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민주평통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통일여론을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8명은 통일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7.6%가 통일은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지난 3분기에 비해 2.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북한의 계속된 핵과 미사일 개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은 아직 통일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 및 자문위원은 일반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 전문가와 자문위원의 경우,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어느 정도 유동성을 보이는 국민과 달리 거의 모든 응답자가 통일의 필요성을 변함없이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북정책이나 향후 남북관계 전망 등에 대해 이견은 존재할 수 있으나, 최소한 통일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비교적 큰 차이를 나타냈다. 20~30대의 경우 ‘통일이 필요하다’라는 응답이 평균 73.2%, 40~60대는 80.0%로 조사돼 6.8%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중년·고령 세대에서 통일 필요성에 공감하는 비율이 높게 타나났고 젊은 세대에선 낮게 나타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세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통일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 예상시기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과 전문가 및 자문위원들의 응답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 국민 중 17.5%가 ‘통일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전문가 및 자문위원은 각각 1.0%와 2.5%에 불과했다. 또한 전문가 집단의 47.0%, 자문위원의 59.8%가 ‘10년 이내 통일이 가능하다’고 답해 일반 국민(26.6%)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통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통일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이 일반 국민 사이에 넓게 퍼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되고, 잘살게 될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일반 국민의 62.0%가 긍정적인 시각을 보인 반면, 34.9%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통일로 국가 발전이 가능하다는 견해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일부 국민들은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 및 자문위원 조사에서는 90% 정도가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오피니언 리더 그룹과 일반 국민 사이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의 29.0%가 향후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반면,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는 응답이 40.5%를 차지했다. 또한 북한은 ‘경계 내지 적대 대상이다’라는 응답이 40.9%로 ‘협력 내지 지원 대상이다’라고 응답한 38.8%보다 높게 나타났다. ‘별로 상관없는 대상이다’라는 응답도 15.2%에 달했다.
일반 국민과 전문가, 자문위원 간에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난 항목은 무관심 이미지로, 일반 국민은 15.2%로 응답했으나, 전문가는 0%, 자문위원은 3.8%만이 ‘북한은 별로 상관없는 대상이다’라고 응답했다. 오피니언 리더 그룹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협력 이미지의 비율이 높고 북한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핵실험,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우리 국민의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향후 북한 체제의 개혁·개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반국민 42.1%가 ‘높다’, 52.2%가 ‘낮다’고 응답해 ‘낮다’는 응답이 10.1%포인트 더 높게 조사됐다. 이는 우리 정부를 비롯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변국 중 한반도의 통일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나라로는 ‘중국’이 51.2%로 ‘미국(35.5%)’보다 높게 조사됐다.
국민 54.4% 안보 불안 느껴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에 대해 절반이 넘는 54.4%의 국민들이 ‘불안정하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차 조사 이후 ‘안정적이다’라는 응답은 10%대를 유지하고 있고, ‘불안정하다’라는 응답은 40~50%대를 유지해 전반적으로 2016년 이후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대북정책에 관한 질문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북핵문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의 60.5%가 ‘영향이 클 것’이라고 응답했고 33.4%가 ‘영향이 작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우리 안보와 통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정권 교체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지금까지의 북핵 문제에 대한 정책 접근 방향도 수정될 수 있다는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다’라는 응답이 73.0%, ‘가능성이 낮다’라는 응답은 20.3%로 나타나 국민들은 북한의 도발이 지속될 것이며 그 정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두 번의 핵실험 및 수차례의 미사일 도발로 말미암아 국민들의 북한 및 안보에 대한 피로감이 크게 누적돼온 상태이며, 이러한 피로가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해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에 대해 질문한 결과, ‘국제 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압박 강화’라는 응답이 28.2%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남북대화 재개(24.7%)’, ‘대북 지원과 경제교류 확대(17.5%)’, ‘북한 주민 대상 외부 정보 유입(1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남북대화 재개, 경제교류 확대 등 북한의 변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국민들은 우리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통일·대북 분야 과제로 ‘북한 핵문제 해결’(49.4%)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이어 남북교류 확대(44.7%)가 뒤따랐으며 통일 준비 강화(40.8%), 북한 인권 개선(38.1%)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한편 탈북민 3만 명 시대를 맞아 탈북민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았다. 먼저 국민의 78.6%가 탈북민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정부의 탈북민 지원 강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민을 지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직업 훈련, 고용지원금 등 일자리 지원 확대’(63.8%)를 최우선 과제로 꼽아 일자리 지원과 같은 경제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가장 많았으며, 그와 함께 가장 기본적인 생활을 도울 수 있는 ‘의료’, ‘기초생활 보장’ 등 복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사 개요
* 국민 여론조사 : 2016년 11월 19~21일 총 3일간,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실시
(신뢰 수준 95% 최대 허용 표본오차 ±3.1%P)
* 전문가 모니터링 : 2016년 11월 19~27일 총 9일간,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통일·북한 관련 전문가 150명을 대상(응답자 102명)으로
이메일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 실시(신뢰 수준 95% 최대 허용 표본오차 ±5.66%P)
* 자문위원 조사 : 2016년 11월 19~28일 총 10일간, 자문위원 전체(1만9403명)를 대상(응답자 5290명)으로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온라인 조사 실시
(신뢰 수준 95% 최대 허용 표본오차 ±1.2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