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난해 12월 1일 개최된 유소년 통일단 발대식에서 조성윤 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창원시협의회 마산지회를 이끌고 있는 조성윤(64) 지회장은 전임 마산시지회장인 김길화 현 창원시협의회장과 머리를 맞대고 앉았다. 16기에 새로 펼쳐나갈 사업을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기존에 마산지회가 펼쳐온 통일사업도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이지만, 좀 더 획기적으로 사고를 전환해 새로운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장고 끝에 떠오른 생각이 갓 10대에 접어든 유소년을 구성원으로 통일교육의 구심점이 될 단체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바로 전국 최초로 마산지회에서 시범 창단한 ‘유소년 통일단’이 탄생하게 된 순간이다. 유소년 통일단의 산파인 조 회장은 단체 결성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앞으로 15년 전후로 통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지금부터 통일한국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통일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는 사업이죠. 초등학교 때부터 올바른 안보교육을 받고 탈북 가족 청소년들과 유대관계를 맺으며 자란 어린이라면 통일이 왔을 때쯤 누구보다 북한을 잘 이해하는 장년으로 성장해 있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것에 자긍심을 갖고 나라를 위해 조그마한 일이라도 기여하고 싶었던 저로서는 미래 통일 꿈나무를 키우는 일이야말로 절호의 봉사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유소년 통일단은 마산지역 2개 학교 42명의 학생으로 출범했다.
그리하여 자문위원들과 힘을 모아 4개월여 준비 작업을 거친 끝에 지난해 12월 1일 유소년 통일단이 정식 발대했다. 1기 유소년단의 단원 수는 모두 42명. 마산 소재 가고파초등학교와 월성초등학교 4, 5학년 학생들이다. 이들은 앞으로 진해 해군 잠수함 탑승 체험, 탈북청소년들과의 운동회, 국회 방문, 38선과 통일전망대 방문, 북한 음식 만들어보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안보 현장을 체험하고 북한 바로 알기 교육을 받는다.
“중요한 것은 이런 통일단 활동이 초등학교 시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마치고도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아니, 통일이 이뤄진 후에도 세계 속의 1등 국민이 되는 날까지 통일단 활동은 지속될 것입니다.”
물론 국내 최초로 유소년 통일단을 꾸린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창원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통일단원을 뽑을 2개 학교를 선정하는 일, 학생 선발, 단복 제작 등등 손가는 일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새로운 사업을 벌이자니 비용 문제도 만만찮았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이든 많은 사람의 마음과 손이 모이면 극복할 수 있게 마련. 마산지회 자문위원들의 협조와 시민들의 도움으로 일은 착착 진행될 수 있었다. 조 회장으로서는 “마산의 단합된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경험”이었다.
<사진> 유소년 통일단은 앞으로 잠수함 탑승 체험, 탈북청소년들과 운동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통일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키워나갈 것이다.
전쟁 미망인과 상이용사 마을 ‘광명촌’에 많은 관심
조 회장은 마산지역 샐러리맨에게는 ‘꿈의 모델’이기도 하다. 1977년 일본 기업인 산요(SANYO)의 마산 공장 ‘한국티티’에 입사했고, 산요가 한국에서 철수할 때 회사를 인수해 현재 대표를 맡아 경영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의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한국 대표 자리까지 오르게 된 그가 일터에서 보인 성실과 뚝심은 통일사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그는 마산지회장 취임 후 유소년 통일단 결성 외에도 탈북청소년들에게 라이온스 장학금을 지급하고 포경수술을 지원하는 등 청소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지만, 이와 함께 역점을 두고 펼치려는 또 다른 사업이 전쟁미망인 지원사업이다. 지난해 6월 24일에는 마산대학 청강기념관에서 ‘제32회 보훈의 달 맞이 국가 유공 모범 미망인과 함께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해 국가 유공 미망인들에게 의료 봉사(정다운 병원), 무료 메이크업과 네일아트 서비스(마산대학 뷰티케어학부생) 그리고 장수 사진 촬영(윤영삼 스튜디오) 등을 제공하는 보은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한 사람들 모두 가슴이 훈훈해지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조 회장은 회상한다. 앞으로도 정기적인 의료 봉사활동 등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조 회장은 스스로와 마산 지역인들에게 이렇게 다짐하고, 또 당부한다.
“전쟁미망인과 유공자들을 돌보는 작업은 결코 1회적인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의무입니다. 마산에는 ‘광명촌’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6·25전쟁 미망인들과 나라를 지키다 다치신 분들이 모여 사는 곳이죠. 우리 모두 여기 계신 분들을 잊지 맙시다. 자주 찾아뵙고, 돌보고, 응원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