바, 생수, 부탄가스, 기저귀 등을 사 놓았다는 글이 올라온다. 나 역시 무섭고 두렵다. 이 카페를 드나드는 엄마들 중에는 ‘그래도 전쟁은 안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엄마들도 있다. 그러나 모든 엄마들의 공통된 생각은 전쟁을 걱정하는 분단된 나라가 아닌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통일된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나라는 평화로운 나라여야만 한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통일 경제 논리가 아니더라도 우리 민족이 통일을 해야 할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내 아이와 후대에게 통일이 가져다 줄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곧 평화다. 해맑은 우리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통일… 그것은 평화의 다른 이름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