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호 > 협의회 탐방
협의회 탐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주시협의회 자문위원 73명은 매년 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 문화체험 탐방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북한이탈주민을 단순한 지원의 대상이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이들의 조기 정착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곳이 거제도와 부산을 이어주는 거가대교입니다.”
해저침매터널, 2개의 사장교, 4개의 접속교, 육상터널로 이어지는 8.2km의 거가대교를 단숨에 통과하며 민주평통 경주시협의회 자문위원과 북한이탈주민으로 구성된 문화체험단 40여 명은 잠시 말을 잊었다.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모두의 소망은 하나임을 안다. 거제도에서 백두산까지 이처럼 가슴이 뻥 뚫리도록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는 날이야말로 그들이 항상 가슴속에 품고 사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
지난해 10월 경주시협의회(회장 이복규·69)는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체험 탐방을 실시했다. 거가대교, 거제포로수용소, 해금강, 외도 보타니아를 돌아보는 코스로 최신 산업시설과 역사 유적지, 아름다운 남해의 자연을 골고루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자리에서 이복규 회장은 “북한이탈주민 여러분은 남북한의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통일이 되면 남북의 중요한 교량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당부한 뒤 자문위원들에게는 “오늘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북한이탈주민들의 멘토가 돼달라”고 부탁했다. 경주시협의회는 모든 행사 때마다 북한이탈주민을 초청하고 있다. 특히 자문위원과 북한이탈주민이 함께 떠나는 문화체험 탐방을 통해 그들을 단순히 지원의 대상이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온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경주 지역에는 6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온 이들이 새로운 곳에 마음을 붙이려면 먼저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경주 주변에는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등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업시설이 있습니다. 또 문화적으로 소외된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아름다운 해운대, 외도, 통영 등을 보여주면 닫힌 마음이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올해는 자문위원들이 해외 연수 대신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제주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4월 3일에는 경주시협의회와 경주경찰서(서장 원창학) 간에 북한이탈주민의 한국 사회 조기 정착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 내 북한이탈주민의 신변 보호를 책임지는 경찰과 이들의 정착을 돕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힘을 합쳐서 좀 더 체계적이고 고르게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우리 민족 최초의 통일이 이루어진 경주
경주시협의회의 자문위원들은 경주가 ‘통일의 원조’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복규 회장은 “우리 민족 최초로 삼국통일을 이루어낸 곳이 바로 경주”라며 “타 지역보다 지역민들에게 쉽게 ‘통일’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 통일 운동의 메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민주평통 관련 행사 때마다 73명의 자문위원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여할 만큼 참여율이 높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경주시협의회는 매년 ‘통일 기원 음악회’를 개최하고 연중 2~6회씩 청소년 통일교육과 통일 희망교실 등을 열어 통일 공감대를 넓히는 데 앞장서고 있다.
“통일이란 주제가 너무나 당연해서 쉬울 것 같지만 실제 현장에서 통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까지는 긴 세월과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경주시협의회는 연령대에 맞게 통일교육을 하고 있는데, 성인교육은 이·통장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대북정책 등을 설명하고, 청소년 교육은 직접 학교로 찾아가 북한의 실상과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 밖에 공무원과 교사,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시민교실도 꾸준히 열고 있지요. 올해 10월에는 야외무대에서 ‘통일 기원 시민 대축제의 밤’을 개최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입니다.”
15기에 이어 16기에도 민주평통 경주시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복규 회장은 경주시청에서 근무하다 1980년대 (주)신성콘크리트를 설립하며 경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어 (주)신성레미콘과 (주)신주를 설립했고, 2007년에는 성실 납세기업 선정, 2009년에는 경상북도 우수 기업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알려졌으나, 민주평통과 인연을 맺으면서 인생의 새로운 사명을 얻게 됐다.
“민주평통의 통일정책 교육과 간담회 등을 통해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있어야 정부가 일관되고 효과적인 대북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으며, 그로써 통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경주시협의회는 국민적 합의를 통해 통일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의 통일정책을 홍보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통일의 원조’ 경주를 기억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