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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위원과 통일동아리 대학생의 만남

“무기력과 무관심 깨고 젊은이들이 통일의 주역 돼야죠”

우리나라 청년 세대들은 과연 통일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통일을 원하는 것일까. 그리고 젊은 통일 일꾼들은 통일을 앞당기려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전국 각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년분과위원장 및 대학생 통일동아리 활동을 해온 이들의 대담을 통해 청년 세대가 그리는 통일 청사진을 살펴본다.

여러분 모두 그간 통일 활동을 통해 주변 대학생 혹은 청년들의 통일관을 많이 접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 젊은이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강혜진 : 따로 학과나 전공과목을 이수하지 않는 이상 통일의 중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당장 본인의 앞길과 현실에 대한 걱정 때문에 국가 안보나 미래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한 생각은 부차적인 일이 되게 마련이죠. 통일 이후 한국에 대해서는 상상을 해본 적도 없다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권형한 : 그렇습니다. 대학생들에게는 ‘통일시대’라는 말보다 ‘취업시대’라는 단어가 더 반갑게 들릴 만큼 통일보다 취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통일을 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적잖은 학생이 “통일은 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나에게는 지금 취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장지훈 : 통일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경우도 많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가면 “통일을 한다면 서독의 경우처럼 경제적으로 퇴보를 겪고 말 거야”, “북한에만 좋은 일을 해주는 게 아닌가”라는 등의 이야기가 오갑니다. 그나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통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김석곤 :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과 ‘통일 대박론’ 덕에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해 전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학생들이 말한 것처럼 여전히 대학생들에게는 취업과 등록금, 사회 진출 이후 본인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최우선인 것 같습니다. 통일이 몇 년 안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인식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포커스
<사진> 강혜진(28) 민주평통 전주시협의회 청년분과 위원과 전북 2030 기획부장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통일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지도교수 추천으로 민주평통에 발을 디딘 이래 통일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통일을 앞당기려 일하는 학생들 역시 적지 않죠? 현재 지역 청년사회와 대학교에서는 어떤 통일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오홍석 : 서울지역 대학생 통일동아리에서는 사진 전시회, 안보 견학, 북한 음식 체험, 북한이탈주민 가정방문 및 집수리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어대학교 MK 통일동아리에서는 5월 29일 청량리역 광장에서 북한식 장마당을 재현할 예정이기도 하고요. 민주평통 서울지역회의에서는 이 같은 대학 통일동아리를 지원하기 위해 대학생 통일동아리 협력체 결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발대식은 5월 15, 16일 1박 2일로 하며 고려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외 서울에 있는 4개 학교가 함께할 예정입니다.

김석곤 : 2011년 11월 21일에 결성한 전북 지역 대학생 통일동아리는 전북대학교 신기현 지도교수(민주평통 상임위원)의 지도하에 전북대, 원광대, 군산대학교 학생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북 지역 시·군 청년분과위원장, 2030 대표단의 밴드 및 소규모 정기모임을 통해 자주 소통하며 청년 통일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북 지역 민주평통 대학생 통일 홍보 서포터스단을 발족해 1월부터 매월 통일 미션을 부여해 수행토록 하고 있습니다.

포커스
<사진> 권형한(26) 대전보건대 학생. 대전지역 12개 대학 통일동아리 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통일동아리 연합 활동을 통해 많은 학생들과 소통하며 활동할 수 있었기에 맡은 바 일을 해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통일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통일 관련 활동을 하면서도 어려움이 적잖았을 것 같습니다.

김석곤 : 사실 그랬습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이라 하면 정치인 단체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통일 문제를 꺼내면 ‘종북세력’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특히 대학생 통일동아리 학생들의 경우 캠퍼스 내에서 활동할 때 더욱 그런 고충을 겪을 것 같습니다.

강혜진 : 맞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된 활동을 한다고 하면 일단 정치적인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이 많습니다. 북한 인권을 보호하고 구명하자는 취지에서 발언하고, 혹은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뉴스에 대해 논하는 등의 행위는 소위 ‘종북’이라는 색깔 논리에 밀려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권형한 : 대전 통일동아리 연합회장으로 일하면서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무슨 동아리 활동을 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죠. 또래 학생들 사이에서는 통일에 대한 의식이 너무 부족해 이들에게 역사의식을 되찾아주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지훈 :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참신하고 짜임새 있는 행사나 사업을 구상한다고 해도 통일에 근본적으로 관심이 없다면 단발성 행사 혹은 주최자만의 행사로 끝나버립니다. 또한 우리 세대가 북한 실상을 잘 모른다는 것도 문제인 것 같고요. 저는 통일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는 남북한의 실상을 다 겪어본 북한이탈주민이라고 믿기 때문에 탈북 학생에 대한 교육 봉사 및 각종 지원에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만, 정작 이들은 주변의 왜곡된 시선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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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홍석(45) 민주평통 서울지역회의 청년위원장. ‘기성세대와 청년들이 자주 어울리고 화합해서 통일에 대한 밝은 미래를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 서울 소재 대학생으로 구성된 통일동아리 협력체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권형한 : 대한민국의 통일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학생이 적은 데는 학생들 스스로의 잘못도 있겠지만 기성세대가 이들을 상대로 통일교육을 충분히 못 해준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 특히 민주평통이 먼저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노력해주신다면 학생들도 마음을 열고 통일 문제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강혜진 :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 경제 문제 등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뉴스나 토픽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통일이 된 이후의 한국의 미래상을 직접 그려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석곤 : 대학교 1, 2학년 때 통일교육을 교양필수로 이수하게 하고, 민주평통의 각종 포럼 및 세미나를 대학교 내에서 개최해 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유도하는 것은 어떨까요. 또 남북 대학생 간 교류 활동 추진, 학생 통일동아리 활동에 대한 인센티브제 도입 등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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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지훈(26) 고려대 학생으로 민주평통에서 준비 중인 서울지역 대학생 통일동아리 협력체 구성에 노력하고 있다. 북한학 전공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고 통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역사회 청년들의 통일 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통일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민주평통 청년위원회와 대학생 통일 동아리가 연계해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면.

오홍석 : 민주평통 서울지역회의에서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광복 70주년 통일 기원 국토대장정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젊은이들이 통일을 책이나 글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통일·안보 현장을 보고 체험하는 참여형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공감 어울림 한마당 행사도 열 계획이고요. 활동 평가, 우수 사례 발표 등을 통해 대학생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의 효과적 지원 방법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혜진 : 그간 민주평통에서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통일콘서트, 통일 리더십 캠프 등을 진행해왔는데, 통일콘서트 같은 경우 호응이 높았습니다. 토크쇼 같은 형식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포럼이나 학술대회보다 가벼운 주제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발언할 수 있는 행사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에 주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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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석곤(48) 민주평통 전주시협의회 청년분과 위원과 전북지역 청년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전임 전북지역 청년위원장 및 상임위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일에 관심을 갖고 민주평통을 통해 8000만이 행복해하는 통일을 꿈꾸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꿈꾸는 통일을 이야기한다면.

권형한 : 통일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 주역인 학생들이 주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홍석 : 언젠가 TV를 통해 학생들에게 “통일을 꼭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많은 학생이 “지금처럼 살아도 된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굳이 북한을 도와주어야 하냐”라고 답하는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아픔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싶습니다.

장지훈 : 저는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통일 사업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북한 주민의 직접적인 교류입니다. 현 김정은 체제의 존립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남북한 주민 간의 실질적인 교류와 이를 통한 정서적, 문화적 교감 없이는 통일을 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는 친화를 도모하고 뒤통수를 치거나 경제 지원 등의 대가를 바라는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의 일부가 아닌 진실 된 남북한 간 교류, 이것이 통일 대한민국을 꿈꾸는 저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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