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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

vol 121 | 20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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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활동도 사업을 하듯이,
실천을 해야 통일이 된다”

송창근 아세안 부의장

송창근 아세안 부의장


“오늘 아침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모두는 사업가다. 평화통일 활동도 사업을 하듯 실천해야 한다.’ 궐기대회를 하듯 통일을 외치기만 한다고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외동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국 정부가 해외 동포들을 위해 이런저런 것들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바뀌었습니다.

부모가 나를 낳아준 것만으로도 효도를 해야 하는 명분이 생기듯 나를 있게 한 조국을 위해 내가 먼저 무언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요즘엔 국제적으로도 한국이 이미지가 굳건해져 해외에서 활동하는 교민들도 힘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민주평통이 진행하는 행사들도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상당히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어서 제대로 지혜를 모으지 않으면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책임감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실천 없는 약속에서 벗어나자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를 꿈꿨다는 송창근 아세안 부의장은 해외에서 그 꿈을 이뤘다. 27년 전 인도네시아에 정착한 그는 나이키, 컨버스, 헌터 등 글로벌 신발 브랜드의 인도네시아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엔 세계한상대회장으로 활약하는 등 세계무대를 상대로 한 무역 활동으로도 눈코 뜰 새 없다.

그런 그가 바쁜 시간을 쪼개 17기 민주평통 아세안 부의장직을 수락한 데는 오랜 세월 해외에서 쌓은 사회적 기반을 민주평통이 해나가고 있는 통일 활동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국내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할 역할이 있듯이, 해외 자문위원들에게는 그들이 각 국가에서 쌓은 기반을 바탕으로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미 통일은 북한과 남한만의 문제, 북한과 남한만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변국들의 관심과 지지 없이 통일을 이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해외지역 자문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롤 모델이 되어 각자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잘해나가는 것부터가 통일 활동의 시작입니다.”

그가 부의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아세안지역회의는 자그마치 48개국, 9개 협의회가 함께하고 있다. 광범위한 지역을 아우르고 있지만 각자가 속해 있는 국가의 주류층과 유대관계를 맺고 협력하며 영향력을 발휘해나간다는 공통점은 지켜나가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최근 아세안지역회의의 화두는 실천 없는 약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말로만 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보는 것이다.

“각 지역협의회 자문위원들이 잘해주고 계셔서 제 역할이 큰 것은 아닙니다. 아세안지역회의 내 9개 협의회가 더 단합하고 잘해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진심으로 사랑을 전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민주평통이 고령화되고 있다, 차세대 육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분들은 생활 전선에서 뛰고 있어 행사 참석 등이 어렵습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해야 할 일, 가장 필요한 몇 가지 정도를 인지할 수 있게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식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한다면 현실적으로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독립의 서곡이 열린 카이로에서
통일의 단초를 선언한다”

조경행 중동협의회 이집트지회장

조경행 중동협의회 이집트지회장


아세안·유럽 해외지역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조경행 이집트지회장은 바쁜 시간을 보냈다. 코앞으로 다가온 ‘2016 한반도 통일포럼’ 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카이로 선언의 역사적 의의와 한반도 통일’이라는 부제가 붙은 포럼은 연합국이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선언한 카이로 선언 73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이 선언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함으로써 남북통일의 의지를 다지고 통일한국의 미래를 고민해보려고 한다. ‘2016 한반도 통일포럼’은 카이로 선언을 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더욱 빛난다.

중동협의회의 구성은 다소 특이하다. 이집트와 모로코,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등 5개 나라는 아프리카에 있지만 아랍어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집트는 북한과 눈에 띄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카이로에 북한대사관이 있다는 점에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안고 있는 심리적 부담과 책임감은 적지 않다. 최근에는 이집트 정세가 복잡하고 어지러워져 정치적 이슈를 거론했다가는 되레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형편이다. 행사의 성격에 따라 첩보 수준을 방불케 하는 준비 과정과 안전 대비를 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첩보전 방불한 탈북강사 초청 강연

“지난해 탈북자 김영욱 씨를 모셔다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분이 머무는 동안 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여간 염려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부에 모시는 것은 너무 위험할 것 같아 우리 자문위원 중 한 분 댁에 모셔 강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참여하는 교민들도 마음속으로 많은 각오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강연 도중 참석한 교민들이 눈물바다를 이룬 것도 그런 이유가 컸겠지요.”

과정은 어렵고 힘들지만 보람도 있다. 과거에 비해 운영체계도 많이 잡혔고 누리소통망(SNS) 등이 발달하면서 원거리에 있는 자문위원들 간 소통이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민주평통 행사가 열릴 때마다 너도 나도 힘을 보태고 스스로 기금 마련에 나서는 모습도 많은 의지가 되어주고 있다.

장학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에인삼스대학 한국어과에는 8년째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언어 소통이 쉽지 않은 북부아프리카지역에서 이곳 출신 학생들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전도사이다. 1995년 한인회장으로 활동할 당시 그는 카이로에 한국학교를 설립했다. 카이로한인학교는 이 지역 유일의 한국학교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집트지회에서는 차세대 육성·지원 사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적자원이 매우 부족한 데다 통일 문제에 대해 아랍어로 말할 수 있는 강사가 없는 만큼 이곳 출신 학생들은 현지인 대상 사업이나 행사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차세대들에게 남겨진 것은 언어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통일골든벨 대회에서 카이로 대표로 출전했던 학생은 “열심히 공부했지만 한국에서 역사 공부를 한 친구들과는 실력 차이가 많이 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해외지역 학생들끼리 경합하는 통일골든벨 대회를 따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자 바람이다. 차세대들의 값진 땀방울을 응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그에게 남겨진 또 하나의 사명이자 보람이다.

“한·베트남 2세대가 바로 한국과
베트남 교류를 위한 인재입니다”

이혜경 베트남협의회 자문위원

이혜경 베트남협의회 자문위원


“당시만 해도 베트남엔 한국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베트남에 거주하려면 외교부에서 실시하는 반공교육을 반드시 거쳐야 했고요. 한국학교는 당연히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베트남학교에 다녔으니, 한국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적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주말을 무척 기다렸어요. 공장에 주재원으로 와계신 한국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거든요.”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사업가인 남편을 따라 베트남으로 간 이혜경 자문위원은 1998년, 베트남 최초의 한인여성부인회를 창설했다. 처음에는 봉사활동보다는 교민들과 만나 교류하는 것이 더 좋았다. 현지 사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도 했다. 그러다 1999년,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되던 한국학교의 건립을 총영사관에 건의하게 된 것이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후원금을 모으고, 학교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틀을 정리하고 정부 지원금을 요청하면서 사명감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딸아이가 일곱 살이 되어 베트남학교에 들어갔는데 어느 날 ‘호치민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말을 하는 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지요. ‘우리나라’를 ‘베트남’으로 알고 있는가 하면 한국 식당에 가서도 메뉴 아래 쓰인 ‘개시’라는 말을 알지 못해 ‘엄마, 나는 개시는 못 먹어봤어요’ 하더군요.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베트남 어린이에게도 도움을 준다

그런 경험은 이 자문위원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었다. 학교 설립이 추진되자 주재원으로 와있던 많은 이들이 후원금을 기탁했다. 유영방 총영사도 물심양면 힘을 보탰다. 이후 여성부인회는 한인회와 독립적인 기관으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을 계속해왔다. 사이공의 한글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지금도 무보수 봉사자들로 구성된다. 이런 이력 덕분에 그는 지난 16기 베트남협의회 여성분과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한국어 교육을 제대로 받은 한·베트남 2세들은 한국어와 베트남어, 영어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하는 인재들입니다. 베트남에는 많은 다문화가정이 존재하지만 이 한·베트남 2세들처럼 한국말을 능숙하게 잘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아빠는 경제 활동으로 바쁘다 보니 결국 육아는 베트남인 엄마의 손에 맡겨집니다. 그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죠. 일주일에 3시간 교육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나라 사랑 그리기 대회’와 같은 문화 행사다.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그간 아이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가르칠 기회가 적었던 부모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참여 주체는 한·베트남 2세 아이들이지만 엄마와 아빠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온 가족이 소풍을 나온 듯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며 한국의 역사와 국기, 무궁화, 독도, 세종대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한 것이다.

베트남협의회 여성분과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베트남 현지 아이들의 교육 사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집이 멀어 학교에 가는 일조차 쉽지 않았던 오지의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선물하는 것이 그 일환이다. 자전거 전달식에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자전거를 타고!’라는 슬로건이 언제나 함께한다. 이러한 활동들이 모여 베트남 아이들에게도 남북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폴란드를 알면 사드가 보이고
통일 후의 통합 방안도 보인다”

권영관 북유럽협의회 자문위원

권영관 북유럽협의회 자문위원


폴란드 한인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권영관 자문위원은 폴란드 언어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난 최초의 한국인이다. 그는 통일한국을 위해 반드시 공부해야 할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폴란드로 갔다.

“폴란드는 과거 동유럽 국가들의 민주화에 발판이 된 나라입니다. 폴란드가 민주화된 데는 폴란드 출신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영향이 컸지요. 가톨릭의 수장이고 민주화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했던 그를 통해 폴란드인들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고 봅니다.”

폴란드 자유노조의 세력 확장은 구소련의 민주화에도 불을 당겼다. 동유럽 국가 전체의 자유민주주의 정부 수립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45년 동안 공산 치하에 있던 나라에 밀려든 자유주의의 물결은 불안과 혼란으로 점철되었다. 하루아침에 물가가 10배 이상 치솟을 정도로 경제가 불안한 것은 물론 언제 또다시 공산주의 세력이 정권을 뒤엎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폴란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개괄적인 공부를 하고 갔음에도 이방인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 인권 문제 일으켜

“폴란드가 민주화 과정에서 겪은 혼란 상황은 우리의 통일 과정에도 많은 교훈을 주는 것인데, 의외로 국내에는 잘 알려진 바가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다행히 올해 10월부터 숙원이었던 폴란드와 한국을 연결하는 직항 노선이 개설됐습니다. 이는 폴란드와 한국의 외교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폴란드의 역사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민주화 과정에서 겪었던 혼란과 시행착오만이 아니다. 북한과 폴란드는 여전히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폴란드 역시 우리의 사드 배치와 비슷한 미사일 방어망 문제로 한 차례 내부 갈등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미사일 방어망 구축 당시 폴란드는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우리의 안보를 남에게 맡길 수는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

지금도 우리는 폴란드 등을 ‘동유럽 국가’로 통칭하고 있지만 유럽 내에서 이들은 스스로를 동유럽 국가라 칭하지 않는다. 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4개국 정상들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외곽에 위치한 비세그라드에 협의체를 구성하고, 스스로를 ‘중유럽 국가’라 칭하며 정치·경제·문화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폴란드협의회가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있는 통일 활동은 폴란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다. 폴란드판 뉴스위크에도 한 면 기사로 소개될 만큼 이슈가 되었던 북한 노동자 인권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데는 그의 공로가 적지 않았다. 기사의 파급 효과는 굉장했다. 여론이 일자 폴란드 외교부는 올해부터 북한 노동자들의 비자 발급을 암묵적으로 중단했다. 폴란드의 한 야당은 북한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우리는 폴란드가 가진 가치를 재평가해봐야 합니다. 심도 있는 교류를 통해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진정한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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