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노래하는’
평화통일 홍보대사 소프라노 강민성
무거운 통일을 희망찬 통일로 노래한다
민주평통 평화통일 홍보대사 강민성 씨의 활약이 눈부시다. 올 들어 10회 가까이 국내 및 해외에서 열린 민주평통 행사에서 통일을 노래했다. 통일에 대한 신념 역시 투철한 그녀를 만났다.
‘국민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민주평통은 올해 홍보대사 제도를 도입했다. 홍보대사 6명과 실천홍보대사로 개인 5명, 2개 팀을 위촉한 것이다. 이들 가운데 소프라노 강민성(38, 왼쪽 사진) 씨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2월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래 전국 부의장·협의회장 합동회의, 지회장·간사 합동회의, 5월에 열린 통일음악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통일 기원 한·러 문화 페스티벌, 해외지역회의 등에 참여하며 10차례 가까이 통일을 노래했다.
“공연 스케줄이 빡빡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민주평통 행사는 다른 공연 일정과 한 번도 겹치지 않아 매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실천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김희영 아나운서가 저를 보고 ‘민주평통 일이 딱 맞는 사람인가 보다’ 라고 말할 정도였죠.”
강 씨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민주평통과 인연을 맺기 전부터 이미 북한 어린이들의 인권과 복지에 대해 깊이 고민할 기회가 있었다. 몇 년 전 우연한 기회에 하나두리국제학교의 탈북 어린이들에게 합창 지도를 한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매일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어울린 그는 그들의 불우한 과거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는 상처를 목격했다. 탈북 과정에서 겪은 충격 때문에 실어증을 앓는 아이, 대인기피증을 지닌 아이 등…. 이들을 보며 함께 아픔을 나눴던 강 씨는 어떻게든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저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거친 태도를 보이기도 했던 아이들이 함께 합창을 했습니다. 음악을 통해 심성이 부드러워지고 남과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더할 수 없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의 가족사 역시 한몫했다. 그의 외조부모는 6·25전쟁 때 월남한 피난민. 월남 과정에서 부부가 뜻하지 않게 헤어졌다가 부산에서 기적적으로 재회했는데, 외할아버지는 그 후 얼마 안 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월남 전 의사 집안에서 부유하게 자랐던 할머니는 피난 후 홀몸으로 갖은 고생 끝에 제 어머니를 비롯한 다섯 남매를 키우셨다고 합니다. 분단이 아니었다면 겪지 않았을 고통이었죠. 외할머니는 제가 다섯 살 때 돌아가셨는데, 외할머니의 기구한 사연을 서른이 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답니다.”
가족의 고통을 가슴에 껴안은 만큼 그는 민주평통 홍보대사로서의 활동이 의미 있게 느껴진다. 그는 자신과 같은 문화인의 동참이 통일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국민들이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하고, 민주평통을 더 널리 알리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자문위원들도 ‘통일 노래’ 함께 불렀으면 …
민주평통 행사에서 강 씨의 공연을 보며 짐작했지만, 그는 성악계에서 널리 인정받은 실력파 소프라노다. 연세대 성악과와 독일 뮌헨국립음대 오페라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수석 졸업했다. 이후 이탈리아로 건너가 밀라노와 로마에서 아카데미를 수료했다.
국내는 물론 독일 등 유럽 무대에서 ‘피가로의 결혼’, ‘리골레토’, ‘카르멘’ 등의 오페라와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뮤지컬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했다. ‘아시아투데이’는 그를 2012년을 빛낸 성악가로 선정했다. 2015년 대한민국 나눔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현재 연세대 외래교수로 후학을 기르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장르의 무수한 레퍼토리를 섭렵한 그가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의 테마가 ‘통일’이다. 특히 배정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노랫말을 쓴 ‘코리안 드림’과 ‘금강산의 사계절’ 등을 자주 부른다.
그는 홍보대사로서 자신이 노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통일을 노래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다.
“이전에 제가 지도했던 탈북 어린이 합창단도 민주평통 행사에서 함께 공연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님들도 합창단을 만들어 같이 통일을 노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노래를 통해 남과 북이, 탈북 어린이와 자문위원들이 하나 되는 것,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