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해외 여성 콘퍼런스
‘여성이 만드는 행복한 통일’
그 열정에 반하다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시카고 여성 콘퍼런스에 전 세계에서 여성 자문위원 104명이 모였다.
‘여성이 만드는 행복한 통일’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 현장에 참가한 여성 자문위원의 참관기를 소개한다.
| 유나영 시애틀협의회 자문위원 |
시카고에서 열리는 여성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시애틀협의회의의 여성 자문위원 다섯 명 중 한 명으로 차세대를 대표한다는 의무감을 안고 시카고행 비행기를 탔다. 몇 주 전부터 준비 사항과 안내 자료는 이메일로 받은 터였다.
유호열 수석부의장의 환영 인사로 시작된 여성 콘퍼런스는 각 협의회별 소개로 시작됐다. 한국, 일본, 호주 등 멀리서 온 자문위원들은 피곤한 기색도 없이 자기소개를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은 민주평통이기에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 수석부의장은 북한에 없는 세 가지를 인터넷, 사상과 종교의 자유, 여성 지도자라고 했는데 돌이켜보니 우리는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나라가 아닌가.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졌다. 콘퍼런스에 참가하는 동안 여성 지도자로서 어떻게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김태현 여성부의장은 ‘북한 여성의 삶과 행복한 통일’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북한은 남한보다 먼저 남녀평등권 법령을 선포해 사회적으로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여성이 남성을 떠받드는 낮은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에 처해 있다”고 설명하며 “진정한 여성 해방을 위해서는 남북한 모두 통일 후 가부장적 사회체제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틀에 걸친 분임 토의에서는 ‘여성의 통일 의식, 통일운동 참여 제고 방안’, ‘여성이 추진하는 통일 공공외교 방안’, ‘여성이 이어주는 세대 간 통일 공감대 형성’, ‘협의회 여성위원 활동 활성화 방향’ 등 4개의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참가자 모두가 열성적으로 사례를 발표하고 의견을 제시해,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여성 콘퍼런스가 없는 그날까지
토론에서는 탈북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 탈북 여성들을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각 나라 주류사회의 여성 리더들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공감을 받았다. 차세대 통일교육을 위해 한글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분임토의 발표시간에는 한국과 해외에 있는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유호열 수석부의장, 김태현 여성부의장, 조선일보 임민혁 차장과 함께 ‘여성과 함께하는 통일 이야기’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중국 선양협의회의 이근영 자문위원은 선양에서는 태극기와 애국가를 공개적으로 게양하고 부른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자유를 너무 당연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핍박의 두려움 없이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보호되고 보장받아야 하는 인권 중의 인권이다. 북한 주민들도 이러한 인권을 하루빨리 누려야 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지식을 넓히면서 한편으로는 ‘왜 여성 콘퍼런스만 따로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총평 시간에 유호열 수석부의장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주었다. 여성으로서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의논하는 것 자체가 그 기준이 남성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진정한 남녀평등 사회가 이뤄지면 여성들만 별도로 콘퍼런스를 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다.
총평 후 다 같이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콘퍼런스를 마쳤다. 여러 나라에서 온 각 분야 리더들을 만나 통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 소중한 3일이었다. 토론과 발표, 질문, 장기자랑, 그리고 사진을 찍는 것에서까지도 최선을 다하는 여성 자문위원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 콘퍼런스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진행해준 시카고협의회에 감사드린다.
유나영
시애틀협의회 자문위원