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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평통

안청락 중국 선양협의회장
“남과 북, 조선족이 공존하는
선양은 평화통일 최전선”

중국 선양협의회가 1월 21일 ‘무오독립선언’ 98주년 기념식을 시작으로 정유년(丁酉年)의 돛을 올렸다.
북한이 바로 보이는 최전방 지역인 선양을 품은 중국 동북 3성에선 오늘도 평화통일의 꿈이 영글고 있다.

1월 21일, 중국 선양(瀋陽) 한중교류문화원에 동북 3성 각 지역별 한인회 대표, 조선족 동포, 선양 유학생, 교민 등 120여 명이 모였다. 그들은 동북 3성 항일투쟁 자료전시관을 견학하고 독립군가를 따라 불렀다. 1919년 2월 1일 중국 지린성에서 조소앙, 신채호 등 항일독립운동 지도자들이 최초로 우리나라 독립을 선포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한인과 조선족들이 한중교류문화원으로 모인 이유가 있다. 올해로 98주년을 맞는 ‘무오독립선언’을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이자 북한을 조망할 수 있는 통일교육의 현장인 선양에서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를 주관한 이가 안청락(54) 민주평통 선양협의회장이다. 선양에 위치한 신생활그룹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그는 기업인이자 선양협의회장, 한중교류문화원 이사장이다. 2015년부터 선양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월 30일 중국 완샹청에서 안청락 회장과 선양협의회 자문위원들, 한인, 조선족이 참석한 가운데 ‘무오독립선언 97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해 1월 30일 중국 완샹청에서 안청락 회장과 선양협의회 자문위원들, 한인, 조선족이 참석한 가운데 ‘무오독립선언 97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선양협의회의 사업 비전은 ‘문화로, 하나로, 통일로’이다. 다른 협의회와 달리 ‘통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여기엔 나름의 사정이 있다.
“중국에서 ‘통일’을 내세워 활동하면 정치적인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민주평통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들도 중국 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죠. 탈북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즉각적인 북송(北送)’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탈북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요. 선양협의회는 ‘통일’을 ‘문화’로 대체해 활동하며 조선족 계층을 ‘친한(親韓) 세력’으로 만드는 데 총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선양은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한민족이 가장 강성했던 고구려와 발해 유적이 산재한 데다, 항일독립투쟁의 근거지가 선양을 포함한 동북 3성이기 때문이다. 선양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을 근접 조망할 수 있고 직접적인 접촉도 이뤄진다. 선양에선 인공기와 김일성, 김정일 배지를 옷에 단 북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평화통일 사업의 최전방인 셈이다.

선양엔 중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우리말이 통하는 조선족들이 많다. 선양협의회에 따르면 중국 전체 조선족의 약 87%인 165만 명이 이곳에 거주한다. 이들은 중국인 신분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북한을 왕래한다. 선양협의회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조선족이다. 한반도 평화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계층이기 때문이다. 안 회장이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선양의 역할과 의미가 크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선양에는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이나 대외업무 혹은 대남업무를 맡은 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북한과의 경제적 교류가 가장 활발해 평화통일을 이루는 과정이나 통일을 이룬 후에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문화사업으로 조선족에게 통일공감대 형성

선양협의회는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이라는 특색을 살려 사업을 추진한다. 주선양총영사관의 후원을 받아 매년 무오독립선언 기념식을 개최하고, 한인 및 조선족 청소년과 교사를 대상으로 ‘동북 3성 청소년 통일캠프’를 열어 북·중 접경지역과 고구려 유적지를 탐방한다. 행사를 마무리한 후엔 누리소통망(SNS)에 통일 동아리방인 ‘요기요기 모여라’를 개설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통일교육을 이어간다. 이와 함께 선양에서 유학하는 한국 및 조선족 대학생 대상으로 ‘동북 3성 청년 통일 비전 세미나’, ‘통일강연회’, ‘청년 통일안보 비전 발표대회’, ‘통일골든벨 대회’ 등도 개최한다.

“중국 및 조선족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교육은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국론을 결집하는 계기로 작용하죠. 무엇보다 한민족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선양협의회는 지난해 8월 청소년을 대상으로 동북 3성 통일캠프 발대식을 가졌다.선양협의회는 지난해 8월 청소년을 대상으로 동북 3성 통일캠프 발대식을 가졌다.

지난해 북한은 핵실험뿐 아니라 20여 차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 정부는 한한령(限韓令) 등의 조치로 여러 방면에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유엔이 북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북한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이 동북 3성 지역입니다. 선양협의회는 혹시 모를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총영사관 등과 긴밀히 공조해 대비하고 있습니다.” 선양협의회는 지난해 12월 ‘2016년 우수협의회 표창’을 수상했다.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룬 성과라 더욱 값지다. 안 회장은 평화통일 최전방 지역인 선양을 꾸준히 지원한 민주평통과 선양협의회 44명의 자문위원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해외지역회의 초청 행사에서 ‘접경지역의 통일사업 추진 방향’을 발표한 이후 선양협의회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부로부터 기를 충전받았으니 조선족과 북한 사람들에게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더 많이 알려야지요. 중국 선양에서도 훈풍이 불면 그만큼 통일이 앞당겨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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