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기 국내지역회의
“도발과 보상의 악순환 끊고
새로운 한반도 질서 구축하자”
6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7기 국내지역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전국 1만6000여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17개 시·도 및 이북5도지역회의가 주최한 국내지역회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7일에 걸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내지역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법에 따라 2년에 한 번씩 민주평통 의장인 대통령이 소집하고 광역시·도와 이북5도 지역 부의장이 주재하는 회의다.
올해는 국내 자문위원 1만6582명을 대상으로 ‘평화통일은 국론 결집과 국민 통합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북한 도발, 대북 제재 등 변화하는 통일 환경 속에서 국론을 결집하고 지속적으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6월 14일 열린 부산지역회의. 이어 17일 인천, 20일 세종, 24일 울산·충북, 27일 전남·경북, 28일 광주·경기 등에 이어 서울은 29일, 광주는 30일 회의를 열었다. 7월 들어 1일엔 충남, 5일 대전·전북, 6일 제주·이북5도에 이어 7일 경남과 대구 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각 지역별 회의는 여성·청년자문위원 각 1명의 선창으로 자문위원 실천강령 선서를 한 데 이어 각 광역시·도, 지역 부의장의 개회사와 대행기관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서울지역의 경우 유호열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격려사, 손경식 서울부의장의 개회사와 함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민주평통 의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문위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북한은 현재 공공연히 추가 도발을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도발과 보상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한반도 질서를 구축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이번 국내지역회의가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국민들의 통일 염원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남북관계 전망과 통일정책 추진방향 보고’와 ‘제17기 민주평통 주요 업무 추진 현황보고’가 있었고, 국내지역회의의 핵심 의제인 각 지역회의별 정책건의안 상정과 의결 시간이 이어졌다.
지역별 태스크포스 통한 정책건의안 발의
이번 회의의 특징은 지난 4월부터 각 광역시·도별로 정책건의 TF(태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하는 한편, 평화통일포럼 및 정기회의 등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지역 현장의 실정이 반영된 다양하고 현실적인 정책건의안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지역별로 회의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의 통일 공감대 확산 방안’이라는 대주제 아래 ▲대북 제재 국면에서의 국론 결집 방안 ▲남남갈등 해소 및 국민 참여형 통일 준비 방안 ▲통일의식 확산을 위한 통일교육 전개 방안 ▲지역 문화자산을 활용한 통일 공감대 확산 방안 ▲지역 시민단체와 통일 준비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정책건의를 추진했다. 지역별 정책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반도 통일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서울지역회의가 중심이 되어 6자 회담국 수도 소재의 국내외 지역협의회를 연계하는 활동을 전개하자. ▲청소년 통일교육을 위해 통일과목을 정규과목으로 지정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통일교육 기본교재를 보급하자.
세종 ▲통일교육과 홍보에 탈북민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탈북민이 한국 사회에 좀 더 성공적으로 적응하도록 효과적인 도움을 제공하자. ▲민간이 자발적으로 주도하는 반민반관의 통일 방안 논의기구를 구성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 통로를 만들자.
인천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은 기존 핵실험과 다른 수소탄 실험이고, 이 수소탄이 실전 배치된다면 우리 국가안보에 매우 치명적이라는 점을 더욱 널리 알려야 한다. ▲서해 5도를 연결하는 안보교육·관광벨트를 조성하고, 통일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얻기 위해 ‘인천상륙작전’을 적극 활용하자.
전남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 매체나 문화 콘텐츠 등을 활용한 통일교육, 소규모 단위 강의와 체험학습 등을 활성화하자. ▲ 북한과 탈북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제고를 통해 민족공동체 의식을 함양해나갈 수 있는 ‘실생활 밀착운동’이 필요하다.
경북 ▲국내 정치 지형이나 정권 변화에 따라 북한의 핵 포기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자.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문을 연 경북의 통일전에서는 매년 ‘통일 서원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국가 행사로 격상하자.
경기 ▲‘광명성 4호’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 국론이 분열되지 않도록 하자. ▲통일교육은 남북 대결과 적대감 및 갈등이 교차되는 교육보다 이질화된 요소들을 동질화의 길로 유도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충남 ▲사회 활동을 하는 여성들과 65세 이상의 인구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여성 및 어르신들에 대한 통일교육 강화를 위해 여성회관이나 경로당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통일교육을 체계화하자. ▲통일을 주제로 하는 연극이나 영화 등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대국민 통일운동을 전개하자.
충북 ▲전국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축제에 민주평통 부스를 설치해 관람객과 참여자들에게 통일에 관한 이벤트, 통일 메시지, 한반도 띠잇기, 통일의 필요성과 통일 후의 비전 안내 등을 통해 통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노력하자.
각 지역별 회의는 이 같은 정책건의안을 의결한 뒤 북핵 해결을 위한 국론 결집 결의문을 채택하고 모든 참석자가 함께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는 것으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했다.
박근혜 대통령
제17기 국내지역회의 메시지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내지역회의 개최를 축하합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북한은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이어 핵보유국을 주장하며 공공연히 추가 도발을 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우리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처럼 이번에야말로 도발과 보상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한반도 질서를 구축할 것입니다.
정부는 확고한 대비태세로 북한의 도발을 철저하게 억제하면서,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에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는 이런 때일수록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만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기반 조성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올해 초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께서 전국에 걸쳐 북핵 규탄 1인 릴레이를 전개했던 그 열정으로 앞으로도 국민 여론 결집의 중심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국내지역회의가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국민들의 통일 염원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북핵 해결을 위한 국론 결집 결의문
지금 한반도는 북한의 핵 위협과 계속된 탄도미사일 발사로 안보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핵보유국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과 함께 단호히 저지해나갈 것이다.
민주평통 의장이신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민주평통 국내지역회의 자문위원들은 북핵 폐기를 위한 국론 결집과 국민 단합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우리는 북핵 폐기를 위한 국민 단합, 남남갈등 해소, 국론 결집에 최선을 다한다.
1. 확고한 안보태세와 국제사회의 공조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
1. 우리는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통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평화통일 기반 구축에 최선을 다한다.
1. 우리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민주평통 2만 자문위원이 함께 나서 단호히 대응한다.
디지털 시대 걸맞은 지역회의 홍보 전개돼
이번 지역회의의 또 하나 특징으로는 자문위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사후 정책건의 내용의 홍보에 다양한 매체와 방법이 활용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각 지역회의 시작 전에는 포토존을 만들어 ‘지역회의 참석 인증샷’을 찍는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우리 지역 자문위원’이 ‘내가 꿈꾸는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 동영상 상영시간도 있었다.
인천지역회의 통일송 개사대회
‘2016 통일 LIVE’
이번 국내지역회의는 각 지역별로 다양한 문화 행사와 퍼포먼스가 진행돼 회의 분위기를 돋웠다. 서울지역회의의 성악 공연, 경기지역회의 ‘통일 희망나무 풍경 달기’, 충북지역회의의 살풀이춤과 경기민요 공연, 기타 통일 주제 샌드아트, 남북여성 합창단, 통일 동아리 학생 공연 등이 그것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인천지역회의에서 열린 통일송 개사대회 ‘2016 통일 LIVE’. 각 구별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이 국민들에게 익숙한 가요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등에 통일을 염원하는 가사를 실어 자문위원들 앞에서 선을 보였다.
이 행사를 기획한 인천지역회의 민명숙 여성위원장은 “여성과 청소년들이 통일을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 대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민 위원장의 말처럼 이번 대회는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멘토·멘티 관계인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과 탈북민들로 구성된 인천 남동구의 ‘멘토링 팀’, 직장인들로 구성된 옹진군의 ‘아름다운 봉사회 CEO’ 팀, 청학공업고등학교 팀 등이 한데 어울려 네 팀, 내 팀을 떠나 꽃술을 흔들며 응원하고 후렴구를 소리 높여 따라 부르는 등 축제를 즐겼다.
식전에는 난타 공연 ‘바운스’가 열기를 끌어올렸고, 행사 막간에는 문화 공연으로 댄스스포츠 공연이, 심사시간에는 미추홀 오페라단의 공연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수상 팀 발표의 시간. 1등인 ‘통일상’은 계양구 계산노인문화센터의 실버합창단인 ‘한아름합창단’이 수상했다. 아코디언 연주에 대형 태극기를 동원한 퍼포먼스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진지하고 절실한 마음을 담은 어르신들의 ‘울밑에 선 봉선화’, ‘여행을 떠나요’ 등의 노래가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2등인 ‘평화상’은 중구 신광초 교직원들로 구성된 ‘새빛’ 팀에게 돌아갔다. 교장과 교감선생님까지 한마음이 되어 반짝이 의상을 입고 조용필의 ‘바운스(Bounce)’를 개사해 불렀다.
3등 ‘민주상’의 주인공은 남구 문학정보고등학교의 ‘질풍가도’ 퍼포먼스. 발랄한 여고생들이 프로 못잖은 실력으로 화려한 치어리딩을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예능상은 서구 경인교대 부설 초등학교 ‘칸타빌레’가 ‘우리들의 마법학교’로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